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만에 맞춤 정보 뚝딱…투자 돕는 '금융 AI' 만든다

10초만에 맞춤 정보 뚝딱…투자 돕는 '금융 AI' 만든다

김진현 기자
2026.10.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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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승덕 어쎈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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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덕 어쎈드 대표 /사진=김진현
김승덕 어쎈드 대표 /사진=김진현

"금융 AI(인공지능)라고 하면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고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기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더 필요한 건 결국 '그래서 이 상품에 투자해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입니다. AI로 필요한 정보를 좀 더 쉽게 볼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승덕 어쎈드 대표는 자신들이 만드는 금융 AI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쎈드는 2022년 4월 설립한 뒤 미국 뉴욕에서 AI 퀀트 기반의 헤지펀드 사업을 펼쳤다. 지난해 말 현지에서 운용하던 펀드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올해 3월부터 금융기관과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쎈드는 최근 NH농협은행이 주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NH오픈비즈니스허브' 협업 기업으로 선정됐다. 연내 NH농협은행의 'NH올원뱅크' 앱(애플리케이션)에 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분석 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사 수습 과정을 밟으며 자산운용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싱가포르와 서울을 오가며 퀀트 트레이더로 일했다. 2022년 어쎈드를 창업한 뒤에는 미국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3년간 자금을 운용했다.

그는 "자금을 운용하면서 여러 금융 데이터를 접하다 보니 이를 손쉽게 보여줄 수 있는 솔루션이 있다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전환하게 됐다"며 "새로 창업하는 기분으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3년 경험이 금융 AI 밑천"

김 대표는 뉴욕에서 보낸 3년간의 금융 데이터 분석 경험이 현재 개발 중인 'AIOS(AI Agent Operating System)'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금융 데이터를 다루며 시장 변수와 가격 변동의 관계를 분석했던 경험을 AI 솔루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ETF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가 궁금한 정보를 찾기는 어려운 환경에도 주목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배당 ETF라면 1000만원을 투자했을 때 배당이 얼마인지, 가격 하락으로 어느 정도의 손실이 날 수 있는지가 궁금한데 기존 앱에는 복잡한 투자설명서나 1년 수익률 정도만 나열돼 있었다"며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AI가 10초 안에 정리해주는 것이 1단계 목표"라고 말했다.

어쎈드는 국내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WM) 상품으로 AI 솔루션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보유 자산과 투자 성향, 생애주기 등을 고려한 초개인화 금융상담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금융 AI에서 정확성과 규제 준수가 중요한 만큼 환각을 통제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금융 관련 문제를 AI에 묻는 경우도 많지만, 환각이 금융업에서는 정말 치명적"이라며 "금융이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룰 베이스를 적용해 AI가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과의 협업 과정에서도 이 같은 통제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규제 준수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드레일을 28개가량 마련했으며 AI가 생성한 정보는 원문 출처와 연결해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AI에 자유도를 많이 줄수록 환각이 잦아지는 것을 체감했다"며 "핵심 영역은 AI 모델에 맡기기보다 룰 베이스의 시스템적 통제로 처리하는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널뛰는 원자재 가격…B2B 예측 시스템으로 외연 확장"
어쎈드 개요/그래픽=이지혜
어쎈드 개요/그래픽=이지혜

금융기관 협업과 별개로 해외 수출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B2B 솔루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 한 곳을 대상으로 원자재 수출입 과정의 환헤지 의사결정을 돕는 솔루션의 PoC(개념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1%포인트만 움직여도 거래 단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수백억원이 오갈 수 있다"며 "이런 의사결정이 지금까지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이벤트와 환율, 물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헤지 비율과 시점에 대한 시그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에 대한 예측력을 높여 B2B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시간 뉴스를 재무 모델에 반영하거나 여러 문서를 분석해 투자심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목표는 금융 AI 서비스 자체가 아니다. 그가 창업 당시부터 구상했던 'AI 헤지펀드'다. 그는 "적은 인원으로 1조원 규모를 운용할 수 있는 AI 헤지펀드를 만드는 게 첫 창업 목표였다"며 "지금은 금융기관과 제조업 대상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와 의사결정 역량이 결국 다시 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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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산업 전반을 취재하며 투자·혁신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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