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력 20% 책임, 영흥화력발전소를 가다

수도권 전력 20% 책임, 영흥화력발전소를 가다

유영호 기자
2013.10.18 06:02

[르포]발전용량 3340㎿ 수도권 에너지메카… 세계적 환경기준 충족 '친환경발전소'

[편집자주] 올 여름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어김없이 '전력대란'이 발생했다. 폭염 속에 원전 10기마저 가동을 멈추면서 닥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은 전력당국의 고강도 절전대책과 국민들의 적극적 절전 참여로 무사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전력당국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겨울전력수급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멈춰 있는 원전이 6기에 달하고,, 올 겨울 추위도 평년보다 길고 강하다는 전망때문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겨울철 전력수급 준비에 한창인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를 찾았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1~4호기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1~4호기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도. 지난 11일 서울에서 두 시간여를 달려 영흥도에 위치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를 찾았다. 과거 섬이었던 영흥도는 1250m 길이의 영흥대교가 놓이면서 사실상 육지가 됐다. 남동발전이 이곳에 영흥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에게 준 선물이었다. 다리 건설을 위해 투자된 비용은 1200억원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 영흥도 남서쪽 해안가로 접어들자 높이 200m에 이르는 굴뚝 4개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발전용량 3340㎿ 규모의 영흥화력발전소다. 영흥화력발전소는 800㎿ 규모의 1, 2호기와 870㎿ 규모의 3, 4호기 총 4기가 운영 중이다. 화력발전소지만 발전량만 놓고 보면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로 주목받는 한국형가업경수로(APR1400) 2기를 넘어서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전력 수요의 37%가 수도권에 집중되지만 대부분의 발전소가 중부이남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 전력수급에 막대한 비용과 송전손실이 발생해왔다. 수도권은 전력수요의 50%를 남쪽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북상전력에 의존하는데 장거리 송배전에 의한 손실로 인해 의미없이 사라지는 비용만도 연간 400억원에 달한다.

이런 불필요한 손실을 막기 위해 건설된 것이 바로 영흥화력발전소다. 1999년 착공해 1, 2호기가 2004년, 3, 4호기가 2008년 상업운전을 각각 시작했다. 현재 수도권 전력수요의 20%를 책임지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중앙제어실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중앙제어실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16명씩 4개조가 3교대로 근무하는 중앙제어실은 현장 종사자들의 긴장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다. 1~4호기까지의 발전 상태는 물론이고 유연탄 급탄·가스배출·보일러 압력 및 온도 등 모든 상황을 각종 수치와 화면으로 실시간 확인하는 이곳은 말 그대로 '전쟁터'다.

현장 안내를 맡은 김춘근 영흥화력본부 발전운영처장은 "중앙제어실 근무자들은 잠시도 한눈 팔 새가 없다"면서 "그래서 식사도 중앙제어실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석탄(유연탄) 발전소지만 최적의 환경성도 갖췄다. 매일 4만톤의 유연탄을 연료로 소비하는데도 석탄가루나 석탄냄새를 느낄 수 없다. 석탄을 쌓는 기술 덕이라는 게 영흥화력본부의 설명이다. 그것도 모자라 석탄 야적장 외곽에는 15m 높이의 방풍림을 조성해 놨다.

발전소 옆으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흡수하는 데 사용하는 석회석과 암모니아 저장고들이 줄지어 있다. 전력생산을 위해 유연탄이 연소된 이후 전기집진기를 비롯 배연탈황설비, 배연탈질설비, 석탄회 정제설비 등 환경설비를 거쳐 연돌로 뿜어져 나오는 배출물은 순도 99% 이상의 수증기다.

실제 발전소 주변의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농도도 15ppm, 25ppm으로 환경기준치 55ppm, 45ppm을 크게 밑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환경설비에만 8100억원을 투자했다. 운영 및 설비개선비로도 해마다 420억원 투자한다.

이밖에도 발전폐수는 정제 후 공업용수로, 석탄재는 시멘트 원료와 건축자재로 재사용된다. 영흥화력발전소가 화력발전소임에도 친환경 발전소로 불리는 이유다.

손광식 영흥화력본부장은 "영흥화력발전소는 초임계압 관류형으로 기존 표준석탄화력 방식에 비해 출력이 60% 이상 향상됐다"면서 "특히 1000개의 먼지 가운데 998개를 잡아낼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소"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발전소 부지 한켠에선 5, 6호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0년 12월 착공한 5, 6호기는 연돌이 올라가고 발전소 철골 구조도 모양을 갖췄다. 870㎿ 규모의 5, 6기가 각각 내년 6월과 12월 준공, 가동을 시작하면 영흥화력발전소의 총 설비규모는 약 5GW를 넘어선다. 수도권 전체 전력수요의 30%를 담당할 수 있는 양이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전경/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올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 발표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7, 8호기를 2018년까지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각에선 전력난에 대비해 7, 8호기를 조기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옹진군과 영흥도 주민들은 이 같은 주장에 크게 환영하고 있다. 영흥화력본부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설 동의 의향을 물은 결과 전체 주민의 92%가 건설을 이미 환영한 상태다.

손 본부장은 "영흥화력발전소는 석탄 발전소지만 국내 발전소 가운데 최초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규제 강화기준을 적용 받고 있어서 환경 유해논란에서도 자유롭다"면서 "지역 주민들도 1, 2호기 준공 후 지난 10년간 이를 몸소 체감해 왔기 때문에 92%의 놀라운 비율이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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