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9월24일(08:59)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벤처의 메카답게 많은 엑셀러레이터들이 운영되고 있다. 특정 산업이나 국가, 기업 후원 등 조직 배경도 다양하다. 그 중 최근 급부상한 엑셀러레이터가 StartX다.
StartX는 스탠포드 대학이 중심인 엑셀러레이터다. 참여하는 기업, 멘토들이 전부 스탠포드 졸업생이거나 학생들이다. 설립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직력과 영향력은 대단하다.
StartX는 입주 문턱을 매우 높게 해 스스로 수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현재 StartX에 있는 기존 창업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StartX 참여를 희망 하는 창업자가 참가 지원을 하면 기존 StartX 입주사들은 해당 지원자의 사업 아이템, 평판 등을 고려해 투표로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 과정이 무척 깐깐하다. 한 번에 StartX 입성에 성공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재수, 삼수는 흔하다고 한다.
이미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며 조직력을 확보한 StartX는 투자자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거나 투자 조건을 지나치게 불리하게 요구하는 등 태도가 불량한 벤처캐피탈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을 한다. 일단 StartX의 투자자 블랙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면 해당 벤처캐피탈은 StartX 출신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완전히 잃는다고 보면 된다.
사실 StartX의 설립 뒤에는 미국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칸온라인(AOL)이 있다. 인터넷 포털사업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AOL은 신사업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를 위해 아이디어가 좋은 벤처기업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무작정 가능성 있는 기업을 찾는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또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자칫 회사 이미지를 나쁘게 할 수 있었다. 여기서 AOL이 꺼내든 카드가 엑셀러레이터다.
AOL은 팔로알토 본사 한 개 건물을 엑셀러레이터에 무료로 내줬고 그게 바로 StartX인 것이다. AOL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위에 스탠포드 대학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벤처 기업들이 StartX라는 막강한 솔루션을 만든 셈이다.
AOL은 무료로 장소를 제공했지만 이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여겼고 결국 미국 실리콘밸리와 IT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벤처기업 육성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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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성공한 벤처기업을 꽤 배출하며 벤처 산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여전히 벤처 플랫폼 조성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다. 벤처 기업을 피인수 대상으로 여길 뿐 육성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 창업 박람회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SF 2013에서 한국, 중국, 브라질, 이스라엘, 아일랜드, 인도 등 여러 나라의 부스가 설치됐다. 기업 후원 없이 정부 지원으로 이뤄진 부스는 한국관이 유일했다.
지금 한국 벤처는 제2의 전성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우리도 대기업과 벤처창업자들의 협업 속에 벤처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한국판 StartX를 곧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