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세계는 일자리 전쟁중, 우리는...]<3부 3-3>오프쇼어링에서 리쇼어링으로, 일자리 3년새 50만개 늘어

미국 제조업체들이 속속 본국으로 유턴하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인도 등 신흥국에 공장을 짓던 오프쇼어링(offshoring) 시대가 끝나고 미국에 생산시설을 되짓는 ‘리쇼어링’의 시기가 온 것이다.
지난 5월 모토로라가 중국 톈진(天津)이 아닌 텍사스의 공장에서 새 스마트폰 ‘모토X’를 생산키로 한 것이 대표적 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90년대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모토로라의 미국행은 IT업계 일자리가 미국으로 귀환하는 상징적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지난 3월, ‘구글 글래스’ 제조공장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키로 했다. 애플도 지난해 말 1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서 맥킨토시 컴퓨터 생산공장을 건립키로 했다. 2004년 이후 9년 만에 중국서 이뤄지던 제품조립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셈이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공장의 설비 현대화를 위해 65억 달러 규모를 투자키로 했다. GE는 미국 제조업 회귀 추세에 발맞춰 백색 가전 사업부의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현재 55%에서 2014년말까지 7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월풀,오티스,캐터필러,콜맨 등도 해외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되옮기기로 했으며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인 GM, 포드 등도 미국 중서부 지역의 공장증설 등 투자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현상을 유발한 주요인으로는 우선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제조업 육성이라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꼽힌다. 미국 내에서도 제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이나 국가경쟁력 제고 뿐 아니라 기술혁신, 국가 안보 등에도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대까지 20%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1년에 11.5%로 떨어졌다. 제조업 감소추세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내걸고 오프쇼어링 기업에 대한 감세조치를 멈추고 리쇼어링 기업 지원으로 방향을 바꿨다.
수입 원자재에 부과하는 관세 감축 폐지, 또는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관세 부과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제조업증강법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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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에서도 "미국을 새로운 일자리와 제조업을 끌어당기는 자석으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정책적 요인 외에 중국, 인도 등의 임금상승, 미국제조의 생산성 향상과 저렴한 에너지 가격, ‘미국산(made in USA)’ 제품에 대한 선호도, 소비시장에 대한 접근성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미국 제조업체들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1990년 이후 외국업체들이 지은 미국 자동차공장만 15개다. BMW(사우스캐롤라이나) 메르세데스 벤츠(앨라배마주), 폭스바겐(테네시주), 토요타(켄터키주) 등에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은 모두 미국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도 최근 수년간 50만개가 늘었다. 1990년 1740만명이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09년 1147만명까지 점차 줄어들다 2012년 1195만 명(2012년말 기준)으로 증가했다.
연방정부 차원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들도 제조업의 투자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의 경우 한국에 사무실을 열고 기업들을 끌어 들여 한국의 10대 그룹 중 5곳이 조지아주에 생산시설을 건립했을 정도다.
미국의 주지사들은 자동차, 전자, 에너지, 기계 등 제조업 각 분야의 미국기업이나 외국 기업을 방문해 공장을 지어 달라고 하는 게 주요업무가 됐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같은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코트라는 '미 제조업 경쟁력강화정책 및 시사점' 자료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에 미국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기업살리기 정책 현황 및 시사점’에서 “산업정책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과감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거꾸로 생각해 보면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과 정책을 제시하는 중앙정부의 리더십과 지방정부의 맞춤형 인센티브 없이 기업들은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