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net의 장수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이영지의 우승으로 11번째 시즌을 마쳤다. '쇼미더머니11'(이하 '쇼미11')은 '더 뉴 원'이라는 콘셉트로 야심 차게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지만 유독 부침이 많았다.
과거 '쇼미더머니'의 각종 논란이 참가자들에게서 비롯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시즌 '쇼미더머니'의 잡음은 제작진에게서 많이 나왔다. 의도를 쉽게 이해하기 힘든 미션과 특정 출연자에 대한 특혜 논란까지 제기되며 0%대의 시청률로 씁쓸하게 퇴장했다. '쇼미더머니11'의 최효진CP와 이형진 PD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을 되돌아보며 다양한 심경을 전했다. 논란이 된 미션들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남겼다.
"이번 시즌 성적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 '쇼미'라는 프로그램이 10년 넘게 지속된 만큼 부침이 있는 시즌도 있고 시청자들도 시즌 간 비교를 하며 프로그램을 즐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청률이나 여타 지표들이 아쉬운 건 사실이나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이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많이 느끼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시청률로만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비드라마 콘텐츠 화제성은 놓치지 않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쇼미'라는 콘텐츠에 아쉬움을 표현하시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쇼미'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쇼미더머니11'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순간은 게릴라 비트 싸이퍼로 진행된 3차 예선이었다. 기존 1대1 대결을 대체한 이번 게릴라 비트 싸이퍼는 프리스타일로 연주되는 드럼 비트에 선착순으로 두 명의 래퍼가 랩을 선보여 승패를 결정했다.
"게릴라 비트 싸이퍼는 10년 동안 반복된 포맷 안에서 어떤 부분을 새롭고 신선하게 선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메이카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길거리에서 즉흥적으로 타악기에 랩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돈되고 다듬어진 음악은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느껴졌던 분위기와 에너지를 인상 깊게 봤던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영미권의 주류 음악이 아니더라도 이런 로(Raw)한 느낌과 현장의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미션으로 옮기면서 타악기를 드럼과 퍼커션 세션으로 바꾸고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 랩을 한다는 기본 구성으로 미션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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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게릴라 비트 싸이퍼는 논란으로 마무리됐다. 자신에게 맞는 비트를 위해 기회를 보던 이영지가 랩을 못 하고 탈락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이영지는 탈락 후보가 됐지만 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으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그런데 미션을 진행하고 방송이 되는 과정에서 시청자분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어서 아쉬움이 많이 있습니다. 이영지 씨였기 때문에 랩을 할 수 있는 특혜를 준 것이 아니었고, 이 미션은 애초에 구성을 했을 때에 '누구든 랩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빼앗지는 말자'라는 것을 기본 전제로 시작을 했었습니다. 공교롭게 그게 이영지 씨였기 때문에 과도한 질타를 받은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미션 자체는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처럼 다른 팀과의 배틀을 통해서 우리 팀을 구성하는 래퍼들이 어떠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감독의 역할인 프로듀서가 직접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옥석을 가리는 평가전의 의미가 큰 미션으로 기획됐습니다. 미션을 진행하고 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의도들이 잘 표현되지 않아서 시청자분들께 아쉬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이 기획된다면 그런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하고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반영해서 미션이 준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어진 미션에서도 시청자의 비판은 계속됐다. 특히 음원 미션을 진행하기 전 팀 자체적으로 한 명의 탈락자를 정하거나 본선 미션에서 마이크 선택 룰을 부활시킨 것은 참가자들에게 너무 잔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서바이벌은 기본적으로 절실한 마음이 전제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분들도 무대에 오르고자 하는 래퍼들의 간절한 마음을 보면서 응원을 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장치로써 마이크 선택 룰을 부활시켰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너무 잔인하다는 의견은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 선택 룰은 있었던 시즌도 있고 없었던 시즌도 있었으니 다음 시즌이 계속된다면 이 룰이 사라질지 사라지지 않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본선 1차 토이고와 칸의 대결에서 칸의 무대가 재촬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토이고와 칸의 무대는 무효표 처리되며 나머지 무대들로 팀의 승패가 결정됐다. 방송에서는 재촬영의 이유를 '테크니컬 문제'라고만 나왔지만 이후 수퍼비의 프롬프터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경연에 참여하는 래퍼의 이슈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프로듀서와 참가자가 노력해 준비한 무대를 반드시 선보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때문에 현장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시청자분들께도 여과없이 보여드리려 했고 더불어 모든 출연자가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본선 무대가 최대한 인정받되 승부 역시 명확히 판단되길 바라는 마음에 아홉 분의 프로듀서분들과 심도 높은 대화를 거쳐 방송에 나온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영지, 허성현, 블라세, 던말릭이 진출한 생방송 결승 무대는 현장 투표 없이 문자 투표와 앱 투표만으로 우승자를 결정했다. 현장의 분위기가 중요한 힙합 공연에서 현장 투표를 제외했다는 사실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앱 투표를 도입했다는 부분 역시 시청자들에게 의문을 남겼다.
"앱 투표 방식의 경우 오히려 현장 투표보다 더 다양한 지역과 연령의 시청자들이 참여하실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에 이점이 있었다고 생각해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기존에는 현장투표&문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했던 방식에서 문자 투표의 비중을 높여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는 시청자분들께서 보다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참여하실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했습니다"
보여지는 결과물은 아쉬울 수 있지만 11년이나 지속해온 '쇼미'가 이뤄낸 성과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시즌 역시 다민이, 잠비노 등 다양한 루키들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고 최근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음악까지 소개됐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시청자들의 니즈가 다각화·파편화됨에 따라 프로그램 하나로 힙합을 소비하는 모든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은 현재 한국 힙합신에서 주목받는 루키들과 대중들에게 소개되지 않은 힙합의 다양한 장르들이 소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은 드릴(Drill)을 필두로 UK 개러지(UK Garage), 레이지(Rage) 등 생소했던 힙합신의 다양한 하위 장르의 음원들이 소개될 수 있었던 시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루키였던 다민이에게는 '뉴 원'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적으로 목소리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독보적인 본인의 색깔이 있고 목소리에 가려졌지만 가사를 잘 쓴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