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케이블카와 산(山)의 이용

[기고]케이블카와 산(山)의 이용

오병태 호남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
2011.06.07 10:13

국민소득 증가와 여가행태 변화는 산을 보는 시각을 산림 보존과 생태계 서식공간 보호 측면의 시각에서 여가와 레저를 수용하는 시각으로 다원화하며 변화되고 있다.

최근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환경보호론자들의 자연훼손주장과 국립공원주변 지방자치단체들의 국민 여가욕구 수용 측면이 대립각을 세우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산의 이용은 등산으로 가능하며 케이블카 설치는 자연을 훼손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1980년대 이래 해외에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한 경우가 거의 없고 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복원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든다는 점도 강조한다. 첨탑과 정거장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케이블카 설치가 환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등산객들이 땅을 밟고 올라가는 것보다 오히려 자연훼손이 덜 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노령사회에 신체적으로 등산이 불가능한 노약자와 장애자 그리고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산을 위락과 여가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65.2%인 6만4775㎢가 산지로 분류되는 산악 국가다. 국가는 좁은 국토에 과밀화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의 다양한 여가욕구를 산의 이용을 통해 수용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등산객들의 담압으로 인한 환경훼손과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환경훼손에 있어서 어느 측면이 환경을 더 훼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호주는 퀸스랜드주 열대우림 세계자연보호구역에 케이블카를 이용해 우림지역을 탐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드니 근교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지역에도 스카이웨이(케이블카)를 설치해 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호주국민뿐만 아니라 시드니를 찾는 관광객들의 탐방 명소로 이끈다.

중국 안후이성의 명산인 황산도 있다. 황산은 유네스코로부터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이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황산의 비경을 체험할 수 있는 스카이웨이를 열었으며 외국인을 포함해 매년 300만 명의 관광객이 탐방하고 있다.

이 같은 예들은 환경보호론자들이 케이블카 설치가 자연을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국립공원에 설치가 불가하다는 이론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케이블카 설치시 첨탑과 정거장 설치에 따른 환경에 대한 일부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작업도로 건설과 벌목 등 재래식 공법을 사용하는 대신 친환경공법을 적용하면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4월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1년에 125만 명이 온다는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통영의 볼거리를 한산도 등 해상관광 일변도에서 다양화시켰다. 케이블카 내에서 한려수도 섬들과 미항과 통영시 전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도시 명소화에도 기여했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 승인권을 가진 환경부는 최근 무분별한 케이블 카 설치로 인한 경관훼손, 경제성 부족에 의한 시설 방치 등 케이블카 설치·운영시의 우려사항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연공원 삭도(케이블카) 설치 운영 가이드라인'을 개정, 환경 친화적인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키로 한 것.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환경단체 우려를 수용하되 산을 국민의 삶과 여가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국립공원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순수함을 보전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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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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