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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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명태균-김건희 공천개입 스캔들과 통일교의 조직적 당원가입 사건이 벌어졌는가. 과연 우연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는 강성당원이 공천을 좌우하고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되는 대중정당의 구조에선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여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 비중을 높이는 공천룰을 선택했다. 이는 문제해결에 반하는 조치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서 상무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 반영했고 국민의힘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기존 50대50에서 70대30으로 강화하려 한다. 명분은 '당원 참여 확대'지만 실상은 강성당원과 팬덤의 극대화다. 문제는 이런 공천룰이 정책과 능력보다 충성도와 팬덤 친화성을 기준으로 공천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개딸' '윤어게인' 같은 극단적인 팬덤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 뻔하다. 이 상황에서 후보자들은 중앙당과 팬덤에 줄을 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는 주민을 대표하는 선거가 아니라 당내 강성팬덤이 승부를 겨루는 장이 된다. 지방정부·의회는 중앙정치에 종속되고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는 껍데기만 남는다.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시작됐다. 작전명 '앱솔루트 리졸브'로 명명된 특수부대의 기습공격을 통해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하는데 성공했고 미국으로 압송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CIA는 마두로 대통령 측근을 정보원으로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석유부국 베네수엘라를 좌익혁명의 기지로 만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계승한 마두로 대통령은 그동안 강압적인 통치로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유엔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는 물론 권력유지를 위한 살인, 고문, 성폭력, 무차별적 구금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정치적 탄압을 피해 약 80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은 해외 이주를 선택했고 이는 중남미는 물론 미국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차베스 대통령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지했지만 직접적인 군사행동은 자제해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특정 국가를 장악해 정권을 교체하고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수백억 원의 해킹 사고는 국내 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다시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번 사태에서 더 시급하게 짚어야 할 지점은 사고 자체보다 대응방식이다. 과거 몇 년 전 국내 1·2위 대형 거래소가 연달아 해킹을 당했을 때도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고 결국 전액 보상이라는 임시처방으로 상황을 봉합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넘기려 한다면 한국 가상자산산업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국내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닌 구조적 불안정성이다. 상장에서부터 매매, 예치, 운용 등 모두 한 조직 안에 묶여 있는 구조에서는 높은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사후 보안 강화나 피해자 구제와 같은 단기 미봉책만 반복해왔다. 이제는 단기 땜질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을 지탱할 튼튼한 생태계와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100조원 이상의 한국인 자산이 소수 거래소에 집중되는 동안 외국인과 법인 투자가 사실상 배제된 환경 또한 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저출생과 주력산업 성숙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핵심 기반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주요국은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벌이고 있고 기업들 역시 AI 전환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한다. 지금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은 AI 기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데 얼마나, 그리고 어디에 자원을 집중 투입할지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를 포함한 첨단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께서 얼마 전 우리나라가 일정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2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요하며 이에 소요될 자금만 대략 1400조원에 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투자자금 전부가 정부 재정으로 충당되는 것은 아니고 민간과 글로벌 자본의 참여도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정책재원으로 AI 경쟁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국가간 경쟁이 전면화된 AI 분야에서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중국 같은 방식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은 더 강력한 자물쇠를 찾아왔다. 겉으로 보기에 출입구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해진 듯하지만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누구인가'라는 접근 시점의 검증에만 집중해 왔을 뿐 '언제까지 신뢰할 것인가'라는 신뢰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ID와 비밀번호로 대표되는 지식 기반 인증에서 출발한 인증 기술은 일회용 비밀번호와 같은 소유 기반 인증을 거쳐 최근에는 지문이나 얼굴 인식과 같은 생체 기반 인증으로까지 확장됐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증이 작동하는 보안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의 방식은 공통으로 로그인 시점의 신원 확인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일단 로그인에 성공하면 세션과 권한은 장시간 유지되며 시스템은 이를 전제로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신뢰의 공백 구간은 인증된 사용자의 권한이 탈취될 경우 최초에 어떤 인증 수단이 사용됐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방어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정확히 10년 전인 2015년 12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른바 '대분기'(Great Divergence)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온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강한 긴축기조를 포기하고 전격적인 양적완화를 통한 돈풀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긴축을, 유럽은 완화를 진행하는 통화정책의 엇갈림은 보통 미국의 금리정책을 추수하곤 하는 기존의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체계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매우 생소하게 느꼈다. 10년이 지난 2025년 12월에도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1일 미국 연준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 25%포인트 내렸고 내년에 추가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난 12월19일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0. 25%포인트 인상하면서 현행 금리를 0. 75%로 유지하며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로 복귀했다.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 금리를 인상하는 양국 통화정책의 대분기가 나타난 것이다.
우리 수출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연간 7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과 미중갈등 일상화, 글로벌 교역 분절화라는 '삼중고' 속에 일궈낸 성과이기에 무게감이 남다르다. 2025년은 한국 수출이 불확실성을 피해간 해가 아니라 급변하는 통상질서에 정면으로 대응하며 체질을 개선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올해 한국 수출의 일등공신은 반도체와 선박이다. AI(인공지능) 시대 도래로 폭발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와 고부가가치 선박인도가 수출증가를 이끌었다. 시장의 지형도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조정국면에 들어섰음에도 유럽연합(EU), 아세안, 대만 등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며 2024년 대비 수출이 증가한 국가가 130개국을 넘어선 점은 구조적 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화장품과 식품 등 소비재 수출의 약진 역시 수출의 저변이 넓어졌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작지 않았다. 통상 리스크 대응을 위한 발 빠른 외교적 노력과 수출금융·물류지원, 시장 다변화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노력이 수출기업의 짐을 덜어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최근 밝힌 미국의 세계 안보전략에서 '북한'이라는 단어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2003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부른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또한 미국의 안보 위협요소로서 러시아나 중국도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소련과 필사적인 체제경쟁을 벌였고 소련의 붕괴를 위해 중국과 데탕트를 추진했으며 자유무역질서에 편입된 후 중국이 강성해지자 중국 견제를 최우선적인 안보전략으로 취한 최근까지 미 정부의 태도와 상이하다. 미국의 안보위협으로 2가지를 지적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유럽연합과 미국 내 불법 이민자였다. 유럽연합은 미국이 유럽 내 파시즘 세력을 격퇴한 후 유럽 내 연합국 세력이 주축이 돼 만든 것이다. 미국은 이민자가 건설한 나라로 세계사의 주요 국면에서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이 발전시킨 나라다. 가치외교 관점에서 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 러시아, 북한에 관대하고 동맹국인 유럽 각국과 미국 내 소중한 인적 자산인 이민자를 적으로 돌리는 미국의 입장은 충격적이다.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서울이 19년 새 최대 상승한 반면 지방은 3년 연속 침체하는 극단적 양극화의 면모가 강화됐다. 또한 올해는 2017~2021년과 다소 유사한 정책 후 시장급등이 나타나는 패턴이 수차례 반복됐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실제로 서울은 2023~2024년엔 정책금융 및 전세가 상승발 3~4개월의 짧고 완만한 오름세가 있던 것과 달리 2025년엔 2~3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로 급등, 5~6월엔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급등, 9~10월엔 9·7 공급대책 후 정책실망으로 급등세가 나타났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처럼 정책 후 급등하는 양상은 지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응경험의 기억을 꺼내는 것이어서 결국 10·15라는 거래규제대책, 주식시장에 비유하면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마지막 서울 아파트 시장의 랠리를 만든 것은 고가 및 초고가 중심이다. 서울 부동산 중에서도 특히 상위 20%까지 5분위와 20~40%까지 4분위 지역인데 소위 '한강벨트'로 불리는 지역을 중심으로만 강세였다고 요약할 수 있고 경기도 역시 5분위와 4분위만 강세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적 기준의 '우수한 인재'가 있다기보다 인재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준비한 사람인 것 같다. 돌아보면 명문대를 나온 인재가 '잠재력'이 높고 학습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추측은 대개의 경우 맞아들어가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만난, 그것도 학벌로 선별됐을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이나 금융회사에서 만난 '우수한 인재'의 절반 이상은 결코 학벌로는 선별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돈 버는 부서로 알려진 '프런트'로 갈수록 학벌로 우쭐한 사람을 저절로 겸손하게 만드는 동료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저성장에서 빚어진 치열한 입사경쟁은 "부족한 것은 '좋은' 일자리다"란 말('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 이상헌)을 떠올리게 한다. 입사 지원자들의 스펙경쟁은 치열하다. 경제신문사 어느 대기자분과 요즘 입사 지원자들의 노력과 스펙을 보면 지금 같으면 우리는 취직은 꿈도 못 꿨을 거라는 얘기를 나눈 게 벌써 거의 20년 전 일이다. 스펙도 군비경쟁인지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과 대회참가, 인턴경력이 없는 지원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임원의 인건비와 관련한 조세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법인이 임원에게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하는 보수는 법인의 사업수행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으로 원칙적으로 손금산입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법인세법은 인건비 중 과다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은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임원에게 지급한 인건비의 경우 손금불인정 범위가 넓다. 임원 상여금 중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금과 급여 지급기준을 초과해 지급한 금액은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지배주주인 임원에게 지급한 보수 중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일 직위에 있는 임원보다 초과해 지급한 금액 역시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금이다. 이익처분이란 원칙적으로 상법에 따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의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처분항목으로 기재돼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지급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2두3491판결). 그러나 우리 상법에선 이익처분 명목으로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다. 이 규정은 일본 법인세법을 참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일본 상법은 임원 상여금을 이익처분으로 지급하도록 했고 이를 일본 법인세법에 손금불산입하도록 규정했는데 우리 법인세법이 이를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50~60대는 물이 가득 찬 저수지를 앞에 두고도 목이 마른 사람과 닮았다. 집도 있고, 연금도 있고, 경력도 있다. 없는 것이 아니라 흐르지 않는다. 노후의 위기는 흔히 60대 이후의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실제 균열은 은퇴 이후가 아니라 은퇴 직전에 먼저 나타난다. 50대는 자산이 정점에 이르지만 동시에 현금흐름이 꺾이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숫자만 보면 착시가 생긴다. 우리나라 55~64세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높다. "아직 일할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러나 이 통계가 말해주지 않는 것이 있다. 어떤 일인가, 얼마를 벌 수 있는가의 문제다. 즉 고용의 질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평균연령은 정년보다 훨씬 이르고 이후의 일자리는 임금과 안정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일은 이어지지만 소득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 이것이 50대 이후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대부분 사람에게 기본적인 안전망일 뿐 생활을 온전히 책임질 수준이 아니다. 퇴직연금이라는 두 번째 기둥도 아직은 든든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