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도소장 상대로 "닭갈비·빼빼로 달라" 행정심판 낸 성범죄자...혼자 975건 냈다

단독 교도소장 상대로 "닭갈비·빼빼로 달라" 행정심판 낸 성범죄자...혼자 975건 냈다

이태성 기자
2026.10.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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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정감사]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박균택 의원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박균택 의원실

#2022년 중감금치상, 아동청소년의성보호의관한법률(성착취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2023년부터 말도 안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2024년 10월 홍성교도소장을 상대로 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화번호 부존재 결정 취소 심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번호를 교도소장이 가지고 있을 리 없는데도 말도 안되는 행정심판 신청을 내고 본 것이다.

A씨는 그해 11월에 춘천교도소장을 상대로 춘천닭갈비 지급의무 이행 심판 청구,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빼빼로 지급의무 이행 심판을 청구했고 12월에는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계엄령 해제 요구 의결 취소 심판을 청구했다. 이 행정심판 청구들은 모두 각하 처리 됐는데, A씨는 이 의미도 없고 본인도 얻을게 없는 행정심판을 지금도 청구하고 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A씨가 낸 행정심판 건수는 975건에 달한다. 이중 스스로 취소한 것이 294건이지만 사건이 진행돼 기각된 것이 170건, 각하된 사건은 495건이다.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 등으로부터 권리 및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행정심판 제도가 일부 수용자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교정당국이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용자들의 행정심판·행정소송 청구는 2022년부터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382건에 불과했던 사건 수는 2023년 610건, 2024년 1191건, 2025년 106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사건 수도 707건에 달한다.

행정심판은 비용이 무료에다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처리된다는 특징이 있다.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행정심판 청구를 남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청구된 행정심판 중 인용된 건수는 5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각하되거나 기각됐다. 심판을 청구한 수용자 본인이 스스로 취하하는 경우도 30%가 넘는다.

이로 인해 교정당국은 불필요한 행정력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을 경우 교정공무원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이뤄지기도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정공무원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은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총 3114건, 피소된 공무원은 6331명에 달한다.

박 의원은 "수용자라는 이유로 정당한 권리구제 기회가 제한돼서는 안 되지만, 권리구제와 무관한 반복·남용 청구까지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구조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불필요한 청구 대응에 교정공무원의 인력과 시간이 낭비되면 정작 중요한 수용자 처우와 교정·교화 업무에 투입돼야 할 역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유사 내용의 반복 청구나 명백히 권리구제 목적과 무관한 청구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걸러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상습적인 남용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한이나 제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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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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