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외 산업재 성격 강해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상승 여력 제한적
더벨|이 기사는 08월19일(13:59)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안전자산 회귀 현상으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8일 금 12월물은 온스 당 1820 달러를 넘어서면서 주요 기관의 올해 전망치를 훌쩍 넘어섰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고 이에 따라 인플레가 가속화되면서 금과 은의 인플레 헤지 기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가난한 자의 금'이라고 불리는 은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축통화 가능성 있어
달러와 유로 등 주요 선진국 통화는 국가 재정이 위기를 맞으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8월은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금본위제의 탈퇴를 선언한지 꼭 40년이 된다. 미 달러화는 1944년 브레튼우즈 도입으로 1 온스당 35 달러에 고정돼 있다가 금본위제 탈퇴 1년 후인 1972년 38 달러로 절하된 이후, 1980에는 초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로 850 달러까지 치솟았다.
1990년대에는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줄이면서 약세를 나타냈지만 2000년대 중반 고유가와 달러 약세 우려가 짙어지면서 2008년 1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제 금 값은 2000 달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달러와 유로의 펀더멘털이 약화되면서 새로운 기축통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시 금으로 돌아가기에는 걸림돌이 많다. 일단 생산량 자체가 지나치게 적어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성장률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과 비교해 은은 생산량이 많아 기술적으로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지적했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홍빙은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과거에 은을 화폐로 사용했다는 점, 인플레를 헤지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사실, 금보다 저렴한 가격을 근거로 은의 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은은 금과 달리 산업재의 성격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현상 필름의 원료로 쓰이면서 은의 산업적 수요가 강했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각광받으면서 산업적인 수요가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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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PB고객부 김정우 차장은 "최근 청정산업에서 은나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태양광의 원료로도 사용돼 산업재로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은 금이 아니다
그러나 기축통화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단기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또 꿩대신 닭 격으로 투자를 고려하기에는 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
하나은행 이형일 PB본부장은 "금은 통화 기능이 강하고 그 가격이 경제 전반의 상태를 반영하는 인덱스 역할을 한다"면서 "은의 경우 귀금속 외에산업재의 성격이 포함돼있어 오히려 밀, 구리와 같은 '원자재'로 취급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향후의 경기 전망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은 경기 둔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주목을 받지만 은의 귀금속 성격을 제외한 나머지산업재 기능이 약화될 우려로 가격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
시장이 얕아서 유동성이 떨어지고가격 왜곡 현상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올 초 은 값이 급격히 뛰면서 숏 스퀴즈가 발생하자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증거금 기준을 크게 올려 시장을 진정시켰다.
역사적으로 은 가격은 금 대비일정한 비율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금과 은의 교환비율(SGR)이 일정 수준을 이탈하면 평균으로 회귀를 감안해 매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SGR은 통상 60 선에서 오르내렸는데 올 5월에는 SGR이 32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상황이다.
◇변동성 커 장기투자시 투자 고려해야
은 가격은 변동성이 상당히 큰 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고 장기적 투자의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김정우 차장은 "주식의 변동성이 연 25%라면 은은 35~45% 정도로 주식보다 변동폭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온스당 50달러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라가더라도 순식간에 급락했다가 올라갈정도로 큰 변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은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은 금보다 제한적이다. 금의 경우 골드 바 외에금 통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이 은 관련 상품을 내놓은 경우가 거의 없다. 간혹 해외 은 ETF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설정되는 경우가 있다.
일부 PB 센터에서는 작년 초1년 만기의 지수연동예금(ELD)을 판매했다. 만기 이전에 은 가격이 3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최고 37%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구조였지만, 기간 중 은 값이 99% 이상 뛰는 바람에 연 수익률이 1%로 확정됐다.
지나친 변동성으로 예측이 어렵고 투자 수익률이 저조하다보니 올 초 만기가 돌아온 이후에 이런 유형의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신한은행 방배 PB센터 변영권 팀장은 "국내에서 은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정보가 적고 상품도 다양하지 못하다"면서 "접근을 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가져가는 정도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