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사진)'가 말 많았던 고래상어를 6일 새벽 바다에 방류한다. 고래상어는 지난 7월 개장한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마스코트였다. 그러나 최근 두마리 중 한 마리가 폐사하자 한화 측은 나머지 한 마리도 결국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상징인 고래상어가 없어지는 것은 분명 서운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재미가 반감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고래상어가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여전히 제주의 수많은 인공 전시관들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디테일의 승리..바다·강 생태계 한눈에=우선 공부가 많이 된다. 아쿠아플라넷 2층 파이브오션스에 가면 이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을 안할 수 없다. 평생 5대양을 가볼 일도 없는데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 북극해으로 나눠 바다 속 생태계를 보여주니 호기심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 없다.
더 확 와닿는 전시실인 아쿠아사파리도 있다. 한강 속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직접 강 속을 들여다본 적 있는가? 한강은 그렇다고 해도 중국 양쯔강과 베트남 메콩강, 미국 미시시피강, 남미 아마존강은 어떤가? 아쿠아플라넷 1층은 이들 강 속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메콩강 자이언트구라미와 양쯔강 철갑상어, 미시시피강 연어, 한강 납자루, 아마존강 피라루크가 각국의 강 속 풍경을 얼마나 다르게 바꿔놓는지 볼 만하다. 이들 전시관만으로도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국내 아쿠아리움의 디테일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입장료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 2만 마리 정어리떼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 피쉬볼이다. 엄청난 정어리떼가 마치 한 마리 물고기처럼, 아니 둥근 공처럼, 기다란 막대기처럼 초대형 수족관을 헤집고 다닌다. 피쉬볼에 홀려 나도 모르게 따라가다 보면 이번엔 해저터널이다. 머리 위 180도로 펼쳐지는 30m 길이 해저터널은 지구상의 아름답다는 물고기들을 모두 펼쳐놓은 듯하다. 형형색색 물고기들의 춤에서 "왜 새보다 물고기가 더 자유롭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막혔던 속이 뻥 뚫릴 정도다.
◇40m 초대형 수족관 '제주의 바다' 압권=그러나 아쿠아플라넷의 압권은 따로 있다. 지하1층 제주의 바다. 여수 엑스포 아쿠아리움에서 처음 도입했다는 초대형 수족관으로 어른 키의 10배가 넘는 높이에 길이만도 40m가 넘는다. 사람들로 들끓었던 여수 엑스포 수족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관람석 한 켠에 조용히 앉아 탁 트인 시야로 물고기들의 유영을 바라본다. 그 느린 유영을 한참 보고 있노라면 나른함과 고요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여기서 팁하나.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했던 공간은 따로 있다. 지하1층 언더오션 아레나다. 돌고래 두마리가 원을 이루며 계속 헤엄을 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돌고래다" 하고 다가갔다가 "별 것 아니네"하며 돌아선다.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만 갖고 있던 볼펜으로 수족관을 톡톡 건드려봤다. 기다렸다는 듯이 어린 돌고래 한 마리가 머리 위로 불쑥 등장한다. 이 어린 돌고래는 사람이 보내는 신호에 굉장한 호기심을 보였다. "장난이라도 치자구?"하며 머리 위를 계속 맴돈다. "너는 어디에서 왔니", "지금 행복하니" 뜬금없는 질문들을 돌고래에 던져본다. 어린 돌고래는 계속 머리 위를 맴돈다. 20cm 두께 수족관이 가로막고 있지만 그 순간 돌고래와 교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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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친 후 주차장 옆 벤치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은 노을에 잔뜩 젖어 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