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김태규 스페이스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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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을 들여 만든 인공위성도 연료가 떨어지면 다른 장비가 아무리 멀쩡해도 버려집니다. 자동차는 기름이 떨어지면 다시 넣으면 되는데 위성은 아직 그렇지 못하죠. 우주에서도 연료를 다시 채울 수 있다면 멀쩡한 위성을 버리지 않고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김태규 스페이스랩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우주에서도 자동차처럼 '주유'하는 시대다. 추력기를 탑재한 서비스 위성이 연료가 부족한 위성까지 날아가 접근·도킹(결합)한 뒤 연료를 다시 채워주는 '궤도상 재급유'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2023년 설립된 스페이스랩은 인공위성의 '엔진'에 해당하는 추력기를 개발한다. 추력기는 위성이 궤도를 이동하거나 충돌을 피하고, 임무 종료 후 궤도를 이탈하는 데 필요한 추진력을 만든다. 현재 위성용 추력기는 크게 전기추력기와 화학추력기로 나뉜다. 전기추력기는 연료 효율이 높지만 추력이 작아 빠른 궤도 변경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화학추력기는 큰 힘을 낼 수 있지만 추진제(연료)를 분해해 추력을 만드는 촉매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촉매제도 사용할 수록 소모된다는 점이다. 추진제는 우주에서 다시 채울 수 있어도 추력기 내부의 촉매제는 사실상 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촉매제의 수명이 다하면 추진제만 재급유해 위성을 계속 운용하기 어렵다.
스페이스랩은 이 문제를 촉매제를 없애는 방식으로 풀었다. 화학추력기처럼 추진제를 반응시켜 큰 힘을 내면서도, 촉매제 대신 전기로 추진제를 분해해 연소를 제어한다. 김 대표는 "전기제어 화학추력기는 촉매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진제만 재급유해 위성을 더 오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추진제의 안전성도 높였다. 기존 화학추력기에 사용되는 하이드라진은 독성과 폭발 위험이 높아 생산·저장·취급 과정에서 안전관리에 많은 비용이 든다. 스페이스랩은 이를 대체하는 저독성 추진제를 자체 개발했다.


스페이스랩의 기술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엔 김 대표가 20년 가까이 이어온 연구가 있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박사 출신인 김 대표는 조선대 교수로 재직하며 추력기와 추진제를 연구해왔다. 2023년에는 조선대 우주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초대 연구소장을 맡았다. 현재 김 대표와 연구진은 누리호 5·6차에 실리는 위성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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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랩이라는 사명 역시 우주기술연구소의 영문명인 'Space Lab'에서 따왔다. 김 대표가 직접 창업에 나선 것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논문이나 연구과제로만 남겨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인생을 바쳐 기술을 개발해도 실제 인공위성에 들어가 사용되지 않으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랩은 자체 개발한 추력기를 탑재한 서비스 위성 개발에도 나선다. 서비스 위성이 연료가 부족한 다른 위성까지 이동해 접근·도킹한 뒤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재급유와 함께 스페이스랩이 현재 집중하는 시장은 위성의 '궤도 이탈'이다. 위성과 우주 파편이 늘어나면서 충돌을 피하거나 임무가 끝난 위성을 궤도에서 제거하기 위한 기동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임무가 끝난 위성을 신속하게 궤도에서 제거하도록 요구하는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스페이스랩은 내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시장 진출의 관건인 첫 '우주 헤리티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추력기를 탑재한 광주 위성이 함께 발사되는 순천 위성에 접근해 촬영한 뒤 이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근접기동 임무를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궤도상 서비스를 넘어 서로 다른 궤도를 오가는 궤도수송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스페이스랩은 이를 위해 자체 추력기를 탑재한 기동위성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인공위성뿐 아니라 궤도수송선 등 모든 우주비행체에 기동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우주 임무에 필요한 추진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