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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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2028년까지 투입하기로 한 돈은 6000억달러다. 한화로는 약 90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민국 올해 국가예산인 728조원 보다 많은 돈이 빅테크 회사 한 곳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비용으로 쓰이는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xAI, 아마존, 오픈AI 등 유력 빅테크들의 프로젝트에 미국 외 유럽·아시아 지역의 투자까지 모두 합친다면, '조' 단위가 아닌 '경' 단위의 베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허언이 아니다. 최근 미국 테네시·앨라배마·조지아 3개주를 방문했을 때 미국 곳곳에 일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건너편에 끝없이 펼쳐진 부지가 바로 메타의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곳이라고 들었다. 실제로 일부 중장비들이 기초 작업을 시작하려는 모습이 보였고,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도 일론 머스크의 xAI가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진행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원래 고교학점제를 구상할 때 학부모의 역할도 명기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소성취기준에 미달하면 학부모도 자녀가 성실히 학업에 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결국 학부모는 빠지고 교사만 책임지게 됐습니다. 학부모는 정치적으로 표가 되기 때문에 심기를 건드리기 어려운 거죠. " 한 교육계 인사는 정부가 점점 '학부모가 불편한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올바른 부모 역할'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사례는 여럿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경계선 지능 등이라도 학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서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긴급지원이 가능하도록 초안이 마련됐지만 '부모의 친권 침해 우려'에 입법 과정에서 삭제됐다. 매년 약 2만5000건이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가 부모인 비율은 84%(2024년 기준)로 압도적으로 높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한해 30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부모수당, 아동수당 등을 수급하는 보호자에게 성장 단계별 양육정보를 제공하는 부모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권고'에 그친다.
이제 출시 한 달이 지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다. 보험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6세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하소연이 나온다. 실손 적자를 떠안고 있는 손해보험사 입장에선 이정도론 안된다는 것이다. 실손에서 가장 적자 규모가 큰 곳은 현대해상으로 증권가는 지난해 실손에서만 약 5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선 손해율이 높은 1·2세대 가입자의 5세대 전환이 중요한데 이미 손보업계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지 않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이다. 5세대 실손에선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제처럼 서민들이 가볍게 이용하던 비중증 비급여 항목이 보장에서 제외되거나 축소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험료는 이전처럼 꼬박꼬박 내는데 보장은 적어진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손보험 적자를 키워온 주범으론 소수 가입자의 '의료쇼핑'이 꼽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일 수 있고, 더욱이 병원에서 소비자에게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장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달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공급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공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30년까지 태양광 중심으로 설비를 증설한 뒤 이후 5년간 해상풍력 보급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 청사진을 뜯어보면 핵심 목표간 충돌이 발견된다. 정부는 '신속한 보급 확대'와 '획기적인 비용 저감'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계획에 "비용 인하가 보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고 명시했다. 비용 인하를 보급 가속화의 선결 조건으로 바라보는 인식으로 읽힌다. 하지만 시장 형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분야에서는 인과관계가 반대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기가와트(GW) 기준 수조원의 자본과 광범위한 제조업 공급망이 필수적인 해상풍력에서 더욱 그렇다. 일정 규모의 발전단지 건설이 확정돼야 공급망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짓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풍력단지 인근에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서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공급망 비용이 줄고, 발전단가도 낮아진다.
서울 시민들이 다시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사상 첫 5선 시장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민선 9기 서울시정의 출발은 절대 가볍지 않다. '부실 선거' 논란까지 겹치면서 공공 시스템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새 시정의 첫 과제는 행정 전반에 쌓인 불신부터 걷어내는 일이 돼야 한다. 시민의 신뢰를 흔든 것은 선거 과정만이 아니었다. 삼성역 GTX-A 구간 철근 누락 논란은 대형 인프라 전반에 대한 불안을 다시 키웠다. 또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는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도심 공사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낸 사고였다. 그뿐이 아니다. 한강을 오가던 유람선이 멈춰 시민들이 갇히고, 서울 곳곳에서 '땅꺼짐'(싱크홀)도 반복된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삼성역 GTX-A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문제를 먼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서울시청 출근길에서 "가장 먼저 챙길 일은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종로구 광장시장은 외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김밥, 떡볶이, 순대, 튀김 등 K푸드를 맛보려는 외국인으로 북적인다. 이곳에선 최근 유통업계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흥미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시장 상인회에서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에 입점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주력 상품이 1000원이고, 최고가 5000원을 책정한 다이소는 그동안 대형마트와 함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영업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 규제가 생겼고, 다이소를 비롯한 대형 유통 브랜드는 전통시장 인근에 신규 점포를 출점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 전통시장 상인회가 먼저 다이소에 입점 '러브콜'을 보낸 건 그래서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다이소가 전통시장의 영업권을 침해하기보다 많은 고객을 시장으로 불러올 수 있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핵심 점포)'로 인식되는 현실을 방증한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구매 수요가 옮겨가면서 전통시장과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한 대형 유통채널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생존 파트너'로 관계가 재정립된 것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한국 방문은 기업인의 출장이라기보단 글로벌 톱스타의 순회공연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황 CEO가 방문하는 곳, 그가 먹는 점심·저녁 메뉴는 연일 화제가 됐다. 특히 평소 대중 앞에 자주 나서지 않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식당에서 황 CEO와 격의 없이 삼겹살·치킨·냉면을 먹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방한을 단순한 이벤트로 보기엔 황 CEO가 남긴 숙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기업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글로벌 기업 CEO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를 한자리에 모이게 할 만한 인사가 몇이나 될까. 국내 기업이 하나같이 엔비디아와 '깐부'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블랙웰·베라루빈 등과 같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성능이 월등해 경쟁자가 마땅치 않고 이들 제품은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6·3 지방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전국 각지의 신공항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진 공항 관련 공약들은 더 이상 유세장의 구호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현실의 과제가 됐다. 이번 지선에서는 제주 제2공항, 경기국제공항,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 서산공항 조기 개항 등이 새롭게 거론했다. 정치권이 거듭 공항 관련 공약을 내놓는 건 그만큼 공항 공약이 지역 발전의 상징으로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늘길이 열리면 기업과 관광객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지방의 소외감을 파고든다. 그러나 활주로가 놓인다고 해서 모든 게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공항의 성공 여부는 건설 자체보다 이용객과 항공 수요, 배후 산업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공항 건설이 지역 발전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실제 양양국제공항 등 이미 전국 지방 공항의 70%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며 '유령 공항'으로 전락했다. 엄밀한 타당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선거용으로 던져진 '정치 공항'은 결국 막대한 재정 부담을 남길 뿐이다.
1회당 10만~15만원, 많게는 30만원까지도 부르는 게 값이었던 도수치료가 오는 7월부터 '4만원대 정찰제'로 바뀐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건강보험에서 정한 가격)와 급여 기준안을 마련하면서다. '관리급여'란 적정 의료 이용 관리가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행위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선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조치로 전국 어디서든 병·의원이 도수치료를 시행하고 받는 수가는 4만3850원(1회 30분 기준)이다. 그중 환자가 4만1658원(본인부담률 95%)을 내면, 나머지 5%(약 2200원)는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한다. 횟수는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다면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최대 24회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들 환자가 연간 횟수를 초과하면 도수치료를 질환 치료 목적으로는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이런 변화는 그간 환자가 도수치료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대부분을 보상받으며 제한 없이 받던 관행을 정부가 끊어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2022년 취임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임기 중 네차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대법관 중에 대국민 사과를 이처럼 자주 한 사람은 드물다. 노 위원장은 2022년 대선 때 소쿠리 투표 논란, 2023년 고위 간부 자녀 특혜채용 논란, 2025년 대선 때는 사전투표용지 반출 논란, 그리고 올해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논란에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낭독해야 했다. 4번의 사과 중 3번이 선거 관련으로, 2022년부터 치러진 모든 선거 때마다 국민들은 노 위원장의 사과를 들었다. 이때마다 선관위는 '선거를 보다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이번에는 결국 노 위원장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히 선관위원장의 사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 일어났던 논란은 선거 관리 부실에 그쳤다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 침해로 직접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선거 후 남는 투표용지가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했다고 해명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의 주제는 대개 주식과 부동산이다. 누가 얼마를 벌었고 어떤 자산이 얼마나 올랐는지로 시작해 이야기가 한참을 이어진다. 누구는 성과급으로 수억원을 받는다 하고 누구는 주식으로 몇 배 수익을 냈다고 한다. 강남 아파트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강남 어디 아파트는 평당 2억원이 넘었다 하고 한강변 재개발 단지는 국민평형 분양가가 30억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대화를 듣다 보면 마치 세상 모든 자산의 가치가 뛰는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많은 사람들의 현실은 다르다. 월급 상승을 물가와 견주어보면 실질 소득은 매번 제자리걸음이다. 꼬박꼬박 저축해도 월급으로는 자산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주식도 없고 집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린다. 과거에는 '벼락부자'라는 말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 요즘은 스스로를 '벼락거지'라고 자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런 박탈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최근에는 강남이나 한강변 아파트뿐 아니라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의 중저가 아파트도 적지 않게 가격이 올랐다.
28. 5%와 마이너스(-) 9. 9%. 지난 5월 코스피와 코스닥 등락률이다. 코스피는 8000선을 넘어 9000선을 향해 가며 전례 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지난 4월 말 장중 1229. 42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반에 실적 개선 기대와 인공지능(AI)·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닥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다.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극복해 나가는 동안 코스닥은 여전히 자신만의 디스카운트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1996년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코스닥은 벤처·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로 기대를 모았다. 닷컴 버블 시기에는 지수 3000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블 붕괴 이후 반복된 테마주 열풍과 부실기업 문제,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 문화는 코스닥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그 사이 나스닥은 1000선 수준에서 2만7000선에 근접했고, 코스피 역시 800선에서 8000선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