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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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나서 털어놓은 말이다. 침몰 3년 만에 세월호 인양에 사실상 성공하자 일각에서 ‘음모론’이 다시 확산되는 것을 두고 한 언급이다. 세월호 인양 성공은 김 장관의 말처럼 ‘국민의 마음에 응어리처럼 남아 가슴 아프게 했던 것을 해소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 순간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있다. 바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퍼져나가는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다. "박근혜정부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일부러 인양을 지연했다"거나 "군 잠수함에 부딪쳐 침몰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인양하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루머는 간신히 봉합해가는 국민의 상처를 다시 헤집는 일이다. 사실 세월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세월초 선체가 물 위로 완전히 드러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 선체 전반에 녹이 슬고 일부 파손된 곳이 있지만 충돌로 망가진 부분은 없었다. 길이 146m, 무게 6800톤의
"광화문 천막은 철거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문화예술인들에게 2016년에서 2017년으로 이어지는 이번 겨울은 특별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지난해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예술가들은 공분했다. 지난해 11월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88개 문화예술단체 소속 예술가 7449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국선언이 이뤄졌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튿날 광장에는 텐트가 세워졌다. 다양한 작가들의 설치작품이 들어왔고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중심으로 공연이 열렸다. 광화문 캠핑촌은 직접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운영됐다. 매일 오전 9시에는 캠핑촌에서 노숙하는 예술인 및 노동자 10여명이 모여 '촌민 회의'를 진행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공개토론회를 통해 더 많은 의견을 모았다. 오후에는 공연을 찾는 관객들을 맞았다. 공연에 참여한 한 연출가는 "더 많은 예술인이 직접 참여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가능할까 싶은 문화예술인간의 연대 경험
"기대요? 정치인들이야 때 되니까 오는거죠. 바뀌나요? 뭐가 바뀌는데요?" 광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정권 교체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경선을 치른 민주당은 물론 바른정당, 국민의당까지 '정치 1번지'라며 몰려드는 호남인데 정작 그곳의 민심은 이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달아올랐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식었다. 탄핵에 관심이 모였던 것도 ‘정치 스캔들’보다 거대한 ‘사건’이자 ‘분노’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탄핵이 끝나고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간 순간 국민들은 다시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정치권은 언제나 낮은 투표율을 논하며 시민들의 무관심을 탓한다. 시민들의 낮은 정치의식이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막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보기엔 그들은 아무 매력이 없다. 차이도 느껴지지 않는다. 도무지 표를 던질 이유를 찾지 못한다. 한 시민은 "공중에 붕 떠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한 대선주자는 농촌을 찾았다. 강당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지 8일 후인 지난 2012년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당시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이 출입기자들 앞에서 보란 듯이 노란색 서류봉투에서 테이프를 떼어냈다. 이어 A4 용지 3장을 꺼내 읽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원 첫 인선 내용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밀봉 인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폐쇄적 행보’는 삼청동 시절 내내 계속됐다. 막내 기자들은 매서운 한파에도 멘트 하나 따려고 건물 입구에 진을 치고 출근하는 위원들을 기다렸지만, 각 분과위원회 위원들은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 인수위가 ‘철통 보안’을 유지하면서, 기자들은 마치 새 모이 받아먹듯 당시 윤 대변인과 조윤선 대변인의 입만 바라봤다. ‘깜깜이 인수위’에 대해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조기 대선 40여일을 앞두고 차기 정부 조직개편 등 출범 준비가 ‘개방성’에 원칙을 둬야 한
얼마 전 한 경제단체 임원과 식사를 함께 했다. 대화가 요새 시국으로 흐르자 그는 "기업하기 딱 좋을 때"라고 했다. 농반진반으로 넘길 참인데 뒤따른 설명에 뼈가 있었다. "정부가 일을 안 하잖아요." 폭소가 터졌다. 탄핵정국과 조기대선, 검찰의 전방위 기업 수사가 기업하기에 녹록한 환경일 리 없다. 중국의 경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악재도 겹쳤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손을 놓으니 기업할 만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건 요샛말로 '웃픈' 일이다. 진보와 보수정부가 교차한 반세기 동안 이 웃픈 상황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 됐다. '손톱 밑 가시', '규제전봇대'를 뽑겠다고 공언한 보수정부조차 몽땅 헛것이었다는 걸 누구보다 기업들이 잘 안다. 우리 정치사에서 기업은 늘 통제의 대상이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기업이 정부의 경제 파트너였던 대목을 찾기 어렵다. 사농공상의 조선시대 유물이 21세기에도 흐른다. 권위주의 시대를 그리워한 정치인들은 음습한 정경유착의 통로로 기업을 전용했
"향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교육업계 '댓글 알바(아르바이트)'가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난 때는 2007년이었다. 당시 댓글 알바에 가담했던 서울대 재학생 A씨가 덜미를 잡히면서, 이투스는 경쟁사 B사와 특정 강사를 상대로 댓글 알바를 벌인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댓글 알바생과 일부 직원들이 전도유망한 청년들이었던 점을 고려해 양측은 합의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선에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후 교육업계 댓글알바는 근절은커녕, 일종의 관행으로 굳어졌다. 교육업체 간 고발전이 이어졌고, 일부 업체들을 상대로 한 폭로전과 이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도 진행됐다. 심지어 한 차례 사과했던 이투스는 2011년 두 번째 사과문을 게시하며 "2010년 12월 강사진 및 경영진의 대거 교체와 함께 수험생 여러분에게 떳떳한 회사로 거듭나고자 이후로 일체의 알바활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7월에는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으나, 이같은
“중소기업에선 사람 한 명 뽑기가 진짜 힘듭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10년간 근무하다 최근 서울의 한 중소기업으로 옮긴 A 팀장은 구인공고를 아무리 올려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상적인 중소기업 인력난에 대한 푸념이라고 생각할 때쯤 A 팀장은 새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몇 주전 실수로 초봉을 2500만원으로 입력했을 땐 이력서가 수백장이 몰렸습니다. 2050만원으로 정정한 후에는 이력서가 뚝 끊기더군요.” 중소기업 평균 연봉(2523만원) 정도로만 올려줘도 취업자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계에 임금과 근로시간은 여전히 ‘최후의 보루’다. 중소기업 대표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선진국 수준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하다가도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만큼은 한국의 특수성을 주장하며 예외적용을 요구한다. 실제로 최근 국회가 법정 근로시간 52시간 감축안을 내놓자 중소기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생산성 하락, 인건비 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역사적인 날, 점심메뉴가 화제에 올랐다. 김밥이라던 메뉴는 시간이 흐르면서 초밥, 유부초밥으로 확대되더니 결국 김밥·유부초밥·샌드위치가 포함된 도시락으로 귀결됐다. 이 와중에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도시락에 초밥은 유부초밥을 의미함. 생선초밥이 아님"이라는 내용으로 급하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굳이 '생선'이 아니라 '유부'초밥이라고 해명까지 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점심식사가 '고급' 메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생선초밥'이 주는 어감에서 '귀족'냄새까지 맡는 국민은 없다. 그럼에도 변호인단은 점심메뉴를 보는 여론의 시선에 무척 신경쓰는 눈치였다. 여기에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측 변론과정에서의 특이점과의 연관성이 엿보인다. 탄핵심판 재판정에서 김평우 변호사 등은 유난히 중계 카메라와 방청객을 의식한 듯한 제스처로 일관했다. 변론 내용 자체도 법률위반 혐의내용이나 헌법위배 혐의에 대한
얼마전 국토교통부 세종 정부청사에서 행복주택 관련 백브리핑이 열렸다. 박근혜정부가 목표로 한 행복주택 15만 가구 입지를 최종 확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브리핑 말미에 국토부 담당 과장은 "향후 2만 가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간단히 덧붙였다. 당초 14만 가구였던 행복주택 공급 목표는 지난해 말 15만 가구로 증가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17만 가구까지 공급목표가 상향된 것인지 중요해 보였다. 정권이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나기 전이었다)에서 공급 목표를 늘리는 것은 정부의 행복주택 추진의지가 강력하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목표가 17만 가구로 늘어나는 것이냐"고 몇 번을 되물었지만 담당 과장은 애매한 말로 대답을 회피하다 결국 이렇게 실토했다. "정권이 바뀌면 행복주택의 운명도 어떻게 될 지 몰라 17만 가구라고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그 동안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았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문 전시회인 2017서울모터쇼가 이달 말 개막된다. 매년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의 신차 경연장으로 자리 잡아온 이 무대. 올해는 유독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주인공들이 있다. 통신 및 인터넷 기업들이다. SK텔레콤과 KT는 차량과 연동되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을, 네이버는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각각 선보인다. 특히 네이버는 독립 부스까지 마련할 정도로 모터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등 연초 열리는 대규모 IT전시회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의 커네틱트카·자율주행차가 '신스틸러'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벌써 몇 해 전부터의 일이다. 이제는 정반대로 자동차 전시회에 IT기업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 셈이다. IT 플랫폼과 결합 된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등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대두 되면서 자동차-IT기업간 융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통산업 붕괴
"책임져야 한다면 피해가지 않겠다. 조선업은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간산업이다. 실물·지역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이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하겠다."(임종룡 금융위원장} 유동성 위기로 내몰린 대우조선해양 종합지원방안이 오는 23일 나온다. 이에 앞서 21일 열린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대우조선 추가 지원 필요성에 대해 맹비난이 쏟아졌다. "한진해운은 죽였는데 대우조선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 "차기 정부가 판단할 일을 왜 지금 결정하나." "추가 지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임 위원장은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겠다. 국민 경제 입장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고 비장하게 답했다. 정치권의 비판은 타당하지만 대우조선 문제는 오는 5월 대선을 통해 탄생할 차기 정부에 맡길 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당장 오는 4월에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매달 8000억원 이상의 운영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역대급 '수주가뭄'으로 대우조선의
지난 18일 오후 6시,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점검이 19일로 예고된 상황에서 해양수산부가 갑작스럽게 인양 가능성을 밝혔다. 이날 발표는 최종점검 결과에 따라 시험인양에서 본인양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수부는 이달까지 모든 점검을 마무리 하고, 4월 초 인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수부는 불과 약 3시간 만에 기상 악화를 이유로 철회했다. 이로 인해 국민적 관심 사안을 두고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세월호 인양에 줄곧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세월호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3월 하순부터는 언제든지 (인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오는 4월16일 ‘세월호 3주기’를 의식해 가급적 빠른 인양을 하려는 의도는 모르지 않는다. 실제 해수부 고위관계자는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