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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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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봄이다.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 엘리제궁의 돌계단으로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이양식을 위해 안뜰에 레드카펫이 깔려 있다. 지난 10년간 마크롱의 라이벌이자 경쟁자였던 극우 포퓰리스트 지도자 마린 르펜이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원국 중 하나이자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인 프랑스에서 정치적 지진을 일으키며 마크롱 후임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미소 띤 르펜이 마크롱과 함께 레드카펫 끝에 있는 검은색 세단으로 향한다. 그들은 악수를 나눈다. 마크롱은 차에 올라타고 르펜은 프랑스의 새 대통령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미래 전망은 더 이상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다. 르펜과 그가 이끄는 국민연합(RN)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례 없는 의석 수를 확보해 정치적 정당성을 새롭게 확보했고, 제도권 주류에 진입한 이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마크롱은 1년 반 전 재선
일본에는 '와타나베'란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이 32만 5000명에 달한다. '이토'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의 수는 거의 비슷하고 '스즈키'는 훨씬 더 많으며 '사토'는 거의 두 배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십 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은 모든 일본 가정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통용돼 왔다. 집안의 주된 의사결정권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신화적인 가모장(家母長) 같은 것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의 기적적인 성장기 이래 수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의 금융 화력은 일본의 지역 은행장과 뒷골목의 금 소매상부터 월스트리트의 채권 트레이더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와타나베 부인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의 가계는 2100조 엔(1경 9000조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현금 및 현금성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가계는 각각 금융자산의 13%와 31%
일본의 닛케이지수가 1월 11일 약 34년 만에 3만 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마지막으로 3만 5000을 넘어선 것은 '거품경제'가 최고점에 있었던 1990년 2월 하순경이었습니다. 일본 경제는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을 경험해왔는데 최근 십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을 보였고, 닛케이지수는 작년에 28% 상승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상승랠리 중입니다. 일본이 경제성장하게 된다면 지정학, 경제, 무역,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관계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입니다. 30여 년간 성장을 멈췄던 일본 경제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연말에 예고한 대로 총리를 교체했습니다. 신임 총리는 동성연애자로 커밍아웃한 34세의 가브리엘 아탈입니다.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출신으로 사회당원이었던 그는 2016년 마크롱이 창당한 '전진하는 공화국'('앙마르슈')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2018년에 당 대변인 자리에 오르고 그해 10월에 29세의 나이로 교
처음에 등장한 것은 여러 언어가 새겨진 콘크리트 표지석들이었다. 1990년대 중반 필리핀 해군 조종사들이 정찰 비행 중 이를 발견하고 부대를 보내 이를 제거했다. 그다음은 오두막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 어부들이 피난처로 삼을 법한 작은 나무 구조물들이 무인도에 등장했다. 이를 발견한 조종사 중 하나인 알베르토 카를로스는 당시에는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나중에서야 카를로스는 자신이 중국의 남중국해 정복 초기 단계를 목격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중국은 척박한 바위섬 여럿에 정보 수집 장비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점령지 7개소에 3200에이커(390만 평)가 넘는 땅을 추가했다. 남중국해는 아마도 세계에서 분쟁이 가장 치열한 수로일 것이다.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대만이 모두 이곳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만큼 호전적으로
물론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양측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양측 주민들에게 번영과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대통령은 거의 15년 전에 막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든이 말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중동에서는 역사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가자지구의 전쟁은 다시 한번 평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지만, 지난 10월 7일 120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학살되고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약 1만 6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12월 7일 현재) 상황에서 이는 공허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이 성스러운 땅에서 이렇게 많은
아다니아 쉬블리(1974~ )는 팔레스타인 작가이자 미디어와 문화학 연구자이다. 영국과 프랑스 텔레비전의 911 테러 및 후속 전쟁 시각화에 관한 논문을 쓰고, 소설 세 권과 에세이 한 권을 출간하고, 여러 매체에 희곡, 단편소설, 산문을 발표했다. 이 중 『사소한 일』(2017)은 전승희 번역으로 강에서 출판됐다. 팔레스타인인은 1920년부터 1946년까지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고 1948년 이스라엘에 의해 추방과 강제 이주를 당하면서, 이후 영토 대부분을 빼앗겨 전통적 유목 생활을 누리는 대신 거주지 제한을 겪고 있다. 지도에서 팔레스타인을 가리키는 아무런 표지가 없고, 아랍과 아랍인이 멸칭이 되고, 이스라엘의 공습경보를 들을 때마다 공포에 말이 막히는 경험을 해오면서, 쉬블리는 이러한 언어의 누락, 삭제, 폄훼, 불능, 침묵을 사유와 글쓰기의 깊은 원천으로 삼는다. 2023년 10월 18~23일 개최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쉬블리에게 리테라투어상이 수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예언가 팀은 2023년 예측에서 단 세 개의 오답만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 세 개가 많이 빗나가긴 했지만 말이다. S&P 500 지수는 10% 이상 하락하리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20% 이상 상승했다(대부분 기술주 7개 종목이 주도한 것이지만). 유럽은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을 겪지 않았다. 물론 우리는 매우 추운 겨울에만 발생할 것이라고 했었다(2023년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연쇄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는 없었다. 최근 에티오피아가 디폴트를 선언하긴 했다. 올해도 전쟁과 군사 행위에 대한 질문들--이스라엘과 하마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 사이--을 다룬다는 것은 오늘날 세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요한 사안에 대한 예측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어려운 듯하다. 그러나 그 어떤 질문보다 많은 FT 기자들이 다뤘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해 에드워드 루체(FT 미주부 에디터·칼럼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사실상의 '신년사'에 해당하는 연설을 했는데, 내용이 매우 위협적이었습니다. 이 연설은 1월 1일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선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규정했습니다. 2023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호칭 사용과 궤를 같이하는 '두 개의 다른 국가' 개념을 따른 표현입니다. 표현은 강경한데 핵심 내용은 '2 국가'입니다. 같은 민족이니 통일해야 한다는 식의 정책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사실 통일에 대한 의지가 남북한 서로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을 하지 말자' '두 개의 다른 나라로 지내자'는 메시지가 한반도 평화에는 유리할 수도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측의 표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 눈여겨봐야 할 연설 내용은 "유
영국 왕립미술원의 흥미로운 새 전시 '종이 위의 인상파 화가들'에서 19세기의 수도 파리가 우리에게 다채롭고 직접적이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마네는 비오는 어느 날 창문 밖을 내다보면서 연필과 잉크 붓을 날세워 쓱쓱 연속된 선으로 오가는 우산들과 흔들리는 마차들을 (1878)에 담아낸다. 르느와르는 풍성한 검은 망사 장식을 두르고 지나가는 한 여인을 파스텔로 그린다. 여인은 힐끗 곁눈질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몽마르트르 윤락가에 있는 툴루즈 로트렉 (1895)에서 레즈비언 커플의 부드러운 윤곽선을 채찍을 휘두르듯 빠르고 단절 없는 선과 연한 구아슈 물감으로 그린다. 녹음이 우거진 파리의 한쪽, 베르트 모리조는 (1883년 이후)를 공기처럼 가볍고 능숙하게 수채화로 그려낸다. 작가의 우아함은 거의 무심에 가깝다. 전시 자체가 마치 흩뿌려진 진주를 보는 것 같다. 여기저기 흩어진 점, 선, 번진 자국, 소용돌이 모양들은 스
내가 AI를 볼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 다시 말해 AI의 지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인류를 능가하리라는 위협이다. 오늘날의 최첨단 인공지능은 아직 특이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에베레스트 등정을 간절히 갈망해서 몇 년에 걸쳐 이를 준비하고, 거기에 막대한 돈을 쓰며, 등정으로 몇 주 동안 스스로를 고되게 하고, 계속해서 목숨을 건다. 당신도 그런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헬리콥터를 타고 산정에 착륙해 멋진 경치를 만끽하겠는가? 그럼 외국어의 은유적 에베레스트를 확장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지난 한 달 동안 내 삶에서 일어난 두 가지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이런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 2주 전, 나는 처음으로 2018년 촬영된 나의 모습을 끝까지 봤다. 당시 나는 중국 항저우에서 만난 젊은이 20여 명 앞에서 3분 동안 힘겹게 중국어로 즉석 스피치를 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상하이의 AI
美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생성형 AI의 학습을 위해 기사를 무단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챗GPT 개발운영사인 오픈AI와 이 회사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소했습니다. 수십억달러(수조원 상당) 규모의 저작권 침해를 입었다는 것입니다. 챗GPT는 인터넷상의 방대한 자료들을 모아 문장이나 화상을 생성해내는데, 사실 이런 자료들을 '무단 사용'한다는 의혹을 받을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챗GPT가 자신의 노력과 창의력으로 그런 자료를 만들기보다는 수많은 자료들을 모아 그럴듯하게 '짜집기'하기 때문입니다.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가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AI의 이른바 학습데이터에 관한 저작권문제는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고, 미국의 저작권법에서는 목적의 공정성 등의 일정 요건을 만족시키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어서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은 AI가 학습에 사용한 저작물에 관한 규칙을 검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카슈미르의 부대를 방문할 때 종종 군복 차림을 한다. 11월 25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꽉 끼는 공군 조종사복을 입고 방갈로르 상공으로 테자스 전투기를 타고 출격했다. 인도에서 설계된 이 비행기는 인도가 자국산 무기를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모디 총리의 의지를 담고 있으며, 또한 인도 국방의 많은 문제점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전투기는 생산 및 배치가 예정보다 20년이나 늦어졌고, 엔진 출력도 부족하며, 인도 조종사들로부터 경멸을 받고 있다. 인도의 지정학적 힘이 커지는 것은 상당 부분 인도가 중국의 힘을 견제할 수 있다는 희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140만 명의 상비군을 보유한 세계 2위 규모의 인도 군대를 현대화하는 것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테자스 같은 실패 때문에 인도군의 현대화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인도군은 여전히 소련의 구식 무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성공적인 현대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해도 수십 년이 걸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