
우리 노사관계의 뜨거운 이슈인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이 시작됐다. 복수노조 허용 이후 1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7월6일까지 144개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접수하는 등 복수노조사업장이 증가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복수노조 허용을 계기로 무노조사업장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노조의 세력을 넓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복수노조 허용은 단순히 1개 기업에 2개 이상 노동조합이 양립할 수 있다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노사관계 지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노사는 이러한 어려움을 뛰어넘어 복수노조 허용을 그동안 왜곡됐던 우리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 1987년을 지나면서 노동운동의 중심이 학생운동권 출신의 이념적 노동운동 진영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념적 노동운동 세력은 노조도 기업 구성원의 일부며 기업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는 명제를 부정하고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문화를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까지 이어지면서 노동계는 각종 법 개정 파업,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파업,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파업 등 정치투쟁과 불법파업을 양산했다. 이로 인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과 각종 국제기구에서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 노사관계는 매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노조의 명분 없는 투쟁은 조합원과 근로자들의 희생을 강요했으며 노사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노조는 어용으로 몰리기 일쑤였다. 이러한 이분법적이고 이념적인 노동운동으로 인해 산업현장은 노동계의 빈번한 공장점거와 생산시설 손괴, 경영진에 대한 폭력행사로 얼룩졌다.
이제 복수노조 허용을 계기로 노동운동과 노사관계는 새롭게 변해야 한다. 복수노조 시대에도 노동계가 과거의 유물인 이념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 노선을 고집한다면 결국 그 노조는 기업을 세계 경쟁시대의 낙오자로 만들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것이다.
반면 노동조합이 먼저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나서고 조합원 더 나아가 근로자 전체를 위한 노력에 앞장선다면 복수노조 허용이 기업 경쟁력 제고의 기회가 되어 노사 모두 윈윈(Win-Win)하는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보다 앞서 복수노조를 시행한 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6위에 오르며 자동차업계를 주도한 영국의 브리티시레이랜드나 아시아 대표 항공사의 위상을 차지한 JAL은 노조 난립과 노조간 선명성 경쟁으로 회사가 부도나거나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었다. 반면 일본의 나가사키조선소는 32개나 난립한 노조가 1968년 단일화되면서 노사안정을 찾고 이러한 노사안정을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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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앞에는 선택의 갈림길이 놓여 있다. 세계 경쟁을 이겨내고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끝도 모르는 나락으로 떨어지느냐의 일척간두에 서 있다.
이제 더이상 노사가 갈등하고 대립할 시간이 없다. 국가와 업종을 뛰어넘은 경쟁의 시대에 노사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훗날 2011년 7월1일은 복수노조가 허용된 날이자 우리 노사관계가 노조의 정치투쟁과 '떼법'의 낡은 족쇄를 벗어버리고 상생의 노사관계로 나아간 출발점으로 기억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