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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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양극화 해소는 주요 정책과제로 자리 잡았다. 기후위기의 현실화로 각국이 2050년 전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탄소배출 감축 역시 핵심 과제가 되었다. 기업 차원에서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며 ESG 경영이 확산되고, 공시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이 정책의 평가체계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편 저출생과 노동력 감소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AI(인공지능) 전환과 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필요 노동량을 줄여 사회 전반의 여가를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비자발적 실업자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지역균형발전 역시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불평등, 기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 AI와 노동, 지역균형발전 등 다양한 과제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GDP(국내총생산) 지표는 정책 목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2023년 이후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2025년에는 텅스텐·비스무트·몰리브덴을 이중용도 품목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이른바 '자원의 무기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천연흑연 대중(對中) 의존도는 97. 5%, 망간은 84%, 희토류는 80%에 이른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무역 통계가 아니라, 공급망 교란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산업 전반이 감당해야 할 충격의 크기를 말해 준다. 강대국들이 수출통제와 상호의존성을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오늘날, 식량·에너지·광물·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안정화는 경제의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은 이러한 취약성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당시 차량용·산업용 요소의 대중 의존도는 97. 6%에 달했고, 현안이 불거진 후 2주가 지나서야 정부의 실무협의가 시작되었다. 이때 공급망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대응을 지원하는 국가정보기관은 해외 공관과의 협력을 통해 카타르·인도네시아 등 대체 수입선 확보에 기여하였으나, 국내 수급 동향이나 기업의 대정부 요망사항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법적·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전쟁 이전과는 사뭇 다른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환 시장에서 이런 변화는 뚜렷한데 4가지 정도의 특성을 짚어볼까 한다. 우선 제조업 중심 아시아 국가 통화의 약세이다.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대만 달러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의 직접적인 타격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집중되곤 한다. 특히 일본은 에너지 수급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데, 중동 사태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무역 흑자의 축소 우려는 해당 국가들의 통화 약세를 촉발한다. 휴전 이후 통화 약세 기조에서 잠시 벗어나있지만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통화 약세는 최근 외환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달러의 강세를 들 수 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유로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전쟁 직후부터 큰 폭으로 상승하며 달러 인덱스를 기준 100선을 상회하기도 했다.
조선 8도가 조선 13도로 개편된 것은 1896년의 일이다. 중앙정부 - 도 - 군이라는 3단계 정부체제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분단과 건국을 거치며 현재까지 그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에 철도나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전이며 기껏해야 말이 교통수단이었던 시대의 행정구역의 틀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그 후 생겨난 광역시는 기존의 광역지자체를 더 잘게 나누는 결과를 초래했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지역이 한국의 광역지자체 숫자를 의식해 양강도, 자강도를 추가하고 황해도를 분도하며, 한국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특별시를 늘여 왔다는 것이다. 이는 통일과정에서 광역지자체의 수로 대의기관의 분배가 결정될 것을 염두에 둔 듯하다. 하여간, 남북 공히 십수개의 광역지자체가 분립하고 있다. 중국 서부의 대도시인 충칭시의 면적은 남한 면적의 82%에 육박한다. 이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남한 전체를 하나의 도시국가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함을 암시한다. 대학시절 한국경제론을 강의했던 교수님은 서울의 2호선이 순환선으로서 서울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은 것처럼 남한 전체를 아우르는 순환선으로서의 고속철을 만들어 남한을 하나의 도시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갈파한 적이 있었다.
지난달 정부가 나프타 수출 통제를 실시했다. 주요 당국자는 이러한 조치가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투자와 관련, "공급망은 국경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에서 균열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에너지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상황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2025년 원유수입 10억 3000만배럴 중 중동산 비중이 70%다. 총 수입량이 4672만톤인 LNG(액화천연가스)의 경우 중동 비중은 20%로 수입선이 상당부분 다변화됐다. 최대 수입지역은 비중 33%인 호주이다. 한국 석유화학은 LNG가 아니라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NCC(나프타분해시설) 위주다. 이 점을 생각하면 에너지 이전에 산업원료 문제가 먼저 발생하는 것은 자명하다. 한국의 작년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수출 금액은 880억달러였다. 유가하락 영향으로 전년대비 10% 가량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출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목이다. 정유화학 기업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라면 이미 알고있을 사실이지만, 2024년 기준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은 세계 5위권이다.
포스코가 사내하청 직원 7000여 명을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산업구조의 근간을 이루던 고용 생태계의 문법을 다시 쓰는 중대한 사건이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을 향한 교섭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선택은 원·하청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위험의 외주화를 줄이고 안전 책임을 내부로 회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 10년간 대형 사업장의 안전사고가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되어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외주화된 위험을 내부로 가져오는 구조적 전환이자 책임 경영의 실천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 고착된 고용 관행을 바로잡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결단의 진정한 평가는 지금이 아니라 이후에 달려 있다. 직접 고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히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와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늘어나는 고용 비용은 기업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직접 고용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 전환하는 설계 능력이다.
2026년에도 강대국들은 국제법을 무시했다. 4년 전 러시아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막는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금년 벽두부터 미국은 마약 밀매 등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잡아갔다. 그 어디에도 자위(自衛) 목적 외에는 타국에 무력행사 하지 말라는 국제법의 존중은 없었다. 소련 등 공산권의 붕괴 이후 짧게 존재했던 세계화 시대는 이로써 막을 내렸다. 1990년대엔 사람들이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와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으며 대립과 반목의 세계는 사라지고 무역과 기술진보의 세계가 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렉서스로 상징되는 세계화는 곧 '친구와 적'을 나누는 올리브나무의 옛 세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2001년에 9·11 테러가 발생했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공으로 이어졌다. 이후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마지막 남은 세계화의 잔광(殘光)도 사라졌다. 그리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베네수엘라 기습공격이 있었다.
1964년 8월 2일 하롱베이 인근에 위치한 통킹만에서 북베트남 어뢰정이 미 해군 구축함 매덕스호를 공격했다. 이틀 후 악천후 속에 미군의 레이더에 적함이 접근하는 신호가 포착되었다. 북베트남 어뢰정이 파상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긴급 전문이 워싱턴에 도착했다. 이후 현장 지휘관은 레이더 오작동의 가능성이 크다며 보고를 수정했다. 하지만, 미 의회는 이를 무시하고 '통킹만 결의안'을 통과시켜 대통령에게 전쟁 수행 권한을 부여했다. 대선을 앞두고 강한 지도자 이미지가 필요했던 린든 존슨 대통령은 북베트남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다. 미국은 압도적 공군 우위를 바탕으로 롤링선더 작전을 벌였다. B-52 폭격기를 동원해 북베트남의 보급로와 산업시설에 64만 톤에 달하는 폭탄을 투하했다. 수천 대의 헬리콥터가 정글 위를 질주하며 병력을 이동시켰고 네이팜탄이 터진 숲은 불바다가 되었다. 1967년 11월 현지 미군사령관은 적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터널 끝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소모전을 벌이던 1968년 1월 30일 거짓말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의 흥행이 화제다. 이 열풍이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으로 번지며, 여야 모두 '왕사남' 정치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힘 친윤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를 주장하는 '윤어게인' 성향의 전한길, 고성국 유튜버에 기대어 극우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친명계는 '개딸'과 김어준 유투버의 영향력 아래 '뉴이재명계'로 진화 중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에도 대통령을 '왕'으로 떠받드는 좌우 왕당파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개탄스럽다. '윤어게인'세력은 윤 전 대통령을 비운의 '단종'으로 치환해 자신들의 행위를 합리화한다. 오죽하면 인터넷상에 이재명 대통령은 수양대군, 정청래 대표는 한명회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겠는가. '왕사남' 정치를 활용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지방선거와 차기 대권 구도와 관련되어 치밀하다. 친명계는 '대통령과의 친분'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정원오, 김남준, 송영길, 김남국 같은 이름이 거론될 때, 대중은 그들의 정책보다 '얼마나 친명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최근 Web 3. 0 담론을 넘어 차세대 웹인 'Web 4. 0'이라는 화두가 부상하고 있다. 종래 인터넷 웹이 일방향적 정보습득(Read)과 사용자 참여를 통한 콘텐츠 생산(Write), 그리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소유(Own)에 집중했다면 Web 4. 0은 AI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사를 대리하여 자율적으로 의사결정하는 '집행(Execute)의 시대를 말한다. 이제 AI는 제품비교와 후기 탐색을 넘어, 사용자 성향을 분석해 구매결정과 계약체결을 수행하는 자율적 대리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자율적 집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경 불가능한 기록체계인 블록체인 인프라와 AI기술의 결합이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변화와 달리 현재 금융권의 AI 활용은 내부프로세스 효율화라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문서 검토, 계약 분석, 고객 응대 등의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금융이 고도의 신뢰와 엄격한 내부통제를 요구하는 규제산업이기 때문이다.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한 달을 넘겼다. 전쟁이 왜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한 달간의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첫째, 중동이라는 지역의 중요성이다. 원유 및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원 이외에 중동은 황, 요소, 암모니아 등 비료 원료 핵심 공급처이자 헬륨과 같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가스 공급처다. 우리의 일상을 책임지는 많은 것이 이곳과 연관되어 있지만 우리의 이해는 초보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화석에너지의 종말을 너무나 쉽게 이야기했지만 그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일상 대부분이 석유에서 유래된 각종 합성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쓰레기 종량제봉투 품귀를 겪으면서 인식할 수 있었다. 모든 이동 수단이 전기로 바뀌더라도 여전히 석유는 원료물질로서 중요한 것이었다. 둘째, 미국이 변화했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냥 해버리는 나라가 되었다. 최소한의 명분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나 동맹들에 대한 결속과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행동도 이제는 없다.
최근 광화문에서 열린 BTS 공연이 큰 관심 속에 열렸다. 준비 과정에서 논란과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공연 이후를 둘러싼 논의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26만 명이 왔다"거나 "4만 명에 그쳤다"는 식의 숫자 논쟁과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평가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 행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따지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우리는 지금 한국 사회의 매력을 지나치게 좁은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되묻게 된다. 한류는 흔히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소비되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현상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지나치게 경제적 성과의 관점에서만 해석해온 것은 아닐까. 조회수와 수출액, 관광객수 같은 가시적 지표에 집중하는 사이, 왜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에서 공감과 지지를 얻는지에 대한 질문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났다. 한류는 한국에서 생산된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전파되는 흐름이라기보다, 각 지역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고 변주되며 함께 만들어지는 현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