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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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 가야죠." 오늘도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는 '공짜 노동'을 하러 간다. 이른바 '세미나'를 하러 가는 것. 세미나는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다. 한때 증권사 신입직원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았지만 요새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을 '을 중에서도 을'이라고 부른다. '갑'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나 연기금 운용 관계자다. 매니저들이 윗선에 보고하는 회의자료를 애널리스트들에게 미루는 것은 일상. 심지어 자산운용사 고위직 인사의 야간 대학원 과제나 대학생 자녀 리포트를 대신 써주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업계에선 "숙제를 한다"고 한다. 이는 '리퀘스트 항목'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평가에도 들어간다. 이러한 갑을 관계는 이른바 '폴(poll·여론조사) 영업' 때문이 크지만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를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은 거래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가로 리서치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해왔다.
손아섭과 버나디나가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국내에서의 몸값도 치솟을 전망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어떨까. 지난 7일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다. 호타준족의 외야수로 정교함에 파워까지 갖췄다. 톱타자는 물론 클린업도 가능하다. 군침 흘릴 구단이 많다. 버나디나 또한 완성형 야수의 상징인 '30홈런-30도루'를 아쉽게 놓쳤을 만큼 활약이 대단했다(27홈런, 30도루). 메이저리그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역대 KBO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해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선수는 류현진 강정호 정도다. 박병호는 아직 고전 중이지만 가능성은 있다. 이대호 오승환은 일본을 거쳤다. 김현수와 황재균은 유턴이 유력하다.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의 공통점은 FA가 되기 전, 포스팅으로 갔다는 점과 1000만달러 이상의 고액을 보장받았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메이저리그는 필요한 선수라면 일찌감치 레이더에 포착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 이후 한국 화장품의 중국진출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7일 중국 광저우의 헬스&뷰티(H&B)스토어 왓슨스와 화장품편집숍 세포라 매장에서 만난 현지 유통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한국 화장품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왓슨스와 세포라 매장에서 본 한국 화장품은 아시아국가의 여러 제품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일본 화장품이 ‘일본 직수입’이란 홍보판을 내걸고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한 반면 한국 화장품은 ‘수입품’으로 표기돼 아시아 화장품 판매대 한구석을 장식하고 있었다. K뷰티의 선봉대던 마스크팩 판매대는 더욱 심했다. 한국 마스크팩이 빼곡히 자리했던 1년 전과 달리 현지 마스크팩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제품 디자인만 비교하면 한국산과 중국산에 큰 차이가 없었다. 현지 유통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사드 보복의 영향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 업체들이 한류에 의존하는 동안 중국인들의 소비
오는 12월 8일, 넥센 히어로즈(이하 히어로즈)엔 '기로의 날'이다. 이날 그라운드가 아닌 법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에 따라 향후 구단 운영 방향과 기조까지 바뀔 수도 있어서다. 이장석(51)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겸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에 대한 선고 공판은 12월 8일 열린다. 검찰은 지난 6일 결심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장석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장석 대표의 혐의는 사기와 횡령 등 크게 두 가지다. 이장석 대표는 지난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할 당시 홍성은 회장에게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 원을 투자 받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장석 대표 측은 홍성은 회장의 투자금에 대해 단순 대여금이라고 주장했지만 대한상사중재원이 지분 40%를 넘기라고 이미 판정했다. 지난 8월에는 서울고등법원이 서울 히어로즈가 홍성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
지난달 24일, 한국기계전 개막식이 열리는 일산 킨텍스. 오전 일찍 행사장에 도착하니 행사를 주최하는 담당자들의 당황한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과거 산업부 장관이 참석하던 행사였지만, 개최 몇일전 차관 참석으로 바뀌었다가 전날 밤이 돼서야 다시 국장급이 참석한다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있었고, 한국기계산업진흥회장이자 두산중공업을 이끄는 정지택 부회장이 행사 호스트로 백운규 장관을 단독으로 접견할 기회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 때문이었다면 산업부 주최 행사인 만큼 행사를 장관이 참석 가능한 날 미뤘을 행사였다. 백 장관은 지난 9월에는 산업부 주최로 열리는 에너지플러스 전시회 참석을 이유로 대한상의 초청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날 국무회의를 이유로 불참을 했다면 차관이라도 왔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목소리였다. 몇 시
"낡은 무전기 교체하려고 예산 한 푼 더 받는 것도 힘들어요."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며 경찰이 3개 위원회와 2개 전담부서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민간자문기구 경찰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토대로 만든 개혁안 일부다. 경찰의 이런 움직임은 치안 업무 필수품조차 바꾸기 어렵다는 현장 경찰의 넋두리와는 거리가 있다. 신설 조직의 역할과 취지 등을 보면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민간전문가 10명을 채용키로 한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의 경비·수사·정보수집 과정에서 경찰권이 잘못 행사됐거나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사건 등을 다시 조사해서 원인을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미 채용절차에 들어갔다. 이와 별개로 인권정책관(인권교육 전담부서 포함)과 성평등위원회(민간위원 7~10명으로 구성 예정)도 신설된다. 2019년에는 조직 내 성비위 등 전담부서 설치를 위한 안도 만들 계획이다. 수사 분야에도 위원회가 생긴다.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 통제기구'를 표방했다. 경찰 외
벌써부터 내년 전셋값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집값 하락을 우려한 무주택자 상당수가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시장에 남아있는 때문이다. 뜨겁던 주택매수심리는 차갑게 식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 10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가을 이사철에도 374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량 급감했다. 겨울 비수기인 1~2월 거래량에도 못 미치는 ‘거래절벽’이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눈에 띄게 급감한 주택거래가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도 함께 꺾였음을 보여준다. 내년엔 과거 주택시장 호황기에 분양한 아파트들의 입주가 집중돼 있고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점도 내 집 마련을 망설이게 한다.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대출 가능금액도 대폭 줄었다. 서울 청약시장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지만 분양권에 당첨된다고 해서 지난해처럼 1억~2억원의 웃돈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전세시장에 남아있는 무주택자들은 전세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문도 못 읽는데 문화재에 관심이나 있을까요. ” 한 문화재 전문가의 말이다. ‘민간 지식인’ 시대를 맞은 TV에도 문학, 철학,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이 출연하는데 그 중 문화재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문화재 발굴 현장이나 간담회를 가더라도 젊은 사람은 보조 역할로라도 보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이 문화재에 관심이 없다는 건 단순한 편견일지 모른다. 2000년 문화재청 산하에 설립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이하 ‘전통문화대’)만 보더라도 절대적인 졸업생 수는 적지만 그래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5년(학생 정원 편제가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졸업생은 37명이었으나 2009년 이후 100명을 넘어 2015년에는 126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졸업 후 성적표는 날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70~80%대를 유지하던 취업률은 2015년에 62%까지 떨어졌다. 국내 유일 문화재 특수목적대학인 만큼 사학, 인류학 등
전 세계 3분기 어닝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바로 일본 소니였다. 실적 발표가 반영된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소니 주가는 일본 증시에서 11.4% 급등했다. 시장의 환호는 소니가 낸 괄목할만한 실적 전망 덕분이다.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1998년 후 최대인 6300억엔(약 6조16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엔저 도움도 받았지만 반도체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핵심 사업부문 실적이 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 게 가장 중요했다. 도시바, 샤프 등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소니의 독보적인 반등은 더 눈길을 끈다. 불과 몇년전까지 다른 일본 대기업들과 함께 '몰락한 일본 기업'의 대표격이었던 소니가 오명을 벗고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시장이 공통으로 꼽는 건 소니를 잘 아는 최고경영자(CEO)다. 시장은 이번 소니의 깜짝 실적 발표 후 "히라이 가즈오 체제
"인터넷은 국경이 없습니다. 시장을 볼 때 꼭 전 세계로 봐야합니다." 지난주 인터넷서비스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겸 GIO(글로벌투자책임)의 말이다. 이 GIO는 싸이월드를 예로 들며 "이기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살아남고 싶다"고 읍소했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처한 경쟁 상황을 보고 경쟁이라도 해볼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달라는 것. 싸이월드는 인터넷서비스 업계가 처한 경쟁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100원짜리 도토리 하나로 하루 수 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표 SNS가 됐지만 미국 페이스북에 밀려 이용자들의 머릿속에서 삭제됐다. 페북이 직접적인 서비스 쇠락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페북으로 옮겨 갔으며 싸이월드에는 관심조차 없다. 더 이상 서비스 경쟁이 국내 기업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쟁이 공정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페북은 합법적 조세회피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렇게 쌓은 자금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은 총 29개나 되지만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신약은 미미하다. 이는 뛰어난 효능·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임상데이터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폐암신약 올리타가 경쟁약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환자들이 경쟁약 보험급여를 요구하는 것도 바로 ‘임상데이터’ 차이 때문이다. 올리타는 임상2상을 통해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지만, 무진행 생존기간 및 뇌전이 효과를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자 절반가량이 경쟁약을 선택한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앞선 이유도 보다 더 많은 '임상 데이터'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통상 다국적 제약사들은 의약품 허가 이후에도 꾸준히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경쟁력’을 높인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출시 이후 임상데이터를 쌓기 보다는 영업 마케팅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도
"집회에 그냥 나오면 심심할 것 같아서요. 재밌잖아요." 로봇 가면을 쓴 20대 남성이 모형 검을 든 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10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 1주년 집회 현장에서다. '자유로운 시민들의 촛불 1주년 기념축제 촛불파티'라는 명칭에 걸맞게 집회는 파티장이었다. 서방 문화인 핼러윈(10월31일) 명소 이태원에 있어야 할 인기 캐릭터 직쏘(공포영화 캐릭터)와 좀비, 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여의도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핼러윈 코스튬(의상)을 차려입고 집회를 즐겼다. 젊은 연인은 삐에로 분장을 한 채 나왔고 어떤 송파구 주민들은 직쏘 의상을 단체로 맞췄다. 거대한 공룡 의상을 입은 한 시민은 놀이동산에서처럼 어린이와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집회장 인근인 국회의사당역 출구 앞에는 분홍색 고깔모자와 망토 코스튬을 걸친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을 반겼다. 집회장 주변에 다가가자 DJ가 튼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집회인지 공연장인지 헷갈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