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책대출 늘렸지만… 정작 최저신용자는 밀려났다

저축은행, 정책대출 늘렸지만… 정작 최저신용자는 밀려났다

이창섭 기자
2025.12.06 08:00

보증부 정책대출 사잇돌2 취급 규모 늘려
501~600점대 차주 대출은 급감…상환 능력 고려

저축은행, 민간중금리·사잇돌2 취급 현황/그래픽=윤선정
저축은행, 민간중금리·사잇돌2 취급 현황/그래픽=윤선정

저축은행이 정책성 대출 상품 취급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최저신용자들은 금융 공급에서 밀려났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점수 600점대 이하 저신용자에게 사잇돌2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9곳이었지만 3분기에는 단 1곳으로 급감했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저축은행들은 정책성 대출 상품인 사잇돌2의 취급 액수를 늘렸다. 1분기 기준 사잇돌2 대출 취급 액수는 3596억원이다. 2분기는 4079억원, 3분기는 4632억원을 기록해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사잇돌2는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금융 공급을 목적으로 SGI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대출 상품이다. 개인당 최대 3000만원 한도에서 60개월까지 빌릴 수 있다. 평균 금리는 연 12~13%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민간중금리 대출 규모는 급감했다. 1분기 2조7467억원이었던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 액수는 3분기에 1조5950억원을 기록해 1조원 이상 줄었다.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취급이 급감해서다.

사잇돌2은 보증부 정책 대출이기에 수익성이 크진 않다. SGI서울보증이 100% 보증하기에 연체가 발생해도 금융사가 입을 손실도 없다. 가계대출 규제로 일반 신용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저축은행들은 마진은 적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사잇돌2 대출로 눈길을 돌렸다.

사잇돌2 취급 규모는 늘었지만 금융이 절실한 최저신용자들은 오히려 대출을 받지 못했다. 지난 1분기 기준 501~600점대 신용평점 구간 차주에게 사잇돌2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9곳(BNK·IBK·KB·NH·SBI·신한·키움YES·하나·우리금융)이었다. 3분기에는 오직 우리금융저축은행 한 곳만이 해당 구간의 차주에게 사잇돌2 대출을 내주고 있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전체 저축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최저신용 구간에 속하는 401~500점대 차주에게도 사잇돌2 대출을 취급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전체 저축은행에서 사잇돌2 취급 액수를 가장 많이 늘린 저축은행이다.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으로서 상생금융에 동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분기 기준 사잇돌2 취급 액수는 656억원이었지만 3분기에는 1095억원으로 439억원(+67%)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 대상으로 사잇돌2 대출 취급을 줄이자 평균 금리는 1분기 연 13.82%에서 3분기 12.05%로 연 1.77%P(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민간중금리 대출 평균 금리는 연 0.60%P 내리는 데 그쳤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이 감소하면서 저축은행들도 해당 구간대 차주에게 사잇돌2 취급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성 대출 상품 취급을 늘리면서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선별해 공급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저신용자가 사잇돌2 대출에서 밀려난 것을 두고 업계와 보증기관 어느 곳도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정책성 대출은 보증기관과 금융사가 모두 심사하는데 대위변제율이 높아지면서 보증기관이 심사를 강화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SGI서울보증 측은 저신용자 구간에서 사잇돌2의 심사 정책을 새롭게 적용하지 않았으며 햇살론 등 다른 정책 대출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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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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