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급계약으로 미래 수요 확보하고 빅테크와 공동 개발도…"불가능한 목표 아냐"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사업 영업이익을 1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전무)
LG이노텍(1,247,000원 ▲11,000 +0.89%)이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 △FC-CSP(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앞세워 패키지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모바일 반도체용 기판을 넘어 AI(인공지능)용 반도체와 AI 서버·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광학솔루션 사업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전무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반도체 기판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쇼티지'(공급부족)가 발생하고 있고 현재 캐파(CAPA·생산능력)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5곳 안팎에 불과하다. 그만큼 LG이노텍을 찾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기판 중심의 패키지솔루션 사업 영업이익을 2031년까지 약 1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패키지솔루션사업부 영업이익(1288억7500만원)의 약 7.8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 전무는 "쉽지 않은 목표지만 현재 고객 수요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AI 반도체용 고부가 기판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AI 서버용 GPU(그래픽처리장치), CPU(중앙처리장치) 등에 활용되는 FC-BGA가 대표적이다. FC-BGA는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 주로 활용되는 FC-CSP 대비 면적이 18배 이상 크다. 기판 층수도 16~22개로 FC-CSP 대비 3~4배 많아 기술 난이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큰 제품으로 평가된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고객 저변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PC용 CPU향 FC-BGA에 이어 올해 하반기 AI 서버 네트워크용 FC-BGA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7년에는 AI 서버 학습·추론용 FC-BGA 양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광학솔루션사업과 RF-SiP, FC-CSP 사업을 통해 구축한 고객 네트워크가 FC-BGA 고객 저변 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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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무는 "AI 시장 성장으로 CPU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며 "LG이노텍은 FC-CSP 사업을 통해 고객사들과 장기간 협력해온 만큼 신규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도 우선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 전략과 방향성이 맞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FC-BGA 공급 능력을 갖춘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공급자 중심의 시장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수요 확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해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다. 조 전무는 "기존 고객사와는 LTA를 체결해 협력해왔고 신규 물량은 고객사의 구매 확약을 전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향후 가동률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가로·세로 100㎜ 이상 대면적 FC-BGA는 북미 빅테크 고객사와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명세호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 상무는 "북미 빅테크 고객들과 선행 검증은 마친 상태로 개발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어느 정도 성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도 계속한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베트남 하이퐁시와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조원을 투자한다. 앞서 경북 구미시와도 6000억원 규모의 MOU를 맺고 FC-BGA와 광학솔루션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조 전무는 "FC-BGA 확장 투자를 위해 2개 고객사와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규모와 고객에 대한 것은 조만간 공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