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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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TV 시사프로그램에서 값진 눈물을 봤다. 시계도매상을 운영하던 이종룡씨는 97년 외환위기 때 부도와 함께 3억5000만원의 빚을 졌다. 한 동안 폐인처럼 지내던 그는 정신을 차리고 빚을 갚기 위해 사우나 청소, 신문배달, 학원차 운전, 떡배달, 신문판촉, 폐지수집 등 하루 7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얼마나 타고내리기를 반복했는지 그의 봉고차 운전석은 가죽이 닳아 없어져 구멍이 뻥 뚫렸고,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마칠 때쯤에는 쏟아지는 잠을 쫓으려 차 지붕에 올라가 소리를 질러댔다. 사우나 보일러실에서 하루 2시간 새우잠을 자며 그렇게 번 돈으로 그는 최근 마지막 남은 빚 100만원을 송금했다. 10년 동안의 빚 갚기를 마쳤을 때 느닷없이 쏟아진 눈물…. "처갓집 땅 다 팔아먹었지. 형제들 돈 갖다 다 썼지. 가정에 소홀히 했지. 마누라한테 10년은 더 봉사해야지." 기자를 포함해 이 씨의 눈물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집값, 주식값 오르기를 바라며 늘
일부 주요 중견건설사들이 지난달 말 정부와 금융기관 등의 도움으로 부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물론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돌아온 어음 결제를 1~2개월 연장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갚아야 할 만기 어음이 산적해 있어서다. 건설사 위기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자금난이다. 미분양 적체로 인해 자금 회전이 안되는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경기 침체와 함께 정부 정책을 탓한다. 과연 그럴까. 미분양이 양산된 이유는 무엇보다 건설사 스스로의 적절치 못한 사업 추진과 무리한 수주에 있다. 주택사업을 주로 영위해 온 중견업체들의 경우 자체 자금이나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무차별적인 수주를 해왔다. 각 기업 경영층의 실적 위주 마인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내부 평가 시스템도 이처럼 무리한 수주를 부추기는 원인이 돼 왔다. 내부적으로 모럴해저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잘못된 시스템을 운영해 온 것도 문제다. 실제 최근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이 기사는 10월31일(15: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Case #1.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빠르게,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벤처기업들은 대규모로 CB·BW를 발행했다. CB·BW를 많이 투자한 곳은 외국계 펀드들이었다. 피터벡앤파트너스, 오즈매스터, 에볼루션 등이 CB·BW 투자로 유명한 펀드들이다. 이들 펀드들은 벤처기업 위에 군림했다. 굴욕적일만큼 헐값에 발행하도록 했고, 주식으로 전환해 몇배의 차익을 얻었다. 당장 유동성이 급한 벤처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같은 요구를 들어줘야 했다. 그러나 상황이 묘하게 반전됐다. 코스닥과 벤처 시장이 망가지면서 CB·BW의 주식 전환으로 이익을 얻기 힘들어졌다. 펀드들은 CB·BW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나섰다.
이 기사는 10월31일(11: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성경에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글귀가 있다. 너무나 익숙한 이 문구에 대한 역발상이 채권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 또한 알게 하라는 것. 역발상의 주인공은 SK브로드밴드다. 지난주 채권시장에는 회사채 발행 안내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장기적으로 SK텔레콤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니 검토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SK브로드밴드 회사채 발행 안내가 바로 그것이다. 대개 기업간 합병 등의 이슈는 쉬쉬하며 조심스럽게 다뤄지기 마련이지만 요즘 채권시장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금융불안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가라앉지 않아 회사채 발행과 유통시장은 마비 상태다. 크레디트물(비정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의 차환발행마저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와 그 지분 43.42%를 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되네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그 와중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이 국내 증시의 방향타가 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경영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7조원을 그대로 투자할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투자액을 수천억 줄일 예정입니다." 열흘 사이에 엇갈리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투자에 대한 입장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이달 14일 한국전자산업대전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메모리반도체 투자액인 7조원은 그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지 열흘 뒤인 24일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을 수천억원 가량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액정화면(LCD)부문에서도 경영진들의 엇갈린
방송계가 연일 시끄럽다. 시위와 갈등, 분쟁, 격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TV(IPTV)가 등장하고 '지상파 민영화' '신방 겸영 허용' 등의 사안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방송계는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 소관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가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대립되는 사안이 많아 쉽지 않아 보인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그 일례다.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 소유기준을 완화하고 케이블방송사(SO)의 권역 규제를 푸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은 언론노조 등의 극심한 반대로 몇 달째 공전 중이다. 민영미디어렙 역시 내년 말 도입 방침을 밝히자마자 지역방송, 종교방송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년 말까지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후퇴했다. 이 밖에 IPTV와 케이블채널사업자(PP)의 협상, 케이블방송사(SO)와 지상파 방송의 유료화 갈등, 신방겸영 논란도 문제다. 이해관계자들의 논쟁과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을 달
한승수 국무총리가 28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했다. 침체된 증시현장을 돌아보고 시장의 소리를 듣는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는데 경제위기 때 행정부 수장의 거래소 방문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라 관심과 기대가 컸다. 이날 한 총리의 내방에 6명의 증권사 사장단과 5명의 운용사 사장단, 거래소 이사장 등 주요 시장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날 한 총리는 "증권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위로를 드린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마도 정부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또 한 총리는 "증권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실물경기 침체를 막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거래소를 방문하면서 빨간 넥타이를 매고 왔다. 증시 상승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날 코스피는 한 총리 넥타이 의미대로 5.57% 급등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주가가 상승했으니 방문의 뒷맛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왕 시장을 방문하는 김에 '구체적 선물'을
은행들은 요즘 '죽일놈'이다. 국민의 '혈세'로 달러를 받았다. 정부의 지급보증까지 요구한다. "외환위기를 잊었나"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에 코너로 몰렸다. 국내 은행의 '달러가뭄'은 유난하다. 원인은 외화대출이다. 은행들은 외화대출과 수출입금융 때문에 달러가 필요하다. 한때 외화를 원화로 바꿔 대출을 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규제 때문에 쉽지 않다. 외화대출 붐이 일다가 글로벌 신용경색을 만나 '달러 가뭄'이 시작됐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당연히 은행탓이 크다. 정부도 한몫했다. 정부는 2001년 외화대출 용도제한을 폐지했다. 이후 외화대출 잔액은 447억달러에서 6월말 현재 889억달러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실수요 목적으로 한정했다. 기존 운전자금대출의 만기 연장도 막았다. 선제적 조치였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중소기업의 요구가 빗발치자 올 1월말 비제조업체의 외화대출을 허용했고, 3월말 운전자금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환율이 급등하자 27일
"언제가 바닥일 것 같아?" "뉴욕 증시가 언제쯤 반등한대니?" 국제경제부 기자로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3월 국제부로 발령난 뒤 베어스턴스가 무너지고 연이어 큼직한 회사들의 파산, 구제금융 소식들이 터져나왔다. 시장은 이제 '사상최저, 폭락, 패닉…' 정도의 단어로도 부족하다. 나름대로 해외 언론을 많이 접하고 해외 증시를 매일 봐야하는 직업인 만큼 어느 정도 들은 얘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묻는 질문들 일 게다. 그렇다면 머니투데이 국제부 기자들은 이 위기를 얼마나 피해갔을까. 한 선배는 올초 중국증시 상하이지수가 4000선일 때 중국펀드에 가입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금요일 1839.62로 마감했다. 이 선배는 매일 기사 한줄쓰고 한숨 한번 쉬고 그런다. 비단 이 선배뿐 일까. 국제부 명성에 걸맞게 '좋았던' 시절 러시아, 브라질 등 발품(?)도 많이 팔며 세계 도처에 '헤지'들도 많이 해 놓았다. 그런데 이제 미국, 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번진 글로벌 위기
일사천리였다. 중대 사안을 놓고 마냥 '힘겨루기'를 했던 정치권의 옛모습은 없었다.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보증 동의안을 놓고서다.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기도 전에 여야는 조속한 처리를 합의했다. 말 그대로 초당적 협력이었다. 야당 내부에서 얻은 것 없이 쉽게 동의해줬다는 불만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같은 정치권의 발빠른 행보는 반갑다. 금융위기의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는 때여서 더 그렇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의회가 제 때 구제금융안을 처리하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면 우리 정치권의 대처는 자못 대견하다. 헌데 뭔가 개운치 않다. 정부와 집권 여당의 모습 때문이다. 우선 동의안을 들고 온 정부의 태도가 너무 당당하다. "상황이 좋지 않으니 빨리 처리해 달라"는 식이다. 머리는 좀체 숙이지 않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구제법안 통과를 위해 15일 동안 14차례 회견과 연설을 했다", "미국 재무장관이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에게 무릎을 꿇고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는 지적이 나와도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조셉 토인비는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미래학자 폴 케네디는 토인비의 명제를 바탕으로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명저를 쓰기도 했지만, 역사의 '발전론'과 '반복론'은 아직도 계속되는 고전적 논쟁거리 중 하나다. 과거 정부에서 축소돼 왔던 검찰의 공안부서가 현 정부 들어 확대될 예정이다. '공안의 부활'은 역사의 발전 혹은 반복이라는 해묵은 주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대검찰청 공안수사 조직은 1.2.3.4과 체제로 운영되다 1998년 공안 4과가 없어졌고 2005년 공안3과마저 폐지됐다. 현재 남아 있는 1과는 대공과 선거사범 수사를, 2과는 학원 및 노동사범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공안3과의 부활은 폐지 3년여 만으로 빠르면 내년 초 검사 1~2명을 포함한 10여 명의 수사 인력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신설될 3과는 촛불시위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집단행동 사범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공안부서의 신설을 지켜
"누가 부도설을 유포했는지 반드시 잡아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겁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 대회의실에서 만난 이 회사 재무담당 상무는 화가 난 모습으로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증권사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를 차분하게 진행했지만 끝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회사에 누군가 갑자기 부도설이니 화의신청설이니 온갖 루머를 덮어씌웠는데 기가 찬다"며 "이번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현재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이번 부도설과 관련,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대림산업은 이날 간담회에서 3/4분기 실적을 포함,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등 자금현황을 공개하며 최근 증권가에서 돌고 있는 부도설이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대림산업 주가는 부도설 여파로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5% 넘게 빠졌다. 이날 모인 50여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은 그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