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노후 또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0년 인구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수는 전체의 11.3%나 된다. 2005년 보다 24.4%나 급증한 수치다. ‘2010 한국의 사회지표’는 오는 2050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38.4%나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초 고령화 사회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니 노후 대비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노후대비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노후 자금 마련이다.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금융자산 10억 원을 적절한 노후자금 규모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들이 제시한 노후생활 기준이 평범하지 않다. 일 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하고 한 달에 두 번 골프를 치고 가사도우미를 쓰는 등 서민생활과는 거리가 먼 기준이다. 금융자산 10억 원은 과장된 규모다.
10억 원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서민들에게는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 월 급여 4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한 푼도 쓰지 않고 25년은 모아야 가능한 규모다. 그러나 한 푼도 쓰지 않고 어떻게 산단 말인가. 게다가 우리나라 집값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살인적인 사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평생직장도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30세에 취업한 직장인이 재수가 좋아 55세 정년까지 일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에게나 해당하는 일이다.
노후자금의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풍족한 노후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했다고 해도 몸이 부실하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몸도 부실해 질 수 밖에 없겠지만 노화에 따른 질병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젊은 시절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익혀야 한다. 특히 잦은 야근이나 휴일근무 등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환경 탓을 하기보다는 이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몸 건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 건강이다.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쉽고 외로움에 시달리기 쉽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던 노인들이 목숨을 버리는 불행한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정년퇴직자들이 정신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퇴 이전과 이후의 삶에 대해 다른 기준을 가져야 한다. 은퇴 이후엔 사회적 지위도 달라진다. 달라진 삶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한참 잘나가던 때의 추억만 되씹으며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제2의 인생을 위해 스스로 몸과 마음을 바꿔야 한다. 소일거리를 찾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활기찬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면 노후자금이 적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이게 바로 건강한 은퇴다.
노후자금이 많으면 물론 좋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의료비 등을 감안하면 많을수록 좋다.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1999년 2조원이었던 65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지출은 2009년 12조 원으로 불어났다. 10년간 여섯 배나 증가했다. 증가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 틀림없다.
독자들의 PICK!
적절한 노후자금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당 할까. 국민연금덕분에 대부분의 한국인은 어느 정도 생활을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취업하자마자 일정 수준의 노후자금 계획을 마련하고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등 실행에 옮기면 정년퇴직 때 받는 퇴직금과 함께 소중한 노후자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