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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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은 겹경사를 맞았다. 대표이사인 이효구 부회장이 연거푸 대외 수상을 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위상을 직간접적으로 알린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자랑스러운 방산인상을 받았고, 국가생산성대회 은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무기를 개발한 공로였다. 여기에 또 하나의 '경사'가 예정돼 있다. 2012년까지 경영을 맡았다가 수감됐던 구본상 전 부회장이 출소한다. 재벌 오너로는 최장기인 4년형을 모두 마치고 이달 29일 자유의 몸이 된다. 통상 대기업 오너 수감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고도 집행유예로 수감되지 않거나, 가석방, 혹은 사면으로 풀려나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추상같은 법의 처벌을 피해갈 길이 없는 일반인들과 달리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형기를 채우지 않는 '특권층'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떳떳하다는 말이 나온다. 구 전 부회장도 수감 중 모범적으로 형기를 보냈다 한다. 그러나 '경사'를 맞는 회사의 분위기는 한편으론 착잡하다. 4년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제가 알기론 (가습기특위) 연장하는 데 동의하신다. 그런데 당의 입장이 지금 (연장에 반대해서)…." 지난 달 28일 활동 연장 논의를 위해 모인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특위)에서 시원하게 연장을 동의하지 않는 하의원에게 방청석의 피해자 가족들이 불만을 나타내자 야당 출신 우원식 위원장이 하의원을 대신해 한 답변이다. 가습기특위에 대한 연장 필요성은 피해자 가족들과 야3당은 물론이고 이렇듯 여당 의원들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습기특위는 지난 4일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공식 활동이 종료됐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후 5년간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등을 기다렸던 가족들은 특위 종료가 선언되자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특위 활동 연장 가능성은 영국 옥시 본사(레킷벤키져)에 대한 방문 무산 등 혈실적인 한계가 속속 노출되면서 8월 중순부터 조심스럽게 거론됐었다
"원래 재건축·재개발 조합장은 감옥 몇 년 갔다 올 각오하고 한몫 챙기는 자리에요." 최근 만난 서울 강남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의 말이다. 그만큼 조합 비리가 만연해 있고 또 심각하다는 얘기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비리 첩보가 무수히 많이 들어온다"며 "수사할 조합들이 쌓여 있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재건축 조합 비리는 너무 흔하다. 8월 서울시는 "3~5월 재건축·재개발 조합 500여곳을 조사한 결과 부정사례 130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서울동부지검은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가락시영' 조합 비리를 집중 수사 중이다. 브로커들과 조합장, 심지어 조합장 대행까지 줄줄이 구속 기소되며 최대 재건축 비리 사건으로 기록될 조짐이다. 가락시영을 수사하던 중 우연히 인근 삼익그린맨션 재건축 조합장의 비리(3230만원 뇌물수수)가 적발돼 지난달 말 징역 3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해당 조합장을 잘 안다는 한 창호업자는 "더 심한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재수 없게
"잘 쓰고 있다고 믿을 뿐입니다." 한 스포츠용품 업체 대표는 "올림픽 정식종목과 관련 스포츠기업들이 해당 종목 연맹에 공인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간 매출 수십억원의 중소기업으로서 부담이 적잖다는 토로다. 용품의 품질에 따라 경기의 질이 좌우되는 종목의 경우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원한다면 이같은 관행은 일견 불가피해 보인다. 다수의 세계 연맹들은 엄격한 공인 과정을 거치는 한편,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앞서 해당 조직위원회에 우수 업체를 추전해 원활한 대회 운영과 종목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문제는 강소기업을 꿈꾸는 국내 스포츠기업들의 다수가 영세하다는 점이다. 각종 종목에서 메달을 휩쓰는 올림픽 강국이지만 정작 산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수억원의 고정비용은 스포츠기업의 존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국기' 태권도도 예외는 아니다. 올림픽 정식종목인 태권도 경기에서 전자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 현장.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으로 한마음이 된 야당 의원들, 그리고 입을 아예 다물기로 한 듯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킨 공무원들, 질타는 쏟아졌지만 정작 그 질타를 듣고 물음에 답을 할 대상자는 국감장에 없었다. 올해 교문위 국감의 대표 화두는 ‘비선 실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당 의원들이 단체 보이콧 한 상태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미르재단, K스포츠와 얽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과 차은택 등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당의 반대로 끝끝내 두 사람 중 누구 하나도 증인으로 세우지 못했다. 대신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모든 부처 기관장들이 쩔쩔매며 답변을 피하거나 에둘러 답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4일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 집에 미르재단이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 학교가 들어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식의 세계화를
"우리 국민은 정부가 정하는 전기요금을 '전기세'라고 부르면서 세금처럼 내고 있어요. 그런데 전기요금이 과연 적정하게 계산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불공정한 약관으로 무효입니다." 2년 전 8월,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가 한전을 상대로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 반환청구 첫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기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지인 1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추가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이전까지 유례가 없는 소송이라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기자 역시 대학시절 자취생활을 하면서 무더운 여름마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아봤다. 적잖이 속이 쓰렸지만 '뭐 어쩌겠어'라는 푸념이 전부였다. 정부가 원망스러웠지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안 했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가열되자 여러 개선책을 내놨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절전만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STX조선해양과 계열사 고성조선해양, STX프랑스를 묶어서 사겠다는 영국계 인수의향자가 나타났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당국과 자금 회수에 목마른 채권단 모두 기다리던 소식이다. 하지만 이 인수의향자의 구매 조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우선 STX프랑스 지분 33.34%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는 자국 조선소가 보유한 기술의 해외 유출을 엄격히 막고 있다. STX프랑스 생나제르조선소는 크루즈선 외에 프랑스 해군이 운용중인 군함도 짓고 있다. 인수의향자는 생나제르조선소의 크루즈선 기술인력을 STX조선 진해 도크로 데려와 중국 등 신흥국 크루즈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법원측에 인수의사를 밝히기 전 프랑스 정부와 교감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패키지 매각에 대해 채권단과의 대화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4일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외국계 선사에서 관심을 보이는 STX프랑스부터 연내 매각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며 "패키지 매각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법원에서 ST
"주택가격 부양 목적이 아닙니다."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상승하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초에 한 말이다. 임 위원장은 지역별 수급 요건을 보면서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이지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의 당부에도 시장은 움직였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불식되고 공급 제한에 따른 가격 상승 우려와 기대가 커졌다. 집 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더 올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21%를 기록해 8월(0.6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도 0.29% 올라 8월 상승률(0.15%)의 약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그 전 주에 비해 0.35%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로는 2006년 12월 1일(0.35%)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중소기업청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이 어김없이 도마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인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판로지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중소업체에 민간 홈쇼핑 못지않은 높은 판매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목 좋은 방송시간대를 대기업이나 수입제품 위주로 편성하는 전략도 고쳐지지 않았다. 홈앤쇼핑에 대한 국감 레퍼토리는 식상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왜 반복해야 하냐"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은 중기중앙회 등을 통해서 홈앤쇼핑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중기청을 또 몰아세웠다. 중기청이 뒷짐만 진 건 아니다. 중기청은 올해 중기중앙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주 타깃은 홈앤쇼핑이었다. 중기청은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면세점 사업자 취득 후 지분을 전량 매각, 주주에 손실을 초래한 점 등을 들어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
“방송산업 청사진, 1년 안에 나오진 못하겠죠. 새 정부 인수위원회 때까지 현실적으로 손을 댈 수가 없어요.” 2개월 반이 흘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결정이 나오면서 유료방송산업이 시계(視界)제로 국면에 접어든 지. 제로 국면에 접어든 지. 파급력이 큰 M&A 추진으로 인해 멈췄던 방송·통신 생태계의 시계(時計)가 다시 돌기 시작한 지도. 케이블업계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활동을 시작했고, 곧 이어 정부도 연구반을 만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유료방송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만든 연구반은 이달 안에 토론회를 열고 초안을 발표한다. 해당 내용은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겉으로는 어느 때보다 바빠 보이는 움직임. 방송 산업을 오래 봐 온 한 고위공무원이 단언한 듯 말했다. 겉과 속은 다르다고.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대선’(大選)이라는 새 마라톤이 시작되면 방송 정책 논의는 물밑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지난해 TV드라마와 원작 웹툰으로 인기였던 최규석 작가의 '송곳'에 나온 대사다. 부당 해고, 노동조합 탄압 등 한국 내 굵직한 노동 문제를 주제로 삼은 이 만화는 현실 사회를 그대로 녹여낸 고발적 메시지로 매회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호평 받았다. '풍경'에 대한 이 대사는 만화 속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는 구고신 소장이 노동 강연에서 뱉은 말이다. 그는 "노동운동 10년 해도 사장 되면 노조 깰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게 인간"이라며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라고 했다. 지금은 약자(노동자)로서 강자(기업)를 상대로 대등해지기 위해 분투하지만, 그 자신이 강자가 되면 이러한 노력은 금세 잊혀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경계하고, 여러 각도의 풍경을 이해하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강자가 돼 갈 수록 이런 생각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이해 충돌 문제는 지금보다 쉽게 해결될 수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협치’를 전면에 내세워 출범한 20대 국회 얘기다. 출범 직후부터 크고 작은 불협화음으로 우려를 키우더니 결국 사상 초유의 국정감사 파행 사태에 이르렀다. 29일로 국정감사 나흘째를 맞았지만 여야의 대립으로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는 개의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그나마 감사가 진행 중인 상임위도 야당만의 ‘반쪽’ 국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감은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라는 것으로 국회의 의무다. 헌법에도 규정돼 있다. 이를 당리당략 때문에 파행시키는 것은 직무유기다. ‘국감 보이콧’을 고수하는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끼리 한다’고 수수방관하는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 눈에는 똑같은 존재다. “정치권이 민의를 얼마나 업신여기는지를 이번에도 여실히 확인했다”는 날선 비판은 여야 모두에게 향해 있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악’ 타이틀은 20대 국회가 따 놓은 당상이다. 이런 국회를 보면서 얼마 전 취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