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기, 이번엔 잡힐까

[기자수첩]투기, 이번엔 잡힐까

임지수 기자
2009.09.30 08:51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앞두고 정부가 투기방지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청약통장을 불법거래할 경우 사고 판 사람들 모두 통장가입을 금지하고 투기단속 방식을 '대규모 일제 단속' 형태로 바꾼다는 내용의 '부동산 투기 및 불법행위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일 보금자리 시범지구 '투파라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투기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도 안 돼 정부가 또다시 투기방지책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를 발표하면서 지가 급등시 보상시점 조기화 등 보상을 노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대책도 함께 내놓은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투기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보금자리주택이 '로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벌써부터 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강남권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분양가격이 책정돼 있어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상을 받기 위해 불법 구조물을 짓거나 납입기간이 길어 당첨가능성이 큰 청약통장을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등의 투기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한달새 세 차례나 보금자리주택 관련 투기방지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투기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내놓은 불법거래 청약통장 무효화의 경우 법개정이 필요한 만큼 몇 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지만 실효성이 어느 정도나 있을지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시큰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지금과 같은 '아파트로또 광풍'이 불었던 판교신도시 분양 때도 정부가 철저한 투기단속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시 투기 혐의로 적발된 건수는 극히 적었다는 점도 이처럼 연이은 대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

"투기꾼들은 항상 정부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 있는데 이번에 내놓은 대책이라고 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는 시장의 회의적 반응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한시적이고 즉흥적인 대책보다는 지구 개발 계획 등을 발표할 때 부터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하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