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 사망 사고' 원인만 찾고 책임자 실종?…이미 사표 수리된 코레일 사장

'구로역 사망 사고' 원인만 찾고 책임자 실종?…이미 사표 수리된 코레일 사장

이정혁 기자
2025.11.18 11:00
9일 오전 9시쯤 작업자 2명이 사망한 서울 구로역 9번 승강장 인근이 한산한 모습이다. ⓒ 뉴스1 홍유진 기자
9일 오전 9시쯤 작업자 2명이 사망한 서울 구로역 9번 승강장 인근이 한산한 모습이다. ⓒ 뉴스1 홍유진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선로를 점검·보수하던 장비차량 두 대가 부딪쳐 30대 작업자 2명이 숨졌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사고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지난 9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2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8일 이 사고의 핵심적인 요인이 "10번과 11번 선로(또는 경부 상·하 1선)의 지장 작업, 열차 운행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운전취급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우선 작업자들이 탑승한 작업대가 옆 선로의 차량 운행 보호 구간을 침범한 것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사전에 차단승인을 받지 않은 10번 선로 방향으로 작업대를 1.8m 펼치고 절연장치(애자)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서울역으로 회송 중이던 선로 점검차가 약 85km/h 속도로 10번 선로에 진입하면서 충돌한 것으로 봤다.

사조위는 "선로 점검차 운전원은 충돌 직전 약 20m 앞에서 10번 선로로 넘어온 작업대를 발견하고 급제동을 시도했으나 거리와 시간이 부족해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며 "작업계획 수립과 철도운행안전관리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임시 운전명령을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아 임시 운행열차 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운전시행전달부를 사용하고 있는 점도 기여요인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사조위는 코레일에 전차선로 내 작업 안전 강화, 정거장 구간 운전취급 보완, 열차운행 통제 개선 등 총 3건의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불시 특별 점검을 통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사조위는 이번에 사고 조사 결과만 발표했을 뿐 이와 관련해 책임 소재는 가리지 못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 8월 경북 청도군 경부선 철로에서 발생한 7명 사상 사고 직후 사표를 냈고 정부는 이를 하루 만에 수리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국토부 산하기관 가운데 이성해 한국철도공단 사장과 SRT 운영사 이종국 SR(에스알) 사장 등 철도 기관을 비롯해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등이 이미 사표를 냈으나 수개월 간 수리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공공기관 사장이 사고 등으로 사표를 내면 최종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파면이나 해임 처리하는데 한문희 코레일 사장의 경우 이례적이라는 게 국토부 내부의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새 정부 기조가 중대 재해 사고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지만 코레일은 수장이 없어 구로역, 청도역 사고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별다른 설명이 없는 탓에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느냐는 내부 목소리도 들린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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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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