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건설시장에서 2013년보다 소폭 증가한 660억달러를 수주하며 3년 연속 650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리비아·이라크로 대표되는 중동의 정정불안과 유럽·일본·중국 등의 공격적인 시장공략 속에서 달성한 의미 있는 성과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확대 노력과 기업간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하지만 을미년 해외건설시장 환경은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1월 두바이 유가는 50달러대가 무너졌다. 여기에 △세계경제 저성장 △미국 금리인상 △엔저 가속화 등도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의 유가 하락에는 수급 불균형 외에 석유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을 포함한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결론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유가 및 해외건설 수주와의 상관관계가 0.9 수준으로 높다. 만약 국제유가 하락세가 2009년 글로벌 재정위기 때처럼 단기적으로 끝나거나, 최소한 주요 산유국들의 균형재정 유지가 가능한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라도 유지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수주감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는 경우다. 이 경우 국가 재정에서 석유 의존도가 높은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축소나 지연이 예상되며 이 지역 수주 비중이 높은 우리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나마 지난 10년간 이어진 고유가로 재정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GCC(걸프협력이사회) 국가들이 저유가 상황에서도 한동안 계획된 발주를 계속할 것이란 정도가 다행이다.
따라서 국제유가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먼저 국가재정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쿠웨이트·카타르등 GCC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GCC 국가는 2014년 우리나라 전체 수주의 25% 가량을 차지한 핵심 시장으로 저유가 상황에도 정상적인 발주가 예상되는 국가들이다.
신시장 진출과 공종 다각화, 투자개발형 사업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중남미 수주비중은 전년대비 두 배 증가한 10.2%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유럽에서의 수주비중은 무려 다섯 배가 늘어난 13.6%로 확대, 신시장에서의 수주 확대 가능성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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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면에서도 원전 종합서비스(O&M)와 정유공장 기본설계(FEED) 등을 수주하며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분야로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앞으로 중남미·아프리카 등의 신시장과 함께 저유가로 인해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신흥국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공기업과의 공동진출 등을 통해 교통·수자원·신도시 등 고부가가치 토목·건축 분야로의 진출 확대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와 같은 공기업의 해외건설 지원조직을 강화하고 '해외건설·플랜트 수주선진화 방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금융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를 다음 활황기를 대비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간 54억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는 최근 5년간 3268억달러로 무려 12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주 확대의 이면에는 단기간에 걸친 급격한 물량 확대로 전문인력 부족과 관리능력 저하, 수익성 악화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해외건설 수주기획·사업관리 능력을 배양하고 △지역특화 기술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글로벌 기술리더로서의 기반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해외건설 정책지원센터'를 통한 지원정책 발굴과 해외건설 신상품 개발작업도 필요하다.
올해는 해외건설 진출 50주년인 뜻 깊은 해다. 2015년 '청양의 해'가 앞으로 해외건설 발전을 위한 50년 대계의 원년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