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불똥 튀나

'모뉴엘',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불똥 튀나

세종=유영호 기자
2014.11.03 06:57

잔액 500억원 이상 수출기업 실사… 수출 중기 "계약 따내고도 자금난 걱정"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강소 가전업체로 주목받았던 모뉴엘의 '수출사기' 사태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보험공사가 무역보험 잔액 5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 가운데, 수출 중소기업들은 모뉴엘 사태의 '불똥'이 튀어 수출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2일 "무역보험 잔액이 일정 규모를 넘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 혹시 문제가 없는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십만 건에 대한 전수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500억~1000억 원 정도를 기준으로 다시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무보 관계자 역시 "(모뉴엘 이외에) 다른 부실이 있는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수조사는 어렵고 규모가 큰 일부 기업들에 대해 사후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수출기업들은 모뉴엘 사태로 무보의 수출 보증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출 물량이 크게 몰리는 연말에 무보의 보증 심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출계약을 따내고도 자금난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천 남동공단 소재의 한 기계부품 수출업체 대표는 "모뉴엘 사태가 터진 이상 무보와 금융권 모두 심사가 매우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자금난이 악화될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경기 시화공단 소재의 다른 중소기업 대표 역시 "유럽에서 수출 물량을 확보했는데 첫 거래여서 무역보험 없이는 수출을 꺼려지는 상황"이라며 "만약 보증을 못 받는다면 수출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모뉴엘 사태의 '불똥'이 다른 수출 중소기업에게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연말까지 중소·중견기업 지원 목표액을 채울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보의 현장직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무보 관계자는 "위에서 독려해도 실무자는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심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무보의 무역보험 지원 목표는 210조 원으로 10월 말 기준 153조1000억 원(72.9%)을 집행했다. 이 중 중소·중견기업 지원 목표는 40조 원으로 30조9000억 원(77.3%)을 지원했다. 전체 지원실적 대비 중소·중견기업은 20.2%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비중이 20%를 넘고 있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편 지난달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에 대해서 무보가 은행권에 보증을 선 수출채권매각 유효계약액은 2억9910만 달러(약 3172억 원)다. 별도로 선적전수출신용보증 한도 100억 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날리게 될 경우 무보의 최대 손실액은 325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보는 모뉴엘 사태에 실무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모 영업총괄부장이 2009년 전자기계화학팀장으로 모뉴엘을 담당하면서 모뉴엘의 수출채권 보증한도는 800만 달러에서 4900만 달러로 500% 이상 증가했다. 그는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사흘 전인 16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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