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디파', 최고의 리더십을 찾는 '스트릿' 시리즈의 진화 [예능 뜯어보기]

'스디파', 최고의 리더십을 찾는 '스트릿' 시리즈의 진화 [예능 뜯어보기]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8.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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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실력을 넘어 '디렉터'의 자리를 겨루다
Mnet의 스테디 셀러 시리즈 이름값 할까?

Mnet의 새로운 예능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는 댄서가 아닌 무대 창작자인 디렉터의 역량에 집중하며 스트릿 시리즈의 변화를 꾀했다. 첫 방송에서는 10명의 디렉터가 시그니처 안무 쟁탈전과 400명의 댄서를 활용한 라스트 런을 통해 안무 해석과 변주 능력을 겨뤘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춤 대결을 넘어 리더십과 통솔력 등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디렉팅 과정을 경쟁의 서사로 담아냈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댄서가 예능의 중심에 서는 모습은 낯설었다. 시청자에게 댄서란 무대 위에서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완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로 익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경쟁했고, 시청자는 그들의 춤뿐 아니라 성격과 관계성, 갈등 등을 하나하나 지켜봤다. 이후 ‘스트릿 맨 파이터’로 확장된 ‘스트릿’ 시리즈는 Mnet의 하나의 장르가 됐다.

그 ‘스트릿’ 시리즈가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누가 춤을 잘 추는가가 아니라 누가 춤을 그리고 무대를 잘 만드는가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Mnet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이하 ‘스디파’)는 ‘디렉터 크레디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스트릿’ 시리즈의 시선을 무대 위 댄서에서 무대 뒤 창작자로 옮겼다.

“디렉팅은 어나더 레벨 크레디트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출연진들 사이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그중에서도 이 한마디는 프로그램의 탄생 이유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디렉팅과 안무는 분명히 다르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무가들은 디렉터로서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디렉터로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의미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첫 방송에서는 10명의 디렉터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상대를 지정해주고, 그 상대의 대표 안무를 2시간 만에 재창작해 빼앗는 ‘1:1 시그니처 안무 쟁탈전’으로 치러졌다. 이후 400명의 댄서를 활용해 최종 작품을 완성하는 ‘라스트 런’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는 상대의 안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의 색깔로 변주해 수많은 댄서를 활용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지를 모두 경쟁의 대상으로 삼는다.

첫 대결의 결과는 경력이나 이름값이 아닌 결국 작품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걸 말해줬다. 에스파 안무 디렉팅을 함께했던 시미즈와 레난의 대결에서는 시미즈가 9대 0으로 승리했고, 오랜 시간 SM에서 함께 활동한 백구영과 캐스퍼의 대결 역시 백구영의 압승으로 끝났다. 특히 코디렉터로 활동하다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정민준이 메가 퍼포먼스의 대가 해쉬와의 대결에서 안무 창작부분과 디렉터 부문까지 모두 승리하는 장면은 ‘스디파’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것만으로도 앞선 ‘스트릿’ 시리즈들과는 차이점을 지녔음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앞선 ‘스트릿’ 시리즈들은 크루와 댄서의 개성과 관계, 배틀을 통해 경쟁의 서사를 만들어냈다. 반면 ‘스디파’는 춤으로 완성된 무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무를 창작해서 무대가 만들어지는 과정 모두를 경쟁으로 끌어들인다. 누구를 캐스팅할 것인지, 어떤 동선을 만들 것인지, 음악과 콘셉트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수백 명의 댄서에게 자신의 생각을 어떤 언어로 전달할 것인지,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살릴 것인지, ‘스디파’에는 디렉터의 선택과 판단 과정 모두가 담긴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최정남 PD는 “꼭 퍼포먼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닌 어느 회사 안에서도 있을 수 있는 리더십과 디렉터의 모습이 나온다”고 설명한 바 있다. 수백 명의 사람을 움직여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프로젝트와 닮아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르고, 혼자 잘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잘 움직이는 것 역시 다르다.

‘스디파’에서 중요한 건 결국 ‘디렉터’라는 이름의 의미다. 디렉터들은 리더십과 책임감, 통솔력, 감각과 센스, 넓은 시야와 언어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모두 표현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은 하나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라보고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댄서가 자신의 몸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사람이라면, 디렉터는 여러 사람의 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구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다. 그래서 ‘크레디트’라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는 것 역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아이돌 무대와 댄서의 퍼포먼스를 보면서도 그 무대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스디파’는 그 작품을 총괄한 사람의 이름을 전면에 세우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만든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좋은 안무를 만드는 능력과 좋은 디렉터가 되는 능력이 과연 같을까. ‘스디파’가 기존 ‘스트릿’ 시리즈만큼의 몰입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무 창작을 하는 이들의 고뇌와 무대를 완성해가는 중에 발생하는 수많은 난관 등 그 작품을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도 설득력 있게 쌓여야 한다. 단순히 ‘누가 이겼는지’만으로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어떤 디렉터의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어떤 위기 속에서 그 판단을 했는지, 결국 그 과정을 거처 어떤 작품이 탄생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쌓아야 한다.

댄서로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은 이도, 이미 이름이 익숙한 이도, 세계적으로 상을 받았지만 대중에겐 낯선 이도 ‘스디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제 이들 가운데 누가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고 끝까지 자신의 작품을 지켜 이름을 내걸 수 있을까. ‘스디파’의 진짜 막이 비로소 올랐다.

조이음(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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