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데뷔 10주년 기념 정규 2집 'TENACITY' 발매
대형 히트곡 없이도 미니 15장…멈추지 않은 집념의 기록

그룹 SF9의 10년을 설명하는 단어는 대박보다 버팀이다. 누구나 아는 메가 히트곡이 있는 팀은 아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던 순간에도 음악과 무대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 마침내 데뷔 10주년과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이어졌다.
SF9은 지난 26일 정규 2집 'TENACITY'(터내서티)를 발표했다. 2020년 정규 1집 'FIRST COLLECTION'(퍼스트 컬렉션) 이후 약 6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이자 지난 3월 시작한 데뷔 10주년 프로젝트의 본편이다. 끈기와 집념, 불굴의 의지를 뜻하는 앨범명에는 10주년의 'TEN'까지 겹쳐 넣었다.
최근 영빈과 다원이 선보인 밈은 SF9의 지난 시간을 씁쓸하면서도 유쾌하게 보여준다. 다원이 "SF9 아직도 활동하더라?", "10년 차니까 정규가 8집 정도는 나왔겠네?"라고 짓궂게 말할 때마다 영빈이 그의 뺨을 때리는 내용이다. 스스로의 처지를 웃음으로 비튼 영상이지만 그 안에는 데뷔 10년 동안 정규 2장을 낸 팀의 씁쓸한 현실도 담겼다.

그렇다고 SF9의 음반 활동이 뜸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정규앨범 한 장과 미니앨범 15장을 발표했다. 미니앨범을 중심으로 디스코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으며 팀의 음악 여정을 이어왔다. 배우 활동과 군 복무 등으로 완전체 활동이 쉽지 않은 시기에도 꾸준히 새 노래를 냈다.
성과도 있었다. 2020년 'Good Guy'(굿 가이)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고, '질렀어', '예뻐지지 마', 'Tear Drop'(티어 드롭) 등 SF9의 절제된 섹시미를 각인한 곡도 남겼다.
때문에 'TENACITY'는 지난 10년 동안 SF9이 보여준 인내와 뚝심을 잘 나타내는 제목이다. 화려한 성공담을 늘어놓을 수 없기에 오히려 그 의미가 선명하다. 이 앨범은 정점에 오른 팀의 자축보다 아직 원하는 곳에 닿지 못한 팀의 재출발에 가깝다. 멤버들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앨범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이틀곡 'Without Wings'(위드아웃 윙스)는 그 의지를 직접적으로 옮긴다. 날개도 바람도 필요 없이 자신을 믿는 힘만으로 끝내 비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아프로비트를 기반으로 한 리듬 위에 경쾌한 퍼커션과 세련된 팝 사운드를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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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기념곡이라고 해서 지난 세월의 무게를 장황하게 강조하거나 벅찬 합창으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아 흥미롭다. SF9은 뜨거운 여름과 자유로운 움직임, 절제된 섹시미로 현재의 여유를 보여준다. 날개를 형상화한 안무 역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10년 동안 다져온 멤버들의 노련한 제스처를 돋보이게 한다.
SF9에게 10년은 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버텨낸 기록이다. 히트곡이 없으면 팀의 존속 이유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고, 멤버들의 개인 활동과 군백기를 지나면서도 다시 모일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SF9은 거대한 한 번의 도약 대신 크고 작은 발매와 무대를 이어 붙여 그 시간을 건넜다.
지난 10년이 SF9의 뚝심을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그 뚝심이 이들을 어디까지 데려갈지 보여줄 차례다. 날개도 순풍도 없이 여기까지 날아온 이들은 'TENACITY'로 더 의지를 다잡았다. SF9의 다음 10년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