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1.15부동산대책' 하루 앞둔 부동산시장 표정
"이젠 정부 대책 효과를 묻는 전화도 안와요. 예전 대책 발표 즈음에 '매물이 나오느냐', '집값이 내려가냐'며 민감하게 반응하던 것과는 딴판입니다. 그만큼 시장 내성만 커진 셈이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하루 앞둔 서울 강남 대치동. 이 일대 중개업소 사장들은 하나같이 '집값 상승→정부대책→조정→집값 상승'의 학습효과에 길들여진 듯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신도시 공급확대와 3억 초과 주택 대출 규제를 골간으로 정부 대책이 발표되도, 정작 집값 상승의 진앙지인 강남권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곡동 도곡렉슬 인근 중개업소 사장은 "집값이 다 오르고 난 뒤 규제한다고 하는데 약효가 3개월이나 갈 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대치센트레빌 인근의 동부부동산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일단 관망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정부 발표를 보고 움직이자는 뜻이지 대책 이후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고 잘라 말했다.
◇분양시장 여전히 '시끌'
정부의 대책 발표 예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양시장은 이상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문을 연 서울 성동구 성수동 '현대 서울숲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는 4일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들었다. 모델하우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주택 전시관에는 주말 동안 관람객들이 400~500m씩 줄을 서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예상보다 2배 이상 많은 인원이 다녀갔다"면서 "15일부터 청약을 받는데 평균 수십대1, 인기가 좋은 35평형은 100대1의 경쟁률도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같은 날 문을 연 GS건설 인천시 중구 영종 자이 모델하우스에도 주말까지 2만7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GS건설 관계자는 "34~97평형 1022가구를 분양하는 이 아파트는 인천지역에 있는 대형 단지여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 정도 열기라면 분양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가아파트만 규제폭탄 맞을 것"
독자들의 PICK!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적용 대상을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에서 3억원 초과로 확대하거나 DTI 비율을 현재의 40%에서 30%로 줄이는 정부 방안과 관련해생색내기 대책이 될 것이란 게 강남 중개업소들의 반응이다.
도곡동 렉슬부동산 관계자는 "저가 아파트만 규제 폭탄을 맞아 서민이나 봉급생활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대출총량규제와 같은 큰 대책이 나와야 강남 시장이 다소 주춤할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전국을 포함한 비강남권에서 강남권으로의 이전 수요가 워낙 많아 일부 대츌 규제를 해도 수요를 막지 못한다"고 전했다.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사장 역시 "서울 대부분의 30평형대 이상 아파트가 6억원이상이어서 대츌 규제를 3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해도 집값을 잡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본질적 대책, 이번에도 없다"
강남 집값이 수년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지만 이번에도 강남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한시 완화나 용적률 완화와 같은 시장 안정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불로소득 환수를 내걸고 양도세를 대폭 올렸지만 강남 주택 시장에는 매물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16억원까지 치솟은 도곡렉슬 33평형의 경우 동호수 추첨 직전에 7억원에 매입한 사람은 2억7000만원의 양도세를 내야한다. 이 같은 세금폭탄에 매물이 숨으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강남 중개업소들은 지적했다.
또 수요가 많은 강남 지역에 대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과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용적률 완화와 같은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세중코리아의 김학권 사장은 "근본적으로 강남권에 대한 공급이 없다보니 항상 불안요인으로 작용, 매수세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결과가 되풀이됐다"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재건축 완화와 같은 획기적인 공급 확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