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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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 이른바 '최순실 청문회'를 생중계한 국회방송(NATV)이 2004년 개국 이래 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청문회 '첫 화'부터 등장인물들이 만만치 않았다. 9명의 재벌총수가 나란히 참석해 '슈퍼 청문회' '어벤져스 청문회'라고 불렸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올린 매출만 910조원이다. 1차 청문회는 '삼성 청문회'라고 불릴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됐지만,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구본무 LG 회장의 발언이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는 구회장의 발언을 '사이다'라고 표현하는 글들이 적지 않았다. 구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해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기업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정부에서 시키면 다음에도 또 낼 거냐"는 질책에 "국회에서 입법해서 (부당한 압력을) 막아달라"고
‘승자독식’. 대선 승자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사장이 정권의 압력으로 물러났고, 경영진의 보도 방향에 반발한 직원들이 직장을 잃거나 좌천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에서 더 심했다. 세월호·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국 혼란기 때마다 공정보도 논란이 지속돼왔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정권이 KBS 사장 선임과 이사회 검증은 물론 뉴스 보도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한 정황들이 담겨있다. 지난 9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도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서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전 KBS 사장이 대통령 관련 리포트에 수시로 관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취재기자들이 회사 로고를 가려야 했던 사례는 공영방송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들은 매달 가구당 2500원을 KBS 수신료로 납부한다. 이는 공영방송이 정치·자
'120만7000명 중 24명'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10월29일 첫 촛불집회부터 10일 7번째 촛불집회까지 경찰 집계 기준으로 120만7000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채웠다. 이중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단 24명이다. 첫 집회와 지난달 12일 민중총궐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집회 5번은 연행자가 없었다. 북한산을 넘어 청와대로 향하다 훈방된 시민 4명과 3일 집회에서 잠시 격리된 3명을 더해도 31명에 불과하다. 약 5만분의 1. 연인원(전국 745만명)으로 봐야 정확하지만 경찰은 '치안수요' 파악이 목적이기 때문에 순간 최대인원만 센다. 경찰 기준으로 따지더라도 기적적인 확률이다. 혈연이 없는 사람과 유전자 정보가 일치할 확률이거나 한쪽 팔이 없는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이라고 한다. 이 기적 같은 일을 시민들은 7주만에 연출했다. 유독 이 기적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집회 시위에 대응하는 경찰이다. 매주 주말 청와대 방향 행진신
면세점 업계가 폭풍전야다.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심사 결과 번복 가능성 등 혼란과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관세청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면세점 사업 로비·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입찰 참여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업자 선정을 강행했다. 논란을 의식해 '추후 부정 사실이 확인되면 특허를 취소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 전개는 이 단서를 충족시킬 가능성을 열어줘 업계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299명 투표에 찬성 234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다. 탄핵안은 롯데, SK그룹의 미르·K스포츠재단 거액 출연금이 면세점 추가특허 입찰 등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뇌물'이라고 명시했다.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로비와 특혜가 있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11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등과 공모해 대기업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한다. 그 여파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에 균열이 일고 원자로 냉각밸브에 이상이 생긴다. 원자로 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원전이 폭발한다. 나라 전체가 방사능 누출 공포로 혼란에 빠진다. 7일 개봉한 영화 ‘판도라’의 줄거리다. 영화를 보고 나온 한 중년여성은 “4대강 사업이나 최순실한테 간 돈을 원전안전에 투자했어야 한다”며 분개했다. 그러나 영화 내용은 ‘픽션’이다. 먼저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에 버티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규모 7.0(0.3G)도 견딜 수 있게 보강작업을 하고 있다. 또 냉각계통은 기본 냉각밸브에 이상이 생기면 비상물탱크가 곧바로 가동된다. 그래도 원자로 온도가 안 떨어지면 단기→장기→직접노심 냉각수가 순차적으로 들어간다. 냉각이 안 되도 폭발은 없다. 핵연료봉의 우라늄 비율 5% 정도로는 폭발하지 않고 녹을 뿐이다. 녹은 연료봉은 압력용기 안에, 압력용기 이상이 있을 경우 비상용 외부 콘트리트 용기 안에 고인다. 원전이
"시국도 어수선한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더 불안하네요."(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지난 2일 미국 뉴욕행 여객기에서 조종사 두 명이 난투극을 벌이다 한시간 가까이 이륙이 지연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게다가 불안한 심리 상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조종사 한 명을 275명이 탄 비행기에 투입시켰다. 그나마 비행 도중 다툼이 일어나지 않은 점을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사흘 뒤인 5일 밤에는 인천공항발 영국행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러시아에 비상 착륙해 승객들이 낯선 곳에서 추위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간 다툼은 우발적인 일이었고, 러사아 긴급 착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신속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부터 시작된 '비상 경영'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마른수건 쥐어짜기식 경영 기조가 조직 내부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높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운항 일정이나 기재 운용이 무리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 아
"다시는 떠올리기 싫어요. 그때는 중국 기업과 관련된 영업을 아예 할 수 없었죠." 최근 만난 한 증권사의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5년 전 고섬 사태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현재 한 중국 기업의 IPO 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2011년 1월 코스닥시장에 잠시 발을 들인 중국 기업 고섬은 회계 부정을 저지르며 자본시장 구성원들에게 아픈 기억만 남기고 퇴출됐다. 이에 당시 이미 상장 준비 막바지였던 완리(2011년 6월13일 상장)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단 한 곳도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지 못했다. 반전이 일어난 건 5년 만이다. 올해는 코스닥에 상장한 해외 기업 7곳 중 6곳이 중국 기업이다. 투자 심리도 괜찮은 편이다. 올해 상장한 중국 기업 중 50%는 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다. 개수로는 3개뿐이지만 비율로만 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코스닥 전체 종목 중 약 70%는 현 주가가 공모가 아래다. 중국 기업을 상장시킨 증권
시중은행들이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PF 투자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도맡아 왔지만 이제는 시중은행이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이 지금까지 주관한 미국 발전소 PF금융만 5000억원을 넘었다. 시중은행 중 미국 발전소 PF 시장에 첫발을 내딘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미국 발전소 시장을 눈여겨보다 지난 4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에 있는 복합 화력 발전소의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에 참여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국민은행에 공동 투자를 권유했고 국민은행도 이를 받아들였다. 경험을 쌓은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달초 각각 2억달러를 모으는 미국 발전소 PF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시중은행들이 해외 PF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 PF사업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수익률 높은 대규모 PF사업은 사라진 지 오래고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 일정도 수시로 바뀐다
"국회 내에서 촛불행진, 탑돌이도 아니고 좀 이상하지 않아요?" 야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야권의 노고를 설명하면서도, 국회 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이같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민주당은 지난 1일부터 밤마다 국회 내에서 촛불집회 및 행진을 해왔다. 그는 "도대체 누구 보라고 하는 촛불집회인지 모르겠다"며 "사진기자들 말고 국회 내 촛불집회를 볼 사람이 누가 있나. 대중에게 탄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촛불집회인데, 사진찍기 행사가 된 듯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국회 내 촛불집회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썩 평이 좋지는 않다. 사람도 없는 컴컴한 국회에서 촛불을 드는 게 "기괴하다", "귀곡산장 같다"는 반응도 있다. 실질적인 탄핵 가결을 위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설득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국회 내에서 촛불을 든다고 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포섭될지는 의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새누리당 의원 한 명이라도 더 만
3일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이번 예산안에 중랑천 하천공원 조성사업 예산 10억원이 편성됐는데, 이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이 알려졌다는 게 통화내용의 골자다. 통화가 끝난 후 다소 의아했다. 통상 예산안이 확정된 후 선심성 지역구 예산을 비판하는 보도가 잇따른다. 실세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을 나눠먹기한다는 내용이다. 추 대표도 같은 범주에 묶였다. 추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속한 중랑천 사업 예산을 따냈다는 것. 하지만 중랑천 하천공원 조성사업은 추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과 상관없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관할이다. 추 대표 측에서 "중랑천은 저희 대표님 지역구가 아니다"며 전화를 걸어온 이유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맥락에선 상식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역구 의원들은 예산 시즌에 지역구 예산이 증액되면 이를 업적으로 평가한다. '쪽지예산'에 대한 비판적 보도에 자신들의 이
'오프라인 판매 1위'(A사), '가격비교사이트 10월 판매 1위'(B사), '스탠드형 모델 판매 1위‘(C사) 매년 김장철이 시작되면 김치냉장고 업계에서 펼쳐지는 ’1위 마케팅‘의 모습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살펴보면 업체별로 자사에 유리한 데이터를 ‘오려내’ 1위라고 주장하는 ‘아전인수’격 마케팅들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들 1위라고 주장하는데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도대체 누가 1위인지를 모르겠다. 뭘 사야 할 지 더 헷갈린다“고 토로한다. 이같은 업체들의 막무가내식 1위 마케팅은 소비자들에 구매 가이던스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혼란만 주고 있다. 소비자가 믿을 만한 근거나 수치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대유위니아 딤채, 삼성전자 지펠아삭, LG전자 디오스, 동부대우 클라쎄 등 주요 김치냉장고 브랜드들이 모두 마찬가지다. 브랜드 마다 △스탠드형 모델 개별 판매 △뚜껑형 모델 개별 판매 △오프라인 판매 △온라인 특정 사이트 판매 △가격비교 사이트 판매 △'10월 한 달'
"00의원, 문자 많이 받으셨어요?" "아까 보니 970명(에게서) 왔더라고요." 최근 며칠 국회에선 의원들이 셋만 모여도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탄핵파들이 흔들렸다. 단일대오로 탄핵에 목소리를 높이던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갈렸고, 가결정족수를 맞춰줄 수 있다 자신하던 새누리당 비주류들도 몸을 사렸다. 2일 탄핵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했고 이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급기야 인터넷에는 탄핵안에 유보적이거나 반대하는 의원들의 실제 휴대전화 번호가 유포됐다. 항의문자가 쏟아졌다. 여야 계파를 막론한 초당적 '카톡감옥'도 만들어졌다. 단톡방에서 나가면 다시 초대하고, 또 초대하며 탄핵 찬반을 밝히라고 다그친다. 이른바 '손가락 혁명'이다. 내 휴대전화 번호가 인터넷에 뿌려졌다는데 기분좋을 이는 없다. 반응이 곱게 나갈리도 없다. 한 의원은 탄핵 찬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표창원 의원을 가르켜 '싸대기를 때리고 싶다'고 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