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이번에는 '탄흔 굿즈'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메가박스가 배포한 오리지널 티켓에 투명판을 겹치면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당시 현장을 연상시키는 총탄 자국이 나타나는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한 순간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탄흔 티켓'까지 등장했다"며 "얄팍한 상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몰지각한 상업적 행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육 여사는 대한민국의 영부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아내였고 세 자녀의 어머니였다"며 "그 참혹한 순간마저 손에 쥐고 즐기는 굿즈의 소재가 돼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어도 하지 않는 절제, 돈이 되어도 팔지 않는 금도가 자유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품격"이라고 말했다.
해당 티켓은 흰색 티켓 본체에 총탄 자국이 인쇄된 투명판을 겹쳐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육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려진 티켓 위에 투명판을 포개면 총탄 자국이 드러나는 형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3일 SNS를 통해 "육 여사님이 앉은 자리에 선명한 총알 자국, 이 패륜 굿즈를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메가박스는 해당 굿즈를 즉시 전량 폐기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관객의 손으로 피격 장면을 완성하게 하는 듯한 디자인"이라며 "목숨을 앗아간 총격을 소장품으로 만들어야 했느냐. 표현의 자유는 비판을 막아주는 방탄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15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된 허진호 감독의 영화다. 영화 속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가설을 두고 정치권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영화와 관련한 일부 행사도 취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