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 한가운데서 천연가스가 '펑펑'… 첫 공개 DS LNG 현장을 가다

밀림 한가운데서 천연가스가 '펑펑'… 첫 공개 DS LNG 현장을 가다

루욱(인도네시아)=유영호 기자
2015.12.18 03:21

[르포]가스公, 개발·운영 全과정 참여 첫 프로젝트… "기술역량 강화의 요람"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동기-세노로 액화천연가스(DS LNG)플랜트 전경. DS LNG 사업은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전 개발(상류)부터 LNG플랜트 운영(하류), LNG 도입까지 전(全)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동기-세노로 액화천연가스(DS LNG)플랜트 전경. DS LNG 사업은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전 개발(상류)부터 LNG플랜트 운영(하류), LNG 도입까지 전(全)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2번의 환승을 거쳐 18시간 만에 도착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루욱. 술라웨시 섬 동쪽 끝에 자리 잡은 루욱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진 휴양지로 유명했지만, 석유·가스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자원개발거점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루욱에서 다시 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달렸다. 울창한 적도우림 가운데 구불구불 놓인 아스팔트 위를 2시간 달리자 조립식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한국가스공사의 동기-세노로 액화천연가스(DS LNG)플랜트 베이스캠프였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얼굴이 새까맣게 탄 직원이 굵은 땀방울을 닦으며 손을 내밀었다. 인프라 건설 등을 책임지고 있는 백승기 DS LNG 프로젝트 컨트롤 매니저(가스공사 차장)이었다. "안녕하세요. 참 먼 길 왔습니다."라는 그의 인사를 듣는 순간 한국에서 4300㎞ 떨어진 이 밀림 한가운데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동기-세노로 액화천연가스(DS LNG)플랜트에서 김점수 한국가스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최상만 DS LNG 프로세스 엔지니어(가운데), 이근우 DS LNG 기획이사가 설비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동기-세노로 액화천연가스(DS LNG)플랜트에서 김점수 한국가스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최상만 DS LNG 프로세스 엔지니어(가운데), 이근우 DS LNG 기획이사가 설비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DS LNG 사업은 동기와 세노로, 마틴독 3개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LNG플랜트에서 액화해 한국과 일본 등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가스공사가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현재 확인된 3개 가스전의 총 매장량은 천연가스 719억㎥, 석유 1000만배럴, 컨덴세이트(초경질원유) 2450만배럴. 2027년까지 연간 245만톤의 LNG를 생산해 국내로 70만톤을 도입한다.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약 3500만톤)과 비교하면 2%에 불과한 미미한 규모지만 중요성 다른 어느 사업보다 크다. 가스공사가 가스전 개발(상류)부터 LNG플랜트 운영(하류), LNG 도입까지 전(全)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최초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쉘, 엑슨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가 배제된 최초의 아시안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총 투자비는 13억600만달러로 가스공사의 순투자비는 2억3900만달러다.

현장 안내를 맡은 이금우 DS LNG 기획이사(가스공사 부장)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가스전 분리개발 프로젝트이자 아시안기업 프로젝트로 관심이 높다"며 "안정적으로 상업생산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스캠프 옆에 자리한 LNG플랜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99m 높이의 플레어스택 2곳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은 LNG플랜트에 LNG가 생산 중임을 알려줬다. DS LNG플랜트는 에탄과 부탄, 프로판을 혼합한 냉매를 사용해 천연가스의 온도를 영하 162도로 낮춰 액화한다. 액화 효율은 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플랜트 준공 및 생산 속도로 세계에서 최단 기간을 기록해 세계에너지업계를 놀라게 했다.

니주 비스람 DS LNG 기술이사(운영책임자)는 "효율 측면에서는 단연 세계 최고의 프로젝트"라며 "가스공사와 미쯔비시의 건설·금융 역량과 인도네시아의 자원·운영 역량이 결합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세노로 가스전의 생산정(well) 모급. 각각의 생산정에서 나온 천연가스를 중앙처리시설로 보내져 불순물을 제거한 뒤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로 투입된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누욱 인근에 위치한 세노로 가스전의 생산정(well) 모급. 각각의 생산정에서 나온 천연가스를 중앙처리시설로 보내져 불순물을 제거한 뒤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로 투입된다./사진=유영호기자 yhryu@

가스전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베이스캠프에서 다시 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렸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나란히 자리한 높이 1.5m 정도의 우물(井)형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에 존재하는 가스를 뽑아 중앙처리시설로 보내는 생산정(well)이다. 부식 등을 막기 위해 파란색의 페인트가 두껍게 칠해져 있어 '크리스마스트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가까이 다가서자 '쉬익쉬익'하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이 순간에도 생산된 가스가 배관을 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세노로 가스전에는 현재 10개 생산정에서 하루 934만㎥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LNG플랜트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당초 설계용량을 약 7% 초과 생산하고 있다. 정수남 가스공사 아시아LNG사업팀장은 "추가로 생산정 8공을 늘려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DS LNG플랜트에는 현재 7명의 가스공사 직원이 근무 중이다. 단순 지분투자 사업의 경우 1~2명의 관리직만 내보내는 게 일반적지만 DS LNG 사업은 공동 운영사로 참여하다보니 엔지니어들을 주요 보직에 파견할 수 있었다.

한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를 육박하는데다 바닷가다 보니 소금기 섞인 습한 바람이 얼굴을 할퀴기 일쑤. 뎅기열과 티푸스 같은 풍토병과도 싸워야 하는 근무조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하지만 가스공사 직원은 현장에서 4주-2주의 온·오프 근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극빈국인 한국 국민으로서 자원현장에서 에너지주권을 확보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이들을 버티게 하는 동력이다.

최상만 DS LNG 프로세스 엔지니어(가스공사 차장)는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사와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점수 가스공사 기획본부장은 "DS LNG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공사의 기술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자원공기업으로써 국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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