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 투자하랬더니…'지역펀드' 투자금 절반, 수도권으로

단독 지방 투자하랬더니…'지역펀드' 투자금 절반, 수도권으로

유재희 기자
2026.10.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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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1~2025년 지역 모펀드 산하 자펀드 투자 4655억원 중 수도권 2220억원(47.7%)
지역 의무투자액은 전체의 45% 수준…나머지는 수도권 기업 투자 가능
자펀드 운용사 65%도 수도권 소재…이광재 예결위원장 "권역별 투자공사 추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광재 메가성장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메가성장특별위원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2.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광재 메가성장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메가성장특별위원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2. /사진=정병혁

지방 산업의 경쟁력을 살리겠다며 정부·지자체 등이 조성한 '지역 벤처펀드'의 투자금 절반이 수도권 기업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펀드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문제에 대응해 현장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권역별 투자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 벤처금융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태펀드가 출자해 결성된 지역벤처 모펀드는 총 12개(결성액 1조223억원)이다. 모펀드는 모태펀드와 지자체·공공기관·금융기관 등이 출자해 조성하는 상위 펀드다.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민간 운용사(VC)에 자금을 내는 구조다. 모펀드의 출자를 받아 실제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개별 하위 펀드(자펀드)들이 2026년 8월까지 444개 기업에 집행한 투자액은 4655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투자는 246개사 2435억원(52.3%), 수도권 투자는 198개사 2220억원(47.7%)으로 집계됐다. 지역기업을 키우기 위해 만든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개별 펀드별 실태를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1년 결성된 '충청 지역뉴딜 벤처펀드'가 출자한 자펀드들은 비수도권 기업에 411억원을 투자하는 동안 수도권 기업에는 732억원을 투자했다. 수도권 투자 비중이 64.0%로, 지역 펀드 간판을 달고도 지역 현지보다 수도권에 1.8배 많은 돈을 투자했다. '경남-KDB 지역혁신 벤처펀드' 역시 산하 자펀드의 수도권 투자 비중은 53.2%였다.

제도상 수도권 투자를 허용한 설계도 지역 벤처펀드의 수도권 쏠림 배경으로 지목된다. 2021~2024년 지역 모펀드의 지역 의무투자 기준은 '지방정부 출자금의 2배 이상'에 그쳤다. 지자체 출자 비중이 낮다 보니 같은 기간 조성된 지역 모펀드 6134억원 가운데 지역 의무투자액은 2775억원(45%)에 불과했고, 나머지 55%는 수도권에도 투자할 수 있었다. 충청 지역뉴딜 벤처펀드 역시 지역 의무투자액은 306억원이었지만 산하 자펀드의 수도권 투자액은 732억원으로 비수도권 411억원의 1.8배에 달했다.

운용사의 수도권 집중도 또 다른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12개 지역 모펀드의 자펀드 운용사 88곳(공동운용 포함) 중 65%에 달하는 57곳이 수도권에 본점을 두고 있었다. '경북·전남 지역혁신 벤처펀드'는 운용사 3곳 모두가 수도권 소재였다. 2026년 7월 말 기준 전국의 벤처투자회사 253곳 중 225곳(88.9%),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투자회사 59곳 중 53곳(89.8%)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의 심사역이 서울에서 발굴한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에서 펀드 이름을 '지역'으로 바꾼다고 해도 결과가 달라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나온다.

이광재 의원은 "지방에 투자하라고 만든 국가 펀드의 절반이 수도권으로 가는 것은 제도가 애초에 그렇게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돈은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 지역에 돈을 단순히 내려보내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이 직접 투자를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혁신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 특화된 산업과 투자 여건에 맞춰 민간 자본의 활력을 권역 단위로 집중시켜야 한다"며 "이제는 지역별로 자본과 전문 인력, 투자 결정권을 함께 갖춘 권역별 투자공사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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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기자

저는 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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