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O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총 638 건
나는 따분하다. 당신도 따분하다. 우리 모두 따분하다. 우리의 책,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끝도 없이 단조로운 넷플릭스 플레이리스트가, 우리의 음악, 연극, 예술이 지루하다. 요즈음 문화는 격렬하게 조심스럽고 신경질적으로 공손하며, 진심 어리게 적당하고 끈덕지게 명백하며, 무엇보다도 음울할 정도로 뻔하다. 결코 이미 알려진 범위 너머를 배회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로버트 휴즈는 모더니즘 예술을 두고 '새로움의 충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젠 충격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새로운 것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것, 두드러지고 독창적인 것, 괴이하고 흥미로운 뇌의 산물도 없다. 적당한 건 있다. 때론 훌륭하고 잘 만들어진 것, 프로페셔널하고 시간 때우기에 좋은 것도 있다. 하지만 격렬하고 잊을 수 없는 것, 아무런 설득도 없이 우리의 삶을 바꾸길 명령하는 그런 것은? 이젠 그런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듯하다. 무엇 때문일까? 물론 '워우크'(woke)가 첫째다. 정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히로시마 G7 회의에 깜짝 초대됐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서방 선진국들로 구성된 기존 G7이나 한국은 환영한 반면,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는 반발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이 이번 G7회의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장소로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2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결국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일정상의 이유'로 회담이 불발되었다고 했지만 브라질이 그간 지켜왔던 '중립' 때문에 양자회담을 꺼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G7은 전쟁 이야기를 하는 장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G7에 초대된 또 다른 글로벌 사우스 대국인 인도네시아도 G7이 러시아와 중국 성토장이 된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유력지 '컴퍼스'는 '세계에서 중요성을 잃어가는 G7'이라는 제목으로 G7의 운영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자신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G7 정상회담에서 서구 지도자들을 만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가장 먼저 거론될 것이다. G7 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첫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히로시마이며 G7 회원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모두 러시아의 "무책임한 핵무기 거론"과 군사적 침략을 규탄한 바 있다. 하지만 특히 일본에게 G7은 또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가안보와 경제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경제안보'에 대해 논의할 기회라는 것이다. 약 50년 전 G7이 시작된 것도 경제안보를 위한 노력에서였다.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일본과 서구의 지도자들은 협력을 모색했다. 수입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일본이 오일쇼크를 맞자 주요 언론에서는 "국가의 존립 자체"가 걸렸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한때 급속도로 번영을 구가하던 일본 경제는 전력 공급 중단과 인플레이션으로 흔들렸고 일본 경제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4월 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조 바이든은 앞서 한 번 싸웠던 도널드 트럼프와 다시 붙을 가능성을 즐기는 듯 보였다. 자신이 2024년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조종사용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바이든은 씩 웃었다. "제가 유일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를 잘 압니다. 그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요."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니고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지 막 하루가 지난 때였고, 80세의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불식시키려 애쓰던 중이었다. 대선까지는 아직 18개월이나 남아 있고 그 사이에 정치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지만, 많은 분석가들도 2020년 대선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본다. 3년 전에 패배했지만, 트럼프는 뉴욕 맨하튼에서의 형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에서 동남아시아보다 집중적인 압력을 받게 된, 혹은 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을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거의 7억 명이 살고 있는 이 지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의 실험장으로 여겨지곤 한다. 베이징은 동남아시아를 종종 자국의 "주변부"로 부르곤 한다. 또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하에 동남아시아에 다양한 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해역에 강한 군사적 존재감을 쌓아가고 있다. 워싱턴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주도 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심지어 중국산 시스템이 낮은 비용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파트너와 동맹국들이 다양한 중국 기술 금수조치에 협조하기를 원한다. 동남아시아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요구들은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냉전 기간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은 소련과 미국 (그리고 나중에는 중국이) 패권을 두고 다투었던 거대한 투쟁의 주요 무대가 되어 있었다. 그 경
언어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은 "말 한 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등 말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이 상당수다. 반면에, "말 속에 뼈가 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이 씨가 된다" 등 언어가 가진 힘을 인정하면서도 그 표면적 의미를 넘어서는 언어의 파급력, 그리고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 과정에서의 예기치 않은 부작용에까지 눈을 돌리게 하는 옛말들 또한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말은 어떤 일을 하는가? 과연 사람들 사이의 소통은 가능한 것인가? 2022년 전미도서상 시 부문 수상자인 존 킨(John Keene)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여러 낱말들의 숨은 의미를 되짚어 보는 이 시에서 이 질문들을 던진다. 사실, 이 질문들은 이미 수백 년 동안 많은 문학 작품들의 주제의식이 되어 왔고 지난 수십 년 동안에는 철학과 비평이론의 중심에 있어 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의 시가 지니는 새로움과
작년 가을부터 챗GPT나 DALL-E 2 같은 생성AI 앱들이 등장하면서 최신의 인공지능 제품이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투자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최신 제품들이 제시하는 사용 방법들을 보면 존재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기보단 이미 존재하는 해법을 가지고 이걸 써먹을 수 있는 문제를 찾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바로 '솔루션주의(solutionism)'이다. 기술 비평가 에브게니 모로조프가 창안한 어휘인 '기술적 솔루션주의'는, 복잡한 딜레마의 핵심 문제들을 보다 단순한 공학적 문제들로 환원시키면 그 딜레마를 해결, 또는 완화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착각에 기반한 믿음이다. 솔루션주의는 세 가지 이유로 매혹적이다. 첫째, 심리적으로 안심을 준다. 이 복잡한 세상에서 어려운 문제를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면 기분이 좋다. 둘째, 기술적 솔루션주의는 재정적으로도 매력적이다.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어려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적당한
2011년, 호주 멜버른의 모나쉬 의대 산부인과 교수인 벤 몰 박사는 한 이집트 연구자가 학술 저널에 발표한 자궁 근종과 불임에 관한 논문이 철회됐다는 공지를 접했다. 학술지는 게재 철회 이유로, 해당 논문보다 먼저 스페인에서 나온 자궁 용종에 대한 연구와 동일한 수치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저자가 용종 논문 일부를 베낀 뒤 질병만 근종으로 바꾼 것이었다. 몰 박사는 "그때부터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논문 독자로서만의 경각심은 아니었다. 당시 그는 유럽 산부인과 저널의 에디터였고 종종 다른 저널에 제출된 논문도 심사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논문 2편의 심사를 맡게 됐다. 그는 '게재 불가'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1년 후, 그는 똑같은 논문이 의심스러웠던 데이터만 수정해 다른 저널에 실린 걸 봤다. 이후 그는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데이터 조작이 의심되는 저자들의 논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의심 가는 곳에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의 투광조명은 밤새 켜져있다. 4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8000에이커(약 980만 평) 규모의 단지에서 24시간 일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술라웨시의 우거진 우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 이 거대한 산업단지에는 항구, 공항, 중국인 노동자 기숙사, 4성 호텔, 모스크 3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IP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니켈을 대규모로 제련하기 위해서다. 오래 전부터 스테인리스 스틸의 핵심 원료였던 니켈은 최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그 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40년까지 전체 니켈 수요의 70%가 클린에너지 기술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네시아에게 이는 엄청난 기회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세계 최대의 니켈 산지로 2022년 현재 세계 니켈 수요의 거의 절반을 채취하고 있으며, 이제 전기자동차 생산망의 주요 기지로 발돋움하려 한다. IMIP는
1700년 무렵 마다가스카르는 카리브해 해적들이 막 호황을 누리던 인도양 해로를 약탈하기 위해 이동하는데 필수적인 경유지가 되었다. 이 섬 북동부 해안의 한적한 항구에 해적들은 암보나볼라, 생트마리 같은 타운을 세웠다. 항상 뜨내기 거주자가 수천 명이나 있었지만 제대로 된 정부 같은 것은 없었던 이 정착지 타운은 서인도 제도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비공식 해적질 인프라의 한 부분이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유작인 에 따르면, 이 섬들은 정치적 상상력과 자유의 온상이기도 했다. 해적과 마다가스카르 현지인 간의 만남은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었지만, 파리(루소)와 쾨니히스베르크(칸트)에서 수만 리 떨어진 이 곳에서 급진적인 형태의 민주적 통치와 "계몽주의 정치사상의 여명" 같은 것이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레이버는 인류학자이자 사회 이론가로서 최고 수준의 학자였다. 또한 자신이 혐오했던 불평등과 권위에 대한 반대라는
인도태평양에서의 미중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후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파푸아뉴기니 사이에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 해안경비대가 파푸아뉴기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순찰할 수 있게 되고, 파푸아뉴기니는 미국의 위성정보를 이용해 자국 해역을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참고로 시진핑 중국 주석은 2918년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습니다. 중국이 남태평양 지역의 다른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와 2021년에 맺은 협정이 미국과 호주 등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올해 2월에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30년만에 재개관했습니다. 작년 9월에는 미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열고 8억 달러 규모의 경제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남태평양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니아르는 자신이 태어난 이라크 북부의 주르칸을 떠나 새로운 삶을 꿈꿨다. 자니아르의 가족은 그 꿈을 위해 1만1000유로(약 1600만 원)을 치렀다. 아버지는 땅을 팔았다. 결국 자니아르는 자신의 목숨까지 대가로 치러야 했다. 현지 이민 관련 단체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에만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5만6000명 이상이 지정학적 불안과 경제적 기회의 부족으로 이주를 택했다고 한다. 20세의 자니아르도 그 중 하나였다. "자니아르는 학교를 중퇴했어요." 자니아르의 아버지 무스타파 미나 나비는 주르칸에 위치한 자신의 시멘트 집 바깥에 있는 정원에서 장미를 가꾸면서 회상했다. "학교를 졸업한 애들도 직업을 못 구했다고 하더군요.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 정착해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겠습니까?" 자니아르는 영국으로 건너가 바버샵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2021년 11월말의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차디찬 영국 해협에서 끝을 맞았다. 자니아르는 영국 이주를 위해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