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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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전 정부가 주장한 '낙수효과'는 사실상 없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기대했던 이윤→성장→투자→고용의 선순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업은 성장했을지 모르겠으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형 성장'을 꺼내 들고 나왔다. 실질임금 수준을 높여 소득 분배율을 개선하면 수요가 촉진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게 주요골자다. 높은 임금→가계 소득향상→수요 증가→생산증가→일자리 증가의 선순환 체제다. 소득주도 성장은 2010년대 초부터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새로운 성장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향이다. 새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과 소득 분배율을 높이는 가장 즉각적인 방안이다. 재벌 개혁과 조세개혁 등도 점진적으로 소득 분배율을 개선시켜 내수를 자극하는 큰 틀의 방향 안에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경제성장률, 특히 민간 영역에 주로 의존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낙후된 구도심 개발이 ‘전면철거 후 신축’에서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의 대안으로 출발한 도시재생은 서울 곳곳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문재인정부도 ‘도시재생 뉴딜정책’으로 도시재생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의 긴밀한 공조로 도시재생 사업에 보다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과거 전면철거 후 개발은 원주민이 내몰리고 집값 상승을 기대한 투기세력이 득세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도시재생은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주거공간 개선에 직접 참여하는 주축이 된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도시재생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일대 주거환경 개선으로 땅값, 집값이 여지없이 상승한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구도심은 낙후된 저층 주거지지만 입지가 좋아 개발시 지대 상승 효과가 ‘억’ 단위에 이를 정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뉴타운·재개발 때와는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예외 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도시재생 후
"정부에서 짓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조차 사후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되는 실정인데 민간 건설사는 더 말할 것도 없죠." 최근 만난 한 중소 건축자재업체 대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친환경 주택 보급을 위한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개정돼 오는 2018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을 놓고 한 말이다. 아무리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 수준을 높여나간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새집증후군 등 사회 문제로 비화한 환경성 질환이 상당 부분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TVOC) 등 유해물질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착안해 유해물질 방출량 기준을 마련했다. 실생활에서 유해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 품목으로 가구, 건축자재를 꼽고 이들 제품의 품질 기준을 정해 규제에 들어간 것. 일명 '건축자재 친환경 기준'으로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업계 안팎의 의견을 꾸준히
“ICT(정보통신기술)은 새 정부에선 찬밥 신세입니다. 새 정부와 공유할 ICT 전략은 불투명하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ICT 조직은 커녕 현안을 아는 전문가를 찾기도 어렵네요” 한 ICT 업계 관계자가 내뱉은 자조적인 말이다. 업계에선 비슷한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ICT 분야가 소외되고 있다는 건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흘러나온 우려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만 강조했지 실천과제는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같은 포퓰리즘적 공약이 강조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나 진흥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취임 초 청와대 조직개편에서도 미래전략수석실이 사라진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ICT 산업 정책이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새로 신설될 과학기술보좌관이 4차산업혁명과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래전략수석에 비해 영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ICT 정책이
"초도 물량을 줄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더니 재고가 줄었고 악화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습니다."(A 패션업체 관계자) 장기 소비 침체로 불황의 연속이던 패션업계에도 조금씩 빛이 비치고 있는 분위기다. 몇 년 전만 해도 패션 대기업들도 적자에 허덕였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개선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업체들이 늘었다. 사업 다각화·효율화 작업·재고 관리 등 저마다 자구책으로 각고의 노력을 행한 결과다. 특히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초도 물량을 줄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을 진행하는 '반응 생산' 방식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팔지 못한 상품이 재고로 쌓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두운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상품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원사·원단·임가공 등 모든 의류 생산 단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부 영세 업체들은 기계를 돌리지 못해 곧 문을 닫아야 할 지경입니다."(B 원단생산업체 관계자
"심사제도를 도입하면 결국 수수료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던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를 두고 한 금융업계 종사자가 한 말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제도 도입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수수료 심사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화할지 불확실하지만 실제 도입된다면 은행이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 제도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불법적으로 인상된 수수료를 찾아내는 역할만 한다면 다행이지만 금융회사의 수수료 자율화에 역행하는 제도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 특히 은행 서비스는 공공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표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각종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제는 은행이 공공기관이 아니고 수수료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라는 점이다. 수수료는 서비스 가격인 만큼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다. 경쟁시장인 은행 서
“세상이 변했다는 게 실감이 난다” 요즘 세종 관가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지난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각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대략적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공통적인 경향은 지난 정권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추진했던 정책들은 모두 배제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 정부의 핵심 정책이던 ‘노동개혁’은 180도 달라졌다. 노동계와의 극한 갈등을 불사하면서 추진되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양대 지침’은 폐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공부문 파업 등을 불러일으킨 성과연봉제 역시 후퇴하는 양상이다. 대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정권에 따라 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공무원의 태도는 ‘돌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부족하다.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은 그동안 목이 터져랴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나라 산업과 노동시장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문재인 정부로 공이 넘어온 경유세 인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 경유값이 휘발유의 85% 수준인데,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유발하기 때문에 경유세를 올려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강경책도 내놓았다. 마스크를 쓰는 풍경이 일상이 된 것을 감안하면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이 된다. 하지만 실제 경유세 인상이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경유차를 모는 서민들과 관련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유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소형 화물차 연료로 많이 쓰인다. 생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경유 화물차 333만여대 중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는 운송 영업용 화물차 38만여대(11.4%)에 불과하다. 나머지 생계형 화물차 295만여대(88.6%)는 경유세를 올릴 경우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 같은 생계형 화물차의 월평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출범 다음날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이 1층 기자실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 201개를 100개로 추린다”며 향후 업무 방향을 밝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행사 참석을 포기하고 기자들을 직접 만날 만큼 중요한 얘기였다. 김 위원장은 ‘과제별 그룹핑‘이란 표현을 썼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실현 가능한 공약, 체감할 수 있는 공약 위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얘기다. 반응은 좋았다. 전직 부총리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정부는 아무 것도 안한다는 얘기”라며 김 위원장과 국정기획위를 치켜 세웠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주. 문 정부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인사에 대한 평이 좋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실용적인 모습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무엇보다 소통하는 정부에 국민이 환호한다. 문 정부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하지만 국민은
"코스피는 사상 최고가인데 증권가 분위기는 '냉탕'이고요, 자산운용사들은 초상집입니다." 요즘 증권가 분위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강세장이 기습처럼 찾아와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증권가 분위기는 우울하다. 지수가 벌써 2300대인데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개인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서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비상이다. 지난해 각고의 노력으로 수익률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는데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환매가 속출해 수익성이 되려 악화되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이탈한 개인 자금은 5조원이 넘는다. 투신 순매도 약 3조7000억원을 합하면 거의 9조원이 주식시장을 나갔다. 반면 외국인은 약 7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가 오르며 외국인은 돈을 버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물론 지수가 사상 최고가인데 지금 주식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사
2015년 말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식 모기업 없이 기업들에 이름을 빌려주고 후원을 받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6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스폰서로 J트러스트와 계약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J트러스트가 일본계 회사인데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2곳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장사를 한다는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본에 대한 반감이 결합돼 히어로즈 구단과 J트러스트의 스폰서 계약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렇듯 일본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국내 시선은 차갑다 못해 냉기가 돌 정도다. 탄탄한 자금력과 초저금리로 무장한 일본계 자금이 국내 대부업에 이어 저축은행업까지 손을 뻗치면서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홀딩스(SBI저축은행
#1.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므로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 수정 필요. #2. 공공일자리 81만개를 늘려 공공부문 고용 비율을 3%포인트 올릴 경우 100%(전체 일자리 수)는 2700만개가 됨. 이 숫자는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임금노동자 모두 존재하지 않는 수치. 일자리 81만개 도출 근거가 모호. 비판 소지가 있는 수치 활용 피해야.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일자리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 중 일부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의 뼈대가 되는 조직 운영방안과 일자리 창출 핵심과제가 담겨 있다. 여당 스스로 선거 과정에서 일자리 공약을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최저임금 3년 내 1만원 달성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선거 전부터 제기됐다. 박근혜정부 최저임금 인상률(7.4%)을 고려하면, 급격한 인상은 최저임금 종사자가 많은 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