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임지연은 대단해, 최고야 [인터뷰]

‘옥씨부인전’ 임지연은 대단해, 최고야 [인터뷰]

한수진 ize 기자
2025.01.27 07:00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난 대단해. 난 최고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토일 드라마 ‘옥씨부인전’ 11회에서 천승휘(추영우)는 출근하는 아내 옥태영(임지연)에게 이같이 말하며 자신의 말을 똑같이 따라 하라고 청한다.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자화자찬의 말에 태영은 수줍어하다가 이내 큰 목소리로 “난 대단해, 난 최고야”를 외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다음으로 천승휘가 하는 말은 상당히 의미론적이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겁니다.” ‘옥씨부인전’의 옥태영도 그리고 이를 연기한 임지연도 이 대사처럼 말하는 대로 됐다. 임지연은 최고의 연기로 대단한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다시 뜨겁게 떠올랐다. 그리고 이 말은 실제 임지연에게도 커다란 위로가 됐다. 임지연은 앞으로 “좌절하는 순간에 이 작품을 꺼내보게 될 것 같다”라며 더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옥씨부인전’은 좌절할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저는 자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 데다가,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박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촬영이었지만 극에서 ‘난 대단해. 난 최고야’라는 말을 했던 게 마음 속에 정말 큰 위로가 됐어요. 방송에서는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난 최고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한 게 언제인가 곱씹어 보게 될 정도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말이 필요할 때마다 ‘옥씨부인전’을 꺼내보게 될 것 같아요.”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목부터 여성향 짙게 풍기는 ‘옥씨부인전’은 ‘옥씨부인’이 되는 임지연의 ‘원우먼쇼’로 완성되는 사극이다. 드라마는 임지연에게 수많은 사연을 밀어 넣어 풍요로운 서사를 보여줬다. 임지연은 극에서 몸종 구덕이에서 대갓집 아씨 옥태영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옥태영이 외지부로 활약하며 겪는 삶의 희로애락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극에서 삶이 워낙 파란만장했다 보니까 작품에 대한 애정이 더 넘쳤어요. 아직도 구덕이를 보내주지 못했어요. 그냥 이 작품을 떠나보내는 게 너무 슬퍼요. 보내주기 싫고, 더 방송했으면 좋겠어요. 구덕이는 2024년 저의 전부이자 모든 거였어요. 헤어진다는 생각에 뭉클하고 애틋해요.”

임지연은 “처음으로 닮고 싶은 인물을 연기”했기에 더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작은 아쉬움이라도 생기면 자책하며 더 치열하게 작품에 매달렸다. 부담감도 컸다. 임지연은 ‘옥씨부인전’ 서사의 모든 중심이 되는 첫 번째 주연이었고, 주연배우 중 가장 선배였다. 극의 전면에서 한 두발 뒤에 서 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가장 앞에서 극을 끌고 가야 했던 만큼 책임감을 막중하게 쥐고 임했다.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이 정도 타이틀롤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처음으로 느껴본 책임감이었어요. 아무래도 작품의 중심 서사가 구덕이와 옥태영의 삶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고 보여드릴 게 되게 많기도 했어요. 신분제의 폐해, 외지부로서의 활약, 천승휘와의 멜로까지 할 일이 정말 많아서 책임감이 더 컸어요. 대본 리딩 때 ‘저 한번 믿어달라’라고 이야기한 후 마음을 굳게 다잡고 촬영을 시작했어요. 그 어떤 작품보다 철저했고 치밀했고 절실했습니다.”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옥씨부인전’은 임지연이 8년 만에 도전한 사극이다. 신인 때도 영화 ‘간신’(2015)과 SBS 드라마 ‘대박’(2016)으로 사극에 출연했던 임지연은 그래서 ‘옥씨부인전’ 촬영을 앞두고 더 두려움이 컸다. 기본기가 중요한 장르라는 걸 몸소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 두려움을 뚫고 그는 강한 도전 정신으로 ‘옥씨부인전’에 발을 들였다.

“‘옥씨부인전’에서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한 인물이지만 여러 인물을 표현하는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사극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제일 못하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르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대본도 정말 좋았어요. 저는 이미 신인 때 찍은 다른 작품으로 사극이 고되다는 걸 경험했어요. 기술적인 기본기가 필요한 장르라는 걸 깨달았죠. 한복도 잘 어울려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요. 자격지심에 ‘난 못 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창피하더라고요. ‘더 글로리’의 연진이도 ‘마당이 있는 집’의 상은이도 쉽지 않아서 한 건데 왜 망설이고 있나 싶어서 하게 됐어요.”

임지연은 쉽지 않았지만 닮고 싶었던 구덕이를 전심으로 끌어안았다. 그것은 구덕이와 다르지만 같았던 실제 자신과의 깊은 유대였다. 임지연은 “구덕이를 닮고 싶었다. 현명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점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때로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약자를 위해서 희생하며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그 모습을 닮고 싶었다. 난 배우로서 특별하고 대단한 매력과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노력이 결국 나를 빛내줄 거라고 믿었고, 유일하게 자신 있었던 것도 끈기와 노력이었다. 그게 구덕이 그리고 옥태영과 겹치는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임지연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극에서 로맨스 호흡을 맞춘 추영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영우가 촬영장에서 긴장하는 걸 보지 못했어요. 제가 오히려 긴장했어요. 작품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어요. 탁월한 것 같더라고요. 현장에서 감각적으로 헤쳐나가는 게 멋있어 보였어요. 지금은 잔소리도 하는 누나 같은 사이가 됐지만 촬영할 때는 천승휘로서 열렬히 사랑하려고 노력했고, 그도 저에게 순애보 자체였어요. 추영우는 이 작품 말고도 앞으로가 훨씬 기대되는 배우죠. ‘중증외상센터’도 기대하면서 응원하고 있어요. 추영우도 저를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어요. 저를 잊어갈 때쯤 집요하게 연락하려고요(웃음).”

‘옥씨부인전’을 성황리에 끝낸 임지연은 올해 첫 고정 예능 출연도 앞두고 있다. 염정아, 박준면과 함께 tvN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예능에 대한 욕심보다는 그냥 임지연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냥 힐링할 생각으로 가려고 한다. 마음껏 일하고 그냥 나대로 열심히 먹고 잘 어울리는 모습을 발견하고 싶어서 힐링할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출연작들을 보면 맡은 캐릭터가 주로 주체적이면서 발 벗고 나서는 그런 서사였고, 그런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꼭 주체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렬함만으로 매력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평범한 임지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런 부분들을 조금 내려놓고 그로 인해 더 큰 책임감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렇게 치열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다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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