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실종·월세화가 외곽 집값 밀어올려"
"과거 정비구역 389곳 해제로 공급망 끊겨"
신통기획 30.7만호 지정…2031년 31만호 착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평탄화' 진단과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책임론을 정면 반박했다. 과거 정책으로 끊긴 정비사업 공급망을 지난 5년간 복원했다며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원인은 전월세 가격 상승과 전세 물량 실종, 월세화 가속화에 있다"며 "서민들이 견디다 못해 외곽 아파트라도 사야겠다고 나선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인부터 결과까지 살피고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에 기존 정책에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며 시민들이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평탄화라는 표현보다 그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인식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강남권 집값 하락과 비강남권 상승을 두고 '평탄화'라고 표현했다. 2022년 이후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이 줄었다며 서울시의 책임도 거론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인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공급 공백이 지금의 주택난으로 귀결됐다고 강조했다.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가구의 공급 잠재 물량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 추진위원회나 조합 내 갈등을 빌미로 주민의 30%가 반대하면 정비구역을 해제하기 바빴다. 당시 갈등조정관을 파견해 사업을 독려했다면 389곳이 해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주거용 건축물 35층 높이 규제도 박 전 시장 때 도입돼 많은 재개발 사업이 주춤했고 주민 동의 절차도 1회에서 3회로 강화하는 등 사실상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전임 시장의 주택정책을 지금에서야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전임 시장의 참모들이 추진한 정책의 책임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돌리는 것 같아 그동안 언급을 자제했다"며 "그러나 몇 년이 지나자 적반하장으로 그 책임을 후임자에게 넘기는 행태를 보여 더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1년 이후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신속통합기획과 사업성 보정계수, 표준처리기한제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214개 구역, 30만7000가구 규모의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했다. 연평균 신규 지정 구역은 35곳으로 직전 10년 평균인 17곳의 두 배를 넘어섰다.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는 모아타운을 도입해 168곳, 4만3000가구가 조합설립 단계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올해 7월까지 연간 착공 목표 3만가구의 절반인 1만5000가구를 착공했다. 2031년까지는 253개 구역에서 31만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기존 가구 수를 제외한 순증 규모는 8만7000가구로, 재개발은 기존보다 29%, 재건축은 48%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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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정부의 8·13 공급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이 일부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으로 사업 여건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3년 한시 완화와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축소,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상한용적률 1.2배 허용 등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규제를 푸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집을 짓자는 것"이라며 "집값을 자극하기 위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에는 재차 반대했다. 오 시장은 "전체 정비사업 기간 가운데 서울시가 담당하는 절차는 2.7%에 불과하고 시 심의 기간도 기존 6개월~1년에서 1~3개월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 관련 업무 경험자가 한 명도 없는 자치구가 17곳"이라며 "권한 이양이 오히려 자치구별 판단 기준의 차이와 주민 갈등을 키워 사업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개발에 대해서는 공원 본체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학교 용지를 확보하면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량을 당초 6000가구에서 최대 8000가구로 늘리고 탄천물재생센터를 청년주택과 공원, 연구개발 시설을 포함한 1만3000가구 규모의 직주근접 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멈췄던 공급의 시계를 다시 돌려놨다"며 "확보한 공급 기반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