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여친 구함'인데…"래퍼 만나지 마요" [예능 뜯어보기]

'래퍼 여친 구함'인데…"래퍼 만나지 마요" [예능 뜯어보기]

한수진 ize 기자
2026.08.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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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제작진의 합격→다이아 목걸이로 바꾼 영리한 스핀오프
계산은 있어도 내숭은 없는 MZ세대 취향저격 래퍼들의 연애

엠넷플러스 '래퍼 여친 구함 : KISS or DISS'는 '쇼미더머니12' 제작진이 만든 6부작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세 명의 뮤즈가 다섯 명의 래퍼 중 한 명을 선택하며, 최종 선택된 래퍼는 사랑과 1,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중 하나를 결정했다.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말투와 개성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숏폼으로 확산하며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래퍼에게 목걸이는 오랫동안 합격의 증표였다. Mnet '쇼미더머니'에서는 목걸이를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의 운명이 갈렸다. 그런데 엠넷플러스 '래퍼 여친 구함 : KISS or DISS'(이하 '래퍼 여친 구함')는 이를 1,000 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바꾸고 새로운 판을 짠다. 사랑이냐 돈이냐.

'래퍼 여친 구함'은 '쇼미더머니12' 제작진이 만든 6부작 연애 리얼리티다. 3,0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세 명의 여성 출연자 뮤즈가 차례로 등장하고, 다섯 명의 래퍼가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 각 데이트는 첫 만남부터 최종 선택까지 하룻밤 안에 진행된다.

한 명의 여성이 여러 남성을 평가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중간에 탈락시키는 방식은 과거 Mnet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을 떠올리게도 한다. 다만 '래퍼 여친 구함'은 여기에 '쇼미더머니'식 경쟁을 더했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뮤즈는 데이트 도중 래퍼를 방출하거나 교체하고 새로운 사람을 불러낼 수 있다. 이른바 '콜아웃 데이트'다. 최종 선택을 받은 래퍼에게도 마지막 시험이 기다린다. 뮤즈와 관계를 이어갈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가져갈지 결정해야 한다. 래퍼들조차 규칙을 듣고 "쇼미더머니 같다"고 반응할 만큼 연애와 서바이벌의 경계가 희미하다.

'쇼미더머니' 제작진이 붙었다는 사실은 출연진 명단보다 프로그램 구성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래퍼들은 클럽 무대에 올라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때로는 공연 중 뮤즈에게 직접 다가가 호감을 표현한다. 다른 연애 예능에서는 취미나 자기소개에 머물렀을 직업이 이곳에서는 가장 강력한 데이트 수단으로 활용된다.

말투와 행동 역시 일반적인 연애 예능보다 거침없다. 출연자들은 호감을 숨기지 않는 만큼 불편한 감정과 자존심도 그대로 드러낸다. 그 결과 데이트가 달콤한 분위기에 머물지 않고 갑작스러운 신경전으로 번지기도 한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래퍼 여친 구함' / 사진=엠넷플러스

두 번째 뮤즈 안규리와 영슈러의 만남이 그랬다. 영슈러는 안규리와의 대화를 두고 "살갑게는 안 한 것 같다", "기싸움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안규리가 "디스하신 거냐"고 되묻자 소개팅은 순식간에 말싸움 직전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아슬아슬함이 '래퍼 여친 구함'만의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만든다. 제작진이 준비한 규칙보다 출연자들의 강한 개성이 더 큰 변수를 만들어서다. 호감을 얻기 위해 자신을 꾸미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는 즉시 불만을 드러내는, 다소 거칠지만 그만큼 다음 행동을 예상하기 어려워 흥미롭다.

로얄 포포가 첫 번째 뮤즈인 뷰티 모델 채화린에게 최종 선택을 받고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택한 뒤 "래퍼 만나지 마요. 래퍼 만나서 뭐 해"라고 충고하는 장면이나, 한국어가 서툰 제이민이 세 번째 뮤즈 위성희와 대화하기 위해 파파고를 켜고 결국 다이아 대신 사랑을 선택한 순간 등은 짤로만 접해도 도파민이 솟는다. 전후 사정을 몰라도 상황과 반전, 출연자의 개성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이 짤과 숏폼으로 대량 확산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분명 각자의 셈은 있지만 내숭은 없는 래퍼들의 솔직함이 이 프로그램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다.

'쇼미더머니'가 마이크 앞에서 래퍼의 실력을 가렸다면 '래퍼 여친 구함'은 사랑 앞에서 이들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냈다. 합격 목걸이를 다이아몬드로 바꾸고, 랩 경쟁을 연애 경쟁으로 옮긴 결과다. 익숙한 출연자들을 전혀 다른 상황에 세워 새로운 재미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꽤 똑똑한 스핀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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