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벤처캐피탈, RMB펀드에 주목하는 이유

[더벨]벤처캐피탈, RMB펀드에 주목하는 이유

오동혁 기자
2011.09.14 10:33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9월07일(08:26)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세계 펀드 레이징 시장은 RMB(Renminbi·인민폐)펀드에 주목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칼라일 등이 앞다퉈 RMB펀드 시장에 진출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회사도 위안화 펀드를 만들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새롭게 조성된 펀드 중 92.4%(146개)가 RMB펀드였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분위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RMB펀드 조성을 통해 중국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현지시장에 상장하는 게 '정석'이 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 투자회사들도 RMB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본격적으로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기 시작한 것. 이런 움직임은 중국 현지에 풍부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우량 벤처캐피탈 및 증권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1월 국내 벤처캐피탈 중 처음으로 RMB펀드를 결성했다. 중국 지방 모태펀드 2곳을 유한책임투자자(LP)로 끌어들여 자금을 출자받았다. 2008년 중국 상해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한 뒤 꾸준히 네트워크 구축에 힘쓴 결과였다.

2월에는 KTB증권과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북경에서 RMB펀드를 결성했다. 중국 현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게 주목적인 펀드다. 하반기 들어서는 그동안 중국투자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몇몇 벤처캐피탈들도 RMB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태핑을 진행 중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RMB펀드에 관심 갖는 이유는 뭘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국내시장의 경쟁심화'는 분명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풀렸는데, 좋은 딜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탈출구가 필요한 시점.

이런 상황에서 중국시장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투자가치가 높은 인터넷·게임·콘텐츠 업체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늘 투자해온 부문이라 실사가 쉽고 밸류에이션 산정에 큰 어려움이 없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사후 모니터링도 쉽다.

RMB펀드는 펀드 자체가 가진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중국 지방 모태펀드 등 힘있는 현지 LP를 파트너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이들로부터 딜소싱을 지원받는 게 가능하다. 달러로 조성된 펀드를 운영할 때 보다 현지 행정업무 처리속도가 훨씬 빠르다.

국내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중국 벤처캐피탈 및 투자회사들과 비슷한 선상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게 매우 큰 이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국인 차별'을 상당 수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증시가 위기에 빠지지 않는 한 RMB펀드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 새로운 출자자와 투자처를 찾는 국내 벤처캐피탈에게 좋은 기회가 될수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이제 갓 시장의 주목을 받는 RMB펀드가 실제로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 어떤 과실을 안겨줄 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실효성에 대한 검증은 완료되지 않았다. 다만 RMB펀드가 업계에서 중요한 투자 옵션으로 부각됐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상당수의 벤처캐피탈이 RMB펀드 조성에 나설 전망이다. 무턱대고 펀딩부터 나서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일찌감치 중국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네트워크 확보에 집중했던 '선배'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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