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등 개별종목 차익실현
'지수 추종' 패시브 자금으로 선회

연초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원 넘게 팔았지만 해외에 상장된 한국 투자 ETF(상장지수펀드)로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가파른 주가상승에 따라 일부 대형주에서 차익실현이 이뤄졌지만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단순 이탈이 아니라 개별종목 중심의 매매와 지수를 통한 전략적 비중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24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를 통해 국내 자금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1조1649억원이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ETF 중 국내주식 종목을 편입한 상품만 선별해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이 계산한 것이다. 자금이 가장 크게 유입된 부문은 EWY(iShares MSCI South Korea ETF)와 같이 한국 단일지역에 투자하는 ETF다. 해당 부문에서만 약 8129억원이 유입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증시에서도 ETF를 통한 한국 투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영국 시장에 상장된 ETF를 활용, 국내 자금시장에 유입된 투자금은 1174억원이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도 FLRK(Franklin FTSE Korea UCITS ETF)와 같이 한국주식에만 투자한 상품에서 423억원이 유입됐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를 통해서도 310억원이 들어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것이 외국인의 국내투자 확대 시그널이라고 풀이한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0조26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반도체·자동차 분야로 매도가 집중됐을 뿐 나머지 부문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의 대부분이 반도체(약 15조원) 자동차(약 6조원)에 집중됐음을 감안하면 연초 폭등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동시에 단순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패시브 수급유입은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MSCI 코리아지수를 추종하는 EWY로 올해 유입된 누적금액은 33억달러(약 4조7000억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유입금액인 18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2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다. 한 연구원은 "이익 컨센서스 추가 상향, 밸류에이션 매력, 중립 이상의 외국인 수급 등을 종합해보면 코스피 상방 재료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