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80 건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리니 맷집이 좋아질 수 밖에요."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한 말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에서는 100여건이 넘는 신고가 거래가 쏟아졌다. 매수자는 오늘이 제일 싸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집을 사려고 하고 그런 심리를 잘 아는 매도자는 호가를 올려 집을 내놓는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로 집값을 잡겠다 했으나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급 시그널이 없다. 지금 신고가로 집을 사는 이들은 '서울에 살아야만 하는' 실수요자다. 수도권에 신도시를 조성한들 이들이 탈서울로 돌아설리 만무하다. 결국 서울 공급이 늘어야 근본적 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다. 빈 땅이 없는 서울에서 주택공급은 결국 정비사업에 달렸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당근보다 채찍인 분양가상한제를 선포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집중투하된 규제정책에 시장은 오히려 맷집이 세졌다. 유예기간 내 분양이 불가능한 정비사업장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지난 주 국내 최대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 국내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또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부산으로 몰렸다. 기자 역시 국내 게임사들의 새로운 신작과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현장을 찾았다. 기대감은 곧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부산역을 내리면서부터 기자를 맞이한 건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대형 설치물. 지스타 행사가 열리는 벡스코에서도 브롤스타즈 메인 이미지를 활용한 거대 현수막들이 위용을 떨쳤다. 중국 텐센트가 지분 84%를 갖고 있는 슈퍼셀은 올해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로 참여했다. 지스타 본 행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슈퍼셀 뿐 아니라 IGG와 XD글로벌, 미호요 등 중국 게임사들이 거대 부스를 마련해 한국 게임사들을 압박했다. 게임업계에 '차이나' 강세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순수한 경쟁력 차이라면 어쩔수 없겠지만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판호(게임 유통 허가권)를 얻지 못해 발이
"이런 웹툰(인터넷만화)은 대한송유관공사가 후원해야 할 정도로 내용이 좋네요."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오일머니(정하용·펜촉 작)'를 보여주자 한 정유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기름도둑(도유)을 다뤄 평점 9.9를 받는 최고 인기 웹툰 중 하나다. 댓글로 이미 영화화 요구가 빗발친다. 도유의 세계는 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촌로가 송유관 한 귀퉁이에 구멍을 내 오토바이에 기름이나 채우는 수준이 아니다. 송유관을 뚫고 감시망을 피해 다량의 기름을 빼낸다. 초고압의 송유관을 뚫는 것 자체가 엄청난 기술이다. 그 바닥에선 "빨대 꽂기부터 신의 영역"이라고들 한다. 구멍을 낸 후 지속적으로 기름을 빼내는 것 역시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전국단위로 점조직을 이룬 조직적 도유꾼들이 기술자와 운반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물밑에서 활동한다. 정유·화학을 담당하는 기자도 이런 사실을 취재가 아닌 웹툰을 통해 처음 알았다. 웹툰을 본 업계 관계자들 역시 완성도를 인정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도유
대학시절 취업을 준비하던 주변 친구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논할 때면 CJ ENM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요즘도 그 인기는 여전하다. 한 취업포털 조사 결과 CJ ENM은 네이버에 이어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2위에 올랐다고 한다.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CJ ENM이 자랑하는 경영철학 덕분이다. 소위 '힙(Hip,새롭고 개성 강한)'하기론 CJ ENM을 따라올 만한 기업을 찾기 어렵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 전 세계에 팔고 이를 통해 문화를 창출한다는 이들의 외침은 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간 보여준 행보도 인상적이다. CJ ENM은 '문화를 통한 사업보국'을 내세우며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글로벌 한류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케이콘(KCON)' 행사를 진행하며 수 백만 외국인에게 K콘텐츠를 소개했고,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까지 도왔다. 문화제국을 향한 여정은 지난 5월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홍콩 시위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범죄인 인도 협정(송환법)'을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간극을 줄이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풍선효과로 이어져 더 많은 시민을 거리로 이끌고 있다. 실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복면'이 뜨거운 논란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5일 시위대 상징인 '검은 마스크'를 벗으라는 긴급규제조례(긴급법)를 발동했다. 시위대는 즉각 반발했고 더 큰 반감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시위대 손을 들어줬다.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복면금지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법으로 체포된 시위대 360여명의 처우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복면은 4년 전 11월 서울 광화문에도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당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복면을 쓰고 시위에서 목소리를 내면서다. 박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이슬람 테러조직 IS에 비유하면서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복면
그랜저, GV80, K5. 올해가 끝나기 전 모습을 드러낼 신차다. 모두 현대·기아차 차량이다. 앞서 쏘나타, 셀토스, K7 등 굵직한 신차가 출시됐지만 현대·기아차의 신차 소식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8일 출시한 현대차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을 필두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SUV(다목적스포츠차량) GV80, 기아차 K5 완전변경 모델 등 모두 소비자 관심사다. 세 모델이 한 포털의 자동차 검색 순위에서 1~3위를 두고 경쟁할 정도다. 반면 경쟁업체는 조용하다. 르노삼성·한국GM·쌍용차 등 3사의 올해 하반기 신차는 '0'(제로)에 가깝다. '국내 주요 완성차 5개사'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그나마 한국GM이 하반기에 내놓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국내 생산이 아니라 미국 수입 차량이다.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출시한 차량도 연료 라인업을 추가하거나 연식을 바꾼 것이 전부였다. 물론 3사 모두 사정은 있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은 1년 내내 노사 갈등을 겪었다. 쌍용차는 일부 판매
"그래서 우리 장관님은요?" 최근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을 만날 때마다 늘상 듣는 질문이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세종시가 술렁인다. 초미의 관심사는 '우리 보스'의 출마 여부다. 며칠 사이로 "모 부처 장관이 어느 지역에 출마한다"는 새로운 버전의 소문이 전해진다. 자연스레 "그 자리에 누가 온다더라"라는 얘기가 뒤를 따른다.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은 후임자 찾기에 한참 열을 올린다. 관가에서 선거판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국무위원 중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만 다섯 손가락을 넘긴다. 이낙연 국무총리부터 등판론이 꾸준히 제기된다. 대부분의 조직이 그렇듯 정부부처도 수장이 바뀌면 한바탕 폭풍이 분다. 물러날, 혹은 물러날 지 모를 장관을 모시는 입장에선 일이 손에 잡힐 리 없다.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 봉사한다는 '공무원 헌장'도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선 잠시 희미해진다. 결국 총선 라인업이 확정되고 후속 개각이 이뤄지기 전까진 업무공백 상태가 이어질
"은행은 이제 원금보장형이나 공모상품만 팔라는 거죠. ELS, DLS(파생결합증권) 시장만 타격을 입을 겁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DLF(파생결합펀드) 재발방지 대책을 둘러싸고 증권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파생상품시장 위축이다. 특히 은행에서 신탁 형태로도 고위험 투자상품을 못 팔게 한 것이 ELS 시장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위 집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신탁형태로 ELS·DLS를 판매한 금액은 올해 6월말 기준 43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파생결합증권 판매액의 3분의 1이 넘는다. 그만큼 많은 은행고객들이 상품을 접했고, 인지한다는 뜻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이번 독일 DLF 사태 전까지만 해도 수년간 대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해왔다. 원금비보장형의 경우 원금 100% 손실 위험이 있지만,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서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는 파생결합증권 자체를 위험상품으로 규정, 은행 판매를 사실상 막은 이번 조치가 지나치다고
국회의 2020년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이다. 514조원 규모 예산의 세부 항목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가 심사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 절반의 뜻은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소위 위원의 성비 탓이다. 올해 예산소위 위원은 15명이다. 주 임무는 불필요한 예산은 빼고 꼭 필요한 예산은 정부 동의를 얻고 증액하는 작업이다. 소위 위원 15명의 중립적인 가치 판단이 중요하다. 통상 예산소위 위원을 원내 정당 의석 수에 비례해 구성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민의를 최대한 대변한다는 취지다. 올해는 교섭단체 의석 수에 비례해 여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등이 배정됐다. 위원의 지역구별 대표성도 나쁘지 않다. 서울 1명, 인천 1명, 경기 3명 등 수도권 위원이 5명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 분포를 반영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광역별로 1~2명이 배정됐다. 하지만 성별 대표성은 균등하지 않다. 국민 절반이 여성이지만 15명 중
"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순간은 오픈 전 고객조사를 했었을 때였다. 지금 은행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게 뭐냐고 질문을 했는데 응답자의 80~90%가 불편한 게 하나도 없다고 답을 했다. 이런 시장에 우리가 뛰어드는 게 말이 되나 구성원 모두 의문을 품었었다."(한 인터넷전문은행 고위관계자)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권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은행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반응을 보면 기대만 못한 듯하다. 시행 초기에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는 등 오픈뱅킹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관심도는 '뚝' 떨어졌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훨씬 편리해질 것 같았지만 딱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예견된 것일 수도 있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마케팅 경쟁에만 치중했다. 각종 이벤트를 통해 현금만 쏟아냈을 뿐 오픈뱅킹 자체 경쟁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이 14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단독입찰로 마감됐다. 정부는 당초 서울 3개를 포함해 총 6개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발급할 예정이었다. 관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만명 이상 증가하고, 면세 매출이 2000억원 이상 늘면 신규 면제 특허를 내줄 수 있다. 정부가 한꺼번에 6개의 신규 특허 발급에 나선 것은 그만큼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면세시장도 매년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마치 국내 면세시장의 미래가 창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입찰결과에서 나타나듯 면세시장의 현실은 매우 다르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이른바 ‘면세점 빅3’는 일찍부터 이번 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심지어 중소 면세점들도 불참했다. 흥행참패다. 신규 특허 6개 중 5개는 주인을 못찾게 됐다. 왜일까? ‘노른자위’ 시장인 서울에만 12개 시내면세점이 난립하고 있다. 중국 따이궁(대리구매상)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
곳곳에서 내년도 경제전망이 발표된다. 전문가들이 입 모아 강조하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강도에 따라 경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대부분 따라 붙는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인지,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 건지, 부동산 가격은 얼마나 올라갈지.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전망치보다 전문가들의 태도변화 자체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이코노미스트(거시경제전문가)보다 시황 애널리스트에 귀 기울일 때'라는 역설적인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펀더멘탈(경제기초)보다 미중협상 주요 의사결정권자의 행동에 주목하라는게 핵심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12일 "금리인하 속도를 결정하는건 무역전쟁 전개양상"이라며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변수간 상관관계를 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움직이는 두 가지 힘, 경기와 비전통적 불확실성 중 후자가 더 민감한 변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