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부족 아닌 진입장벽 때문"…스타트업들이 본 청년문제 본질

"의지부족 아닌 진입장벽 때문"…스타트업들이 본 청년문제 본질

최태범 기자
2026.10.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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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지연 월급쟁이부자들 클래스팀 리드, 조윤진 레디앤스타트 대표,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 /사진=3사 제공
(왼쪽부터)김지연 월급쟁이부자들 클래스팀 리드, 조윤진 레디앤스타트 대표,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 /사진=3사 제공

청년들이 자산을 쌓고 취업에 필요한 경험을 만들며 일터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스타트업들의 진단이 나왔다. 청년 문제를 개인 의지나 노력 부족으로 치부하기보다 커리어 및 자산 형성의 첫 문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열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 미디어 세미나'에는 조윤진 레디앤스타트 대표와 김지연 월급쟁이부자들 클래스팀 리드,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각사가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겪는 일자리와 자산 형성, 이동 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각 기업들의 분야는 달랐지만 문제의식은 맞닿아 있었다. 청년들이 포기하거나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음에도 준비를 실제 경험과 소득, 기회로 연결해주는 접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업은 경험 묻는데 청년은 경험이 없다"

조윤진 레디앤스타트 대표 /사진=레디앤스타트 제공
조윤진 레디앤스타트 대표 /사진=레디앤스타트 제공

조윤진 대표는 커리어 멘토링 플랫폼 '잇다'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청년 고용 문제의 핵심이 '경험 미스매치'에 있다고 꼽았다. 기업은 신입에게도 직무 경험을 요구하지만 청년은 첫 경험을 쌓을 기회가 부족한 모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잇다는 실명과 소속을 공개한 현직자 멘토 약 3500명이 활동하는 커리어 멘토링 플랫폼이다. 조 대표는 2013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청년들이 남긴 질문 5만6030건과 현직자가 작성한 답변 4만1552건을 분석했다.

데이터에서 나타난 변화는 뚜렷했다. 청년의 질문은 과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가능성 탐색에서 '어떻게 붙을까요'를 거쳐 최근에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요'로 이동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기업은 경험을 묻고 청년은 경험이 없다고 말한다"며 "청년은 준비 방법을 묻고 현장은 경험을 말하는 만큼 그 사이를 잇는 작은 경험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고용정책이 채용 인원을 늘리는 방식에서 경험의 접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직자 미팅과 하루·3일·1주일 단위의 프로젝트를 늘리고, 단순히 취업 여부만으로 경험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기업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면서 청년에게 필요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이 많아져야 한다"며 "한 번의 경험이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다음 경험과 포트폴리오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집 포기한 게 아니다…소득·자산 형성 경로 다변화

김지연 월급쟁이부자들 클래스팀 리드 /사진=월급쟁이부자들 제공
김지연 월급쟁이부자들 클래스팀 리드 /사진=월급쟁이부자들 제공

자산 형성과 관련해서도 청년의 의지보단 높은 진입장벽이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지은 리드는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출발선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부업과 투자, 콘텐츠 수익화 등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자산을 쌓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월급쟁이부자들은 부동산에 집중됐던 교육 영역을 기초 재테크·부업·주식·콘텐츠 수익화로 확대했다. 내 집 마련 이전에 종잣돈을 모으고 월급 외 소득을 만들며 모은 자산을 굴릴 수 있도록 자산 형성의 시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 리드는 "자산이 적어 시작하기 막막하고 월급만으로는 거리를 좁히기 어려운 청년들이 많다"며 "각자의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득원을 확장하고 실행까지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월급쟁이부자들은 교육을 들은 뒤에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워크북도 자체 개발했다. 강의 진척도와 메모, 복습 퀴즈, 실행 기록, 질의응답 챗봇을 한곳에 담은 학습 솔루션이다.

그는 "교육의 성과는 단순히 강의를 수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의 고민이 실제 실행과 소득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며 "AI 도구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부담을 낮추고 작은 채널에서도 수익화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이동률 청년이 가장 높지만 이동 수단은 제한적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 /사진=지바이크 제공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 /사진=지바이크 제공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의 윤종수 대표는 주거와 일자리 사이를 연결하는 이동 역시 청년의 기회 접근을 막는 진입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윤종수 대표는 "이동은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행위가 아니라 학교에 가고 일하며 사람과 기회를 만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며 "집이 있고 일자리가 있어도 그 사이를 갈 수 없다면 청년의 하루는 시작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바이크가 인용한 통계청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인구 이동률은 24.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지만 개인 승용차 신규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불과했다. 이동은 많지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윤 대표는 공유 모빌리티에 대해 "대중교통 이용자를 빼앗는 경쟁자가 아니라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앞뒤 구간을 이어주는 보완재에 가깝다"며 전면 금지나 이동 제한보단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발표자들은 거대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청년이 당장 진입할 수 있는 작은 접점부터 늘려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자산을 형성하려면 일과 소득이 필요하고, 일을 얻으려면 경험이 필요하며, 경험과 일자리에 접근하려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조윤진 대표는 "청년들을 너무 절망적인 존재로만 다루는 것은 반대한다"며 "어떻게든 일자리를 얻고 첫 직장을 시작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청년들이 있고, 우리의 데이터에서도 그런 흐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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