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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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샤워실에 들어간다.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찬물이 나온다. 급하게 온수로 돌리자 뜨거운 물이 쏟아진다. 이 남자는 수도꼭지를 찬물로 돌렸다, 온수로 돌렸다를 반복한다." 시차를 무시하고 그 순간만의 정보에만 대응하는 이 남자를 두고 밀턴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 (fool in shower)'라고 불렀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두고 종종 '샤워실의 바보'를 인용한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해 시차를 무시하고 즉각 반응하면서 적절하지 않은 대책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개최한 '2009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샤워실의 바보'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일 경우 투기지역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부동산시장을 단순히 지표로만 보면 바닥을 찍은 것처럼
검찰이 요즘 뒤숭숭하다. 청와대가 기수원칙을 깨고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내정, 대규모 후속 인사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고위급 간부들의 사퇴로 인해 그 규모가 지난 1월의 정기인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진 폭과 보직 이동 등 검찰 사상 최대 규모 인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에 따른 대검 중수부의 존폐 여부도 가늠해 볼 수 있어 후속 인사에 더욱 눈길이 간다. 일선에 있는 검사들은 검찰 조직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비판과 전임 총장의 중도 사퇴 등 지금의 상황이 검찰에 닥친 최대 위기라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기인사 6개월여 만에 대폭적인 인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바뀐 자리에서 제대로 수사 한번 해보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야한다는 것이다. 매년 1월에 정기인사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 이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또 자리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25일 공식활동을 마치고 최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2012년까지 신문의 지상파 방송 겸영을 보류하는 등 당초 한나라당이 발의한 미디어법안에 비해 완화된 대안이다. 또 신문·대기업의 방송진출 규제는 완화하되 구체적인 소유지분 부분은 몇 가지 대안을 권고했다. 그러나 미발위 보고서는 반쪽짜리란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여야 추천위원들의 갈등으로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추천위원들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측 추천위원들은 자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물론 여야는 서로의 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자문기구로 미발위를 구성한 것은 국회에서 할 수 없었던 '논의', 더 나아가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첫 회의를 시작하면서 '공개냐 비공개냐'를 놓고 소모적인 공방을 시작했던 미발위는 17일 여야측 추천위원이 모두 모인 마지막 전체회의 때도 '여론조
이 기사는 06월25일(11: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청(중기청)의 인사가 있던 다음 날, 국내 벤처캐피탈 일부 대표이사의 휴대전화로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이름 김영태, 시카고 IIT MBA, 깐깐한 원칙주의자......' 새로 임명된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의 프로필이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한 대표이사는 "중기청 벤처투자과가 벤처캐피탈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요 인사가 있을 때면 업계 관계자끼리 정보를 공유한다"고 귀띔했다. 신임 과장의 정보를 공유하는 업계의 반응 속엔 벤처투자과장의 임기에 대한 아쉬움도 배어 있었다. 모태펀드 의존도가 94.6%에 달하는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모태펀드 예산을 확보·집행하는 중기청 벤처투자과는 유관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벤처캐피탈의 관리·감독을 중기청이 담당하기 때문에 중요도는 더욱 높다. 벤처투자과장
금융계가 시끄럽다. 은행·증권·보험사들이 자신의 영토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는 탓이다. 실손형 개인의료보험의 보장한도 축소를 놓고 생명보험 업계와 손해보험 업계는 최근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지급결제 확보를 위해 어깨를 나란히 했던 두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돌연 편을 나눠 얼굴을 붉혔다. 공방은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추는 대신 200만원을 기준으로 한 최소 본인 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깊어진 업계 간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신용카드를 놓고 벌어지는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됐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우량대출을 늘려야 하는 처지에 놓인 은행들은 'CMA 신용카드'가 눈엣 가시다. 신용카드나 급여계좌가 이탈하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은행들은 CMA로 자금이 몰려가면 금융시장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떤다. CMA 계좌
"배럴당 70달러인 원유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가스전의 경제적 가치는 수조원에 달합니다. 가스전과 송유관을 잇는 7km의 수송관만 건설하면 바로 가스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상장사 A대표는 최근 러시아 정부로부터 사할린 소재 한 가스전의 개발과 생산권을 따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근 가스전에 추가 탐사가 이뤄지면 경제적 가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발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정부도 못한 러시아 자원개발 사업을 일개 민간기업이 해낸 셈이다. 말 그대로 '대박'이라 할 만했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 회사의 주가는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실제 가스를 뽑아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금마련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중국 업체 등 몇 곳의 투자자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다. 이
직장인 김 씨는 최근 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인터넷몰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물건을 산 후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회원 가입 이후 보험 등 원치 않는 마케팅 전화에 시달려 진땀을 빼야 했다. 알아보니 김 씨가 이 인터넷몰 회원 가입할 때 '개인 정보 제 3자 제공 동의'에 무심코 클릭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고서는 회원 가입이 되지 않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없었다. 김 씨는 동료에게 전후 사정을 하소연했다가 '그 곳에서 사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핀잔만 들었다. 실제로 이 사이트는 '제 3자 제공 동의' 항목에 회원 정보를 관계사에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회원이 될 수 없다. 또 이 쇼핑몰을 통해 얻은 개인 정보를 계열사는 물론이고 금융회사에도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이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 텔레마케팅 전화에 시달려 본 경험은 대부분 있다. 이런 식으로 회원 가입시 제 3자에 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5만원권 지폐가 드디어 23일 발행됐다. 몇년 전 1000원과 10원 신권이 발행되고 오래전 500원이 지폐에서 동전으로 바뀌었던 것과 달리 5만원권은 새로운 단위의 화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그동안 우리 경제 수준과 물가 등을 감안했을 때 5만원권의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하지만 새 화폐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과 부정한 사용에 대한 우려로 5만원권 발행에 반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 5만원권 발행을 앞두고 신사임당이 화폐 인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5만원권과 5000원권의 색상이 비슷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소소한 문제일지 모른다. 대체적으로 1만원 단위로 책정되던 제품 가격 기준이 5만원 단위로 바뀌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만원권이 거스름돈으로 서서히 인식되면서 개인들의 돈 씀씀이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A씨는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A씨는 한 정부 산하기관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주 발표된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기뻐하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 말투는 느리고 어눌했다. 가벼운 농담을 건넸지만 쉽게 표정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조직개편을 놓고 간부들이 말다툼에 가까운 격론을 벌이는 것을 보고 왔는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A씨는 조만간 팀장급을 15% 정도 줄이는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 2012년까지 정원을 10∼15% 감축하기 위한 첫번째 조치다. 벌써부터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 걱정이다. 직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단지 상당수가 실직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거의 매일 밤 늦게까지 초과 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전담 부서 없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CEO들은 A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 주
"지난 해에는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 걱정이었는데, 올해는 떨어져 고민이 큽니다. 환율이 안정되는 게 아니라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적자를 넘어 존폐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상당할 듯 합니다." 중소기업 A사 임원의 얘기다. 이 업체는 조명장비 생산업체로, 일본에서 자재를 수입해 조립한 후 다시 수출한다. 사업이 그런 대로 진척되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A사의 사정은 이렇다. 달러당 1000원 미만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초 1100원대를 돌파하면서 원자재 수입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 환율이 다시 안정될 것을 예상해 수입을 최대한 늦추면서 국내 재고를 활용했다. 수출가격이 좋아져 수익성도 개선됐다. 문제는 그 뒤였다. 2개월간 원자재를 들여오지 않아 11월초 재고가 바닥났고, 뒤늦게 수입에 나섰다. 환율은 이미 1400원대를 넘은 상황이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채워놓고 한숨돌리자 수출단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
글로벌 경제위기가 드디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일까? '출구전략'(Exit strategy) 논의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출구전략'이란 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쓰는 일종의 위기 탈출 전략이다. 그러나 전환 시점과 해법에 따라 `출구`는 또다른 `입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결정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도 잘못된 정책 선택의 결과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로 불길이 번진 금융위기를 틀어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 유동성 투입에 나섰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마치 헬기에서 돈을 뿌려댄다는 비유에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시점이다. 금융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자 각 국들은 금융기업들에게 천문학적인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일부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국유화가 이뤄졌다. 악영향을 우려, 우선 살리고 봐야한다는 시급함이 대
하루종일 세찬 빗줄기가 쏟아붓던 20일. 이날 서울광장에선 건전한 디지털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의 'u클린 청소년 문화마당'이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청소년들은 온몸이 비로 흠뻑 젖은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 무렵이 되자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때마침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이버지킴이 발대식 참석차 행사장을 찾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은 갈수록 굵어지는 빗줄기에 행여나 장관의 옷이 젖을까봐 안절부절했다. 장대비로 돌변한다면 장관이 발길을 돌려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가벼운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이 장관은 대기실에 잠시 머무는가 싶더니 곧장 행사장이 마련된 무대로 성큼 올라갔다. 발대식이 여느 정부부처 행사와 마찬가지로 지루하게 이어질 즈음 이 장관의 인사말 순서가 됐다. 무대 아래쪽에는 2000여명의 학생이 비옷을 입고 후두둑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서 있었고, 안타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