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9월23일(08:00)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 벤처캐피탈 시장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풀릴 전망이다. 통상 벤처 출자 사업을 해왔던 공공기관이나 정부 부처 말고도 과거 벤처투자와 무관했던 금융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올해 대규모 출자 사업에 나선 탓이다.
올해 출자 사업을 발표한 주요 앵커 LP(유한책임투자가)의 출자 사업 합산 규모는 약 5조 원에 달한다. 2000년 초 벤처 붐이 불었던 시절과 비교해도 2배 이상이고 전년과 비교하면 7배나 많다.
때문에 요즈음 일부에서는 내년 코스닥시장의 '버블'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버블은 자금이 쏠리는 길목에 투기 세력이 몰림에 따라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자산 시장이 정상화됐을 때 치루어야 하는 금전적 손실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크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올 초 금융위원회 성장사다리펀드 출범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벤처투자업계에 깜짝 놀랄 만큼 자금을 풀겠다"고 공언하면서 제 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벤처 붐을 일으켜 우수한 인력들을 다시 끌어 모아 자생력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인데, 과거 실패했던 정부 정책의 돌림노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요즈음 벤처캐피탈들은 '투자'에 손을 놓고있다. 출자사업에 뛰어들어 펀딩에 집중하다보니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벤처투자업계는 꽉 막힌 퇴로로 소화불량을 토로해오고 있었다.
벤처투자업계에 이름 난 A사는 소속 심사역 전원이 상장사 탐방에 나서며 자금소요가 있는 기업들을 발굴해내고 있다. 창업투자회사가 상장사 투자를 한다는 이유로 안팎으로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정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A사 한 심사역은 "벤처투자를 하면 회수가 안되기 때문에 상장사 그로쓰 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에 나서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수익률 관리에 만전을 기한 탓에 실제 A사 벤처조합 총 운용 수익률은 업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의 정량평가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A사는 펀딩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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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자본 역할을 맡아야 할 벤처캐피탈의 리스크 회피 성향은 벤처캐피탈 선정 과정에서부터 자초한 측면이 없지않다. 올해 출자사업에서 위탁사로 선정된 벤처캐피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한 벤처캐피탈이 중복 선정된 경우가 많다. 올해 한 술도 뜨지 못하고 배를 곯은 벤처캐피탈도 수두룩하다. 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정량평가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 때문이다.
자생력 있는 벤처생태계가 조성되려면 단순히 자금을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하려면 이들에 자금을 대고 회사를 함께 키워나가는 곳들이 더 많은 당근을 얻을 수 있는 유인책이 있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