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간 전기요금 체납액이 두배 증가해 15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재인 전기 사용금액조차 제 때 납부하지 못하는 위기가구와 자영업자, 영세기업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 들어 '코로나19'(COVID-19) 충격까지 가시화한 만큼 한계에 내몰린 이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3일 머니투데이가한국전력에서 입수한 '계약종별 전기요금 체납액 및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전기요금 체납금액은 1513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전인 2017년 3월말 771억원과 비교해 약 두배 많다.
체납 호수도 같은기간 64만1000호에서 76만4000호로 19% 증가했다. 체납호수보다 금액이 더 가파르게 늘면서 호당 평균 체납금액은 12만원에서 19만8000원으로 늘었다. 한전은 통상 납기일부터 2개월까지 전기요금을 내지 않는 고객을 미납고객으로 관리한다.
전기요금 체납액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7년말 982억원 △2018년말 1274억원 △2019년말 1393억원으로 월별 편차가 있지만 크게보면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요금이 밀린 가구나 업체 수도 60~80만호대 수준을 유지했다.

3월말 용도별 체납현황을 보면 산업용 전기는 9000호가 전체 체납액의 절반 수준인 738억원을 제때 내지 못했다. 산업용은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광업·제조업에서 공장 가동 등을 위해 쓰는 전기다. 이 때문에 호당 체납금액이 82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일반용 전기는 6만9000호가 576억원을 체납했다. 상가나 관공서, 사무실에서 영업용·공공용으로 쓰는 전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 체납호수와 금액은 61만9000호, 142억원으로 집계됐다. 교육용·농사용·가로등·심야전기 등 나머지 계약종은 6만6000호, 58억원 수준이었다.
전기요금을 연체하면 연체료가 부과되고, 3개월 이상 체납하면 전기공급이 정지(단전)된다. 한전은 주택용 고객에 대해선 예외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완전히 끊지 않고, 전류제한기를 설치해 제한적으로 전기를 공급한다. 요금 체납에 따른 단전은 지난해에만 15만447건 이뤄졌다. 올해 3월까지 단전건수는 3만4831건에 이른다.
밀린 전기요금이 갈수록 불어나는 현상의 원인은 경기부진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빈곤층은 필수 공공요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를 겪고 있고, 특히 제조업체·자영업자 등의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미납된 금액은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쌓이면서 적자기업이 된 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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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 충격이 본격화한 4월 이후엔 상황이 더 악화할 전망이다. 이에 한전은 전국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4~6월분 전기요금 납부기한을 3개월씩 늦춰주기로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와 같이 매우 필수적인 부분까지 체납하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계층과 기업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체납액이 쌓이면 앞으로 한전 수익성에도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