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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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이 큰일을 해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파이프라인(DD01, 자보페그듀타이드)의 미국 임상 2상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신약 연구 역량을 뽐낸 쾌거다. 디앤디파마텍의 DD01 임상 2상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MASH 치료제는 개발 난도가 높은 품목이다. 실제 다수 글로벌 기업이 임상에서 쓴맛을 봤다. 반면 시장성은 뛰어나다. 전 세계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2년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진행한 장기(48주) 임상이란 점도 의미가 있다. DD01은 지방간 감소에 이어 MASH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3개 지표(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 MASH 해소 및 섬유화 개선 복합 달성)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특히 조직생검에서 효능을 입증하기 어려운 간 섬유화 개선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글로벌 기술이전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자금 쏠림이 심상치 않다. 지난 27일 7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14개를 쏟아냈다. 상장이후 3거래일만에 이들의 거래대금이 25조원을 넘었다. 이는 같은기간 ETF 거래대금의 23%에 달한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은 이미 타오르고 있던 반도체 랠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주가는 상장 이후 3일만에 30% 가까이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고 이때문에 몰려든 레버리지 ETF 자금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이른 바 상승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2X 상품을 놓고 ETF 운용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을 놓고 운용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이번에는 동일한 상품을 한날 한시에 상장하게 되면서 빅매치가 진행 중이다. 당국의 마케팅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이 상장 간담회를 개최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급히 같은 날 간담회를 잡았던 게 대표적이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서울에선 온통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얘기뿐이다. 그런데 시의원은, 구의원은 어떤가. 우리 동네 후보 이름을 묻는 순간 말문이 궁색해진다.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물며 경력과 의정활동이 기억에 남아 있을 리 없다. 지난 4년 우리 동네를 대표했다는 지방자치단체 현역 의원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지방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방선거의 꽃은 광역단체장이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어느 정도 조명을 받는다. 그러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는 대개 정당 기호 뒤에 숨는다. 정당만 보고 줄줄이 찍는 '줄투표' 성향 탓이다. 이 구조는 공천권을 쥔 지역 실력자에게 유리하다. 시의원과 구의원은 지방자치의 대표자이면서도 공천권자의 선거 기반으로 묶이기 쉽다. 지구당은 사라졌지만 지역 정치의 생활 조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역할이 지방의회 안으로 옮겨왔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가 곧 출범 1주년을 맞이한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은 '유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코스피 지수 8000 돌파, 성장률 제고, 수출 7000억달러 돌파 등 경제적 성과가 전면에 등장한다. 반도체 호황에 기댄 성과라는 박한 평가도 있다. 그러나 관세와 이란 등 '전쟁'이라는 단어가 빈번하던 시기에 통상 협상과 재정 정책 등에서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한 점은 인정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또렷해진 장면이 있다.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서울 세종로 1번지, 즉 청와대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거 정부와 비교할 때 그 정도가 강하다. 위기 상황에서 하향식 의사결정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을 수 있다. 그만큼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 세종로 1번지와 세종시의 물리적 거리만큼 그 간극이 벌어져 보인다. 국무회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과거 국무회의는 상상의 영역이었다. 몇 주 뒤 공개되는 회의록으로 국무회의 모습을 짐작할 뿐이었다.
27일은 '제2회 우주항공의 날'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주간(23~29일)을 맞아 다양한 대국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2회째지만 관심이 전년보다 뜨겁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나로우주센터 견학, 창작 고체연료 로켓 제작 등으로 구성된 '우주항공청 스페이스 캠프' 안내는 조회수가 1만회를 넘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한 참가자 학부모는 "예전에는 우주산업이라고 하면 막연히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스페이스X 같은 기업 뉴스를 보면서 실제 산업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 아이도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고 미래의 꿈을 키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주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통신망 구축, 우주 태양광 기반 데이터센터 논의 등으로 이제 우주는 단순 탐사의 영역을 넘어 통신, AI, 반도체, 클라우드, 국방이 융합한 거대한 산업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산업을 누가 만들고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면 인생 서사에서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빌려준 이는 금융회사가 아니었다. 스물 다섯, 변호사 사무실 개업이 막막했을 때는 조영래 변호사(전태일 평전을 썼던)가 500만원을 내줬다고 한다. 검정 고시 학원의 원장님도 사회 초년생인 이재명에게 수 백만원을 지원한다. 학원비가 없는 소년공에게 공짜로 학원을 다니게 한 은사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년동안 타운홀미팅에서, 국무회의에서 잊을만하면(?) "잔인한 금융"을 역설한 배경 중 하나는 소년공 시절, 사회 초년생 시절의 이같은 경험 때문은 아닐까, 짐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본인 스스로 금융의 '배제'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출범 이후 금융위원회는 '잔인한 금융'의 해법을 찾아 분주했다. 지난해 10월 새도약기금을 출범해 113만명의 달하는 장기 연체자의 빚 탕감에 나섰다.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소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 이후 5000만원 이하 빚을 연체한 324만명의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도 단행했다.
"급여 적정성을 통과했는데 약가 협상에서 결렬돼서 처음부터 다시 급여 절차를 시작해야 해요. "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약은 당뇨·비만 치료제인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다. 비만 치료 열풍을 타고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마운자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7억달러(약 13조원)로 최근까지 1위였던 MSD(미국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 매출액(79억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기존 치료제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큰 덕이다. 릴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고용량까지 투약할 경우 72주차 체중 감소율이 평균 20. 2%에 달했다. 게다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인 마운자로는 혈당을 낮추고 고혈압,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한다.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확률도 낮추며 수면 무호흡증 치료 효과도 있다. 간에 과도하게 쌓인 간 지방을 80% 이상 감소시키고 당뇨·비만 환자에게 흔히 오는 신장 기능 저하와 일부 신부전 발생 위험도 막는 효과도 보고됐다.
산업 구조조정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구조조정이 끝난 후에도 한참 뒤에야 득실이 드러난다. 기아를 인수한 현대차 사례는 당초 몰아주기와 부실 전염 우려를 샀다. 지금은 퇴출이 아닌 통합으로 자동차 산업의 체급을 키운 사례로 기록된다. 반도체 빅딜을 통해 하이닉스(SK하이닉스)가 탄생하는 과정도 누군가에겐 고통이었지만 결국 초유의 전략산업이 탄생했다. 아쉬운 사례도 있다. 당시 글로벌 7위 해운사 한진해운은 2017년 구조조정 명분 아래 공중분해됐다. 이후 글로벌 물동량이 늘고 운임이 치솟았다. 한진해운이 사라진 노선에서 나온 천문학적 수익은 외국 선사들이 나눠가졌다. 하다 만 게 오히려 나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조선업 구조조정이 좌절되면서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구도가 남았고, 그 덩치 그대로 '마스가'(한미 조선협력 구상)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 판단할 일이지만, 위기 앞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애리조나대 졸업식 축사에 나섰다가 학생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받았다. "이젠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팀을 이뤄 혼자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내게 될 것"이라는 AI 예찬론이 발단이다. 빅테크 거물이 취업을 앞둔 청년들의 반발에 직면한 장면은 미국 사회에서 확산하는 AI에 대한 불안과 반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들은 AI가 풍요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기술의 최전선인 실리콘밸리에서조차 인간 수준의 AI가 등장하면 '영구 하층민' 전락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는 게 외신의 지적이다. 3월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선 AI에 대한 순호감도가 -20%에 달했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을 훌쩍 웃돈 것이다. 논란이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대한 평가(-19%)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인들이 불법 이민보다 AI를 더 위협적인 존재로 여긴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 다른 조사에선 미국 젊은층 가운데 'AI에 희망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18%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국민적 관심사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노사협상이 결렬되고 반도체 공장 파업 이슈가 불거진 뒤 불과 한 달 보름여 동안에 국내 언론에서 1만4000여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번 파문은 이미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고, 500만명에 가까운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 번이라도 거래를 해봤던 이들과 그 가족들을 포함하면 사실상 거의 전 국민이 주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사 분쟁은 결국 해피엔딩입니다"는 잔뼈가 굵은 기업 노무 담당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극한 충돌을 벌이다가도 마침내는 악수하고 끝난다는 얘기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결국에는 '합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합의와 별개로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가 만만치 않다. '영입이익 N%' 요구, 대다수 국민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인 1인당 6억~7억원 수준의 성과급 등이 등장했다. 과거에는 꿈도 못 꿀 수백조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전쟁과 중동 전쟁이란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표가 증명한다. 한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 694%로 현재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주요 22개국 중 1위다. 미국(0. 494%)은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1. 3%), 인도네시아(1. 367%)도 제쳤다. 코스피는 한때 '8000피'를 찍었다. 이재명정부 출범 전 세계 13위 수준이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6위까지 올라섰다. 수출도 질주 중이다. 한국은 일본, 홍콩, 이탈리아 등 경쟁국을 제치고 1분기 기준 세계 5위 수출국이 됐다. 한국 경제 황금기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AI(인공지능)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600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반도체 로또'는 경제 전반에 선순환을 가져온다. 정부는 초과세수란 여윳돈이 생기고 노동자는 소득 증가로 보상 받는다. 주식 투자자는 막대한 투자이익을 챙긴다.
"해외 순방때마다 동포들의 목소리를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담만 나누기엔 (시간이) 아깝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인도 국빈 방문 당시 뉴델리 시내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감담회에서 한 말이다. 취임 이후 해외 순방에서 이 대통령이 취합한 재외동포 민원은 약 1400건에 달한다고 한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간담회를 지양하고 현장 소통 과정에서 들어 온 민원을 일일이 집계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정상외교 회복에 주력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키워드다. 재외공관을 수출 거점과 K-컬처 확산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선 외교부의 '재외공관 역할 재창조 이행계획'이 주제로 올라오기도 했다. 지역별·분야별 거점공관으로 재배치하는 재외공관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생생한 민원 접수는 해외동포 권익 향상과 재외공관의 업무 방식 혁신의 마중물이다. 혁신의 주체는 사람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언젠가 국무회의에서 "공관장이 어떤 자세를 갖고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사에 따라 수주·수출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