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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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는 5년 내 사라질 것이다.” 2011년 한 미국 IT 전문지의 필진이 내놓은 전망이다. MS는 이 전망이 민망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주가가 역대 고점을 또 경신했다.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MS는 애플과 구글 등 신흥강자에 밀려 ‘지는’ 기업으로 분류됐다. 2000년대 말 PC에서 모바일기기로 이동하는 시기를 맞아 주력 상품이던 ‘윈도’ 수요가 줄어들면서다. MS는 직접 스마트폰과 검색엔진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신통찮은 반응을 얻으며 수년을 헤맸다. 1990년대 말 50달러를 넘던 주가가 2013년까지 20~3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급속도로 쇠락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한 터였다. MS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생존에 실패한 이들 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그러던 M
주택시장이 또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거안정’을 주택정책 기조로 내세운 새 정부의 방향과 정반대 흐름이다. 정부가 지난해 11·3대책과 올해 6·19대책으로 시장에 경고를 보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한풀 꺾이는 듯하던 집값 상승세도 슬금슬금 기세를 회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19대책 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3일 이후 2주간 다시 상승폭을 확대했다. 견본주택엔 청약 대기자로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도 수요가 몰린다.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불가피한데도 주요 재건축단지들의 매매가가 전고점을 돌파해 치솟는 등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은 정책뿐 아니라 수요·공급,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때문에 규제정책에도 일시적으로 집값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집값이 오르는 최근 양상이 지속되면 새 정부의 ‘주거안정’ 목표를 달성하긴 더욱 어려워진다. 제도적 규제
“세제 개편에 일부 조세감면이나 개편은 들어가겠지만 적어도 명목세율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한 말이다. 그러나 당 출신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부총리의 그의 발언을 무력화시켰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가 필요하다며 국민 토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추 대표도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초대기업·초고소득자 과세 강화를 제안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증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민주당 대선 공약집은 세법을 바꿔서 임기 동안 31조5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대선공약에서 반영된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대목을 뺐다. 공약 달성 소요 재원(178조원)은 같지만 세법 개정을 통해 11조4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대선공약에서 법인세, 소득세 명목세율을 올릴 경우 초과로 더 걷히는 세수가
"오늘 같이 알뜰폰(MVNO) 사업자에게 중요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할 기회도 얻지 못해 아쉽습니다.", "대리점·판매점 같은 유통은 이해관계자가 아닌지…초대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 현장. 토론 패널 초청을 받지 못해 객석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알뜰폰협회)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 관계자가 던진 푸념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는 통신비 절감대책 핵심 중 하나인 보편요금제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월 2만원에 음성 200분+1GB(기가바이트) 안팎에서 요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정부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학계와 이동통신 3사(MNO)는 물론이고 소비자·시민단체, 정부 관계자 등 토론회 패널로 12명이 단상에 올랐다. 토론회 패널치고 인원 수가 제법 많은 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반영하겠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
최근 뷰티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어려운 시험을 치른 후 성적표를 기다리는 학생처럼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고속성장하던 K뷰티가 한풀 꺾였다. 올해 초만 해도 업계 관계자들은 '사드로 인해 일시적으로 영향 받을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이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지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악화일로다. 서울 명동이 대표적이다. 'K뷰티 천국'이라 불리는 명동은 업체들의 비용을 갉아먹는 개미지옥이 됐다. 2010년 전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급증하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명동 입성에 열을 올렸다. 유커 쇼핑 필수 코스인데다 한번 쇼핑에 캐리어 한가득 대량 구매하는 '큰손'들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월세, 관리비, 인테리어 등 명동 매장 운영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아도 수십억대
지난 2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처리한 국회 본회의. 집권여당 원내 지도부는 발을 동동 굴렀다. 추경안 통과 직전까지 마음을 졸였다. 여당 의원 120명중 무려 26명이 표결에 불참한 탓이다. 이를두고 '콩가루민주당'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추경안의 필요성, 시급성을 강조했던 여당 지도부는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는 잘하겠다며 불참 사유 전수조사도 시작했다.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훼방'을 놓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비판할 처지도 안 됐다. 사과가 먼저일 수밖에 없었다. 불참 의원들은 저마다 '피치못할 사정'을 강변했다. 해외 출장과 지역구 일정, 효도 여행, 해외 개인일정 등등. 공사다망했다. 일부 의원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쏟아지는 비난 여론이 과하다는 것이다. 이용득 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를 통해 "18일 모든 일정이 끝난다고 예상해 처부모님의 패키지 효도관광을 예약했는데 막상 19일이 돼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의총에서는 8월2일 본회의
최근 아르바이트생이 사라진 일을 경험했다. 며칠 전 서울 광화문의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무인계산기 3대가 놓여있었던 것. 손님들은 무인계산기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문과 계산을 하고 자신의 음식을 기다렸다. 생각보다 편했고, 이질감도 적었다.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무인계산기가 설치된 곳이 늘고 있다. 영화관은 이미 발권기가 보편화됐다. 예전엔 모두 사람이 하던 일이다. 기계의 설치비와 운영비가 인건비보다 싸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16.4%의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속도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무인계산기 설치와 셀프주유소 전환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에 따르면 최근 고용주의 79.8%가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것이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진은 미국의 일자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냈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상반기 순익이 2조원에 육박했고 우리은행과 하나금융그룹도 1조원을 넘어섰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2001년,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고 우리은행과 하나금융도 수년래 최고의 실적이다. 기업의 호실적은 국가 경제에 호재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지난 2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혀 "세계 최대의 알짜기업이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은행들도 막대한 이익을 낸 만큼 거액의 법인세를 내며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 더구나 은행은 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달리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은행들의 '깜짝' 실적은 삼성전자처럼 환영받지 못했다. 일회성 요인을 빼면 은행권 호실적의 1등 공신은 지난해 10% 이상 늘어난 가계대출이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인 예대마진 등 순이자마진(NIM)이 좋아지며 순익 증가를 이끌었다. 여기에 '
‘해외, 기초영어, 공무원.’ 최근 교육업계 신사업 트렌드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학령인구 감소와 새 정부 교육개혁 정책의 영향권에서 비켜난 덕에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교육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55년 전통’의 영어교육업체 YBM도 이 같은 전망을 고려, 이들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2년여 지난 YBM의 성적표는 시장의 성장세와 동떨어져 있다. YBM넷(와이비엠넷)은 2014년 1월 YBM재팬을 설립한 뒤 지난해 ‘오사카 영어마을’을 개장하며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영어붐이 일고 있다”는 회사 입장과 달리 YBM재팬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YBM재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억400만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억3600만원으로 지난해(16억5100만원)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부진으로 지난 3월 기준 부채총액(158억원)이 자산총액(135억원)보다 많은 완전자본잠
"도대체 스팩이 뭐냐." '페이퍼컴퍼니'라는 부정적 인식을 넘어 바야흐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시대가 왔다. 올해 최대 규모 스팩합병상장이 확실한 가운데 대박 종목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스팩 열공'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그동안 스팩은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팩은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로 적당한 회사를 찾아 합병하는 게 목적이다. 주로 증권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상장한다. 상장 이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2009년 제도 도입 뒤 지난해까지 합병상장에 성공한 스팩은 36개다. 상장 스팩 107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5년엔 피합병법인에 대한 내부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서 신뢰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러 스팩이 상장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일부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상장폐지된 스팩은 12개다. 스팩은 합병실패로 상장폐지 되더라도 공모가 수준의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투자자는 통상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인사청문회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좀 더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뭐라 말씀드리기 이르다”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현안 파악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심지어 한 의원은 좀더 강하게 맞서야 하지 않겠냐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예로 들며 ‘반격’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내놓은 유보적이고 조심스러운 답변들에 의원들이 다소 답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금융업계, 금융소비자를 두루 아울러야 하는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소심하게까지 보이는 최 위원장의 태도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정책 결정을 위해서는 때로 강한 결단이나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그 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법까지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했던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만 해도 보험업계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발표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최 위원장이 소신
“뼈 아프게 생각한다.” 서울시내 버스업체 비리 사건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밝힌 소회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한 식당에서 이뤄진 동행기자단과 저녁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시내버스 불법 개조 의혹은 한 버스업체가 불법으로 택시와 승용차를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개조해 1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제공한 ‘선물리스트’가 발견됐고, 뇌물 혐의로 조사받던 전·현직 공무원이 목숨을 끊었다. “뼈 아프다”고 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2014년 10월부터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 일명 ‘박원순법’을 시행하면서 비리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0월 금품수수·음주운전 등 공무원 비위 건수가 38% 줄었고 공직비리 신고가 5.6배 증가했다는 내용의 ‘박원순법 시행 전후 2년간 분석 결과’를 자신 있게 내놨을 정도니 허탈할 만도 하다. 박 시장은 “청렴하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