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자본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마다 신흥시장의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주가 변동성으로 그 취약성을 드러내곤 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8월 초의 주가폭락도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1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의 주가하락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다분히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만약 일부 외신의 주장이 옳다면 5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이 불과 20여년의 동유럽과 같은 신흥시장보다 허약하다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제기가 아닐 수 없다.
외부변수에 취약한 원인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구조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8월 초와 같은 주식시장의 폭락은 간단히 생각해보면 외국인의 투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쏠림현상으로 증폭됐기 때문이다.
대단히 거창한 경제이론을 들지 않더라도 자본시장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는 참여자가 많이 존재할수록 특정 방향으로의 쏠림현상이 완화된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존 시장참가자들과 달리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들의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주체들을 새로이 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특히 헤지펀드와 같이 고유의 투자전략을 갖고 일정정도 투자위험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시장참가자의 존재는 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억제하는 세력으로 충분히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헤지펀드는 몇 개의 투자전략으로 전체 유형을 분류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는 시장의 불균형을 투자 기회로 삼는 헤지펀드도 다수 존재한다.
만약 8월 초와 같은 과매도 상황에서 이와 같은 헤지펀드가 존재했다면 시장의 충격이 보다 완화될 수 있었을 것이다.
분명 일부에서는 헤지펀드의 무모한 투자와 불투명성을 근거로 헤지펀드의 국내 도입을 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멀리는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사태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헤지펀드의 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엄청났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해법을 위해 수차례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헤지펀드를 금지하기보다 규제를 매우 엄격히 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헤지펀드의 경제적 효용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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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헤지펀드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이들을 맹목적으로 멀리하기보다 시장의 투명성 확보와 위험관리에 대한 세부 지침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고민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또 아무리 헤지펀드가 위험하다고 해 토종 헤지펀드의 등장을 억제해도 외국의 헤지펀드가 국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면 이는 시장의 불균형을 방치하게 된다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헤지펀드 도입안은 국제적 합의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부 조항에서는 국제적 감독기준보다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헤지펀드 육성에 필요한 생태환경을 마련해주는 것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헤지펀드의 자금관리를 대행하고 유동성을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의 기능 없이 헤지펀드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으며 헤지펀드가 창의적인 투자기법을 계속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매수단이 허용되는 대체거래소의 도입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결과적으로 금융불안에 취약한 우리 자본시장의 문제해결은 헤지펀드와 같은 다양한 시장참여자를 육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시장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