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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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만과 독선, 혹은 아집 때문에 그릇된 결정을 하려 든다면 그 결정을 베어줄 칼로 그대를 쓰고 싶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대왕세종'의 한 구절이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말이겠지만 명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왕조시대 군주의 마음가짐이 이러해야 할 진대, 인류 역사상 가장 앞선 정치제도라는 민주주의의 시대에서 대통령의 마인드가 이러한 지 의문스러운 것은 왜일까. 얼마 전 만난 한 사설연구원의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건설사 사장이 경쟁사 몰래 알맹이 땅 선점하듯이 일을 추진한다"고 혹평했다. 반대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결론을 미리 내린 핵심 측근 몇 명이 비공개적으로 일을 도모하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실제로 MB정부가 지난 몇 개월 동안 국가 운명을 좌우할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는 방식을 보면 '아예 의견수렴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공기업 개혁만 해도 그렇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기업
결국 17대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9일 어렵게 소집한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건이 상정됐지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로써 통신시장 활성화라는 대명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처지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다수 의원들이 '재판매 의무화'에 대해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논리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방통위 관계자조차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법안을 수정할텐데 그런 제기도 없었다"며 허탈해 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옛 정통부가 공정위 등 부처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입법예고됐고, 이를 준비한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1년이 넘게 걸렸다. 정통부가 규제완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전문가 공청회 등을 시작한 때까지 거슬러가면 2년이다. 오랜 시간동안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에 위반되지 않도록 부처협의까지 마친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부정적 견해를 제출했다는 건 납득하기
"대운하 얘기는 이제 그만 하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8일 건설경영인포럼에서 주최한 조찬강연회후 기자들의 대운하 관련 질문 공세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새정부 국토해양부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지만 대운하 사업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마지못해 '여론 수렴 후 추진'이라는 원칙적인 발언만 되풀이 했다. 정 장관은 대운하 문제를 "정치적으로 쟁점화 하지 말자"고 강조하면서 "물관리와 이용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좋은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관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대운하 추진의 새로운 명분을 이수(利水)와 치수(治水)를 내세운 것이다. '여론수렴'을 넘어서 '어떤 형태로든'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발언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일수 있다. 하지만 '대운하를 왜 추진할까'라는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부가 "대운하를 하겠다"는 의지 만
이건 좀 심하다. 정치인의 태도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야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라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쇠고기협상 관련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실망했고 혼란스러웠다. 질문에 제대로 답변 못하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그렇지만 몇몇 여당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와 너무 달라 놀라웠다.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특히 그랬다. 그는 지난해 '한미FTA 졸속 체결을 반대하는 국회 비상시국회의'에 가입해 누구보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문제에 앞장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산쇠고기 수입중단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 그의 블로그에 달린 7일자 이전 댓글에 유달리 "의원님만 믿는다"는 글들이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그가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반대하셨지 않느냐"는 한 참고인의 질문에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 있다고요?"라고 반문한 뒤 "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지금이라도 과천청사나 중앙청사 구내식당에 예고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이나 내장탕을 올릴 용의가 있냐.”(한나라당 이계진의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용의가 있습니다.”(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피곤함이 얼굴에 가득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째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으로 국민의 따가운 여론에 시달린 탓이다. 급기야 한 국회의원이 정부 청사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를 등장시키는 건 어떠냐는 제안에 정장관은 단비라도 만난 듯 선뜻 좋은 아이디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정작 과천정부종합청사와 정부중앙청사에 위탁급식을 맡고 있는 풀무원계열의 위탁급식업체 ECMD(이씨엠디)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급식업체로서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가장 중요한 데 미국산 쇠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설사 고객
"UBS에 돈 받으러 오셨나요?" 지난 주 UBS 본사 취재를 위해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했을 때 입국 심사대에서 던진 말이다. 한국 기자단을 마중나온 현지 가이드도 'UBS' 피켓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적잖이 따가웠다고 토로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38조원을 상각한 UBS에 대한 현지인들의 실망과 분노는 생각보다 컸다. 이들의 분노는 단순히 주가가 반토막 났다는 데 있지 않았다. 모든 스위스인들이 UBS 부실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UBS는 스위스 경제의 상징이자 스위스인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UBS는 프라이빗뱅킹과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세계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온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같은 '국민의 은행'이 바다 건너 미국에 어떻게 투자했기에 세계금융시장에서 불명예를 안게 됐는지, 내부 손실이 4조4000억원으로 불어날 때까지 왜 솔직히 털어놓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프랑스의 저명한 출판·문화 주간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앞두고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광우병이 불안한 소비자들은 거리로 나와 "대통령을 탄핵해서라도 수입을 막자"고 외치는 중이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먹었다"는 LA갈비의 처지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대형 할인점에서는 갈비살을 뼈와 함께 절단한 속칭 'LA갈비'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웃지못할 얘기까지 전해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광우병 청정지역이라는 호주산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덤터기를 쓰는 셈이다. 이처럼 실상은 별 관계가 없음에도 사회상황 때문에 덩달아 피해을 입는 것이 많다. 인간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남북 이념논쟁과 관련해 1990년대까지 흔적이 남았던 연좌제(緣坐制)를 예로 들지 않아도, 최근 교체설이 돌고 있는 금융 공기업 기관장들의 처지가 그런 듯 싶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이뤄지던게 공기업 기관장들의 교체였다. 이전 정권과 코드를 함께한 이들을 교체하려 하는 건, 국정운영의 효율면에서 당연하
우리나라와 정서상 매우 가깝다는 이탈리아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번째 총리에 취임한다. 언론, 금융을 아우르는 재벌기업인이자 프로축구팀 AC밀란까지 소유하고 있는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내 최고의 친기업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뇌물수수, 탈세 등 부패혐의로 재판받은 그가 물러난지 2년만에 화려한 재기를 한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다. 그의 재등극을 알리는 첫 신호탄은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나폴리에서 울려 나왔다. 나폴리가 위치한 남부지역은 농업지대로서 전통적인 좌파 터밭이다. 반대로 북부 공업지대는 우파지역이다. 눈부신 햇살과 곤돌라 사공의 '산타루치아' 노랫소리가 가득해야 할 나폴리에서 선거를 앞두고 넘쳐난 것은 쓰레기였다. 마피아의 큰 이권이던 청소수거작업을 대행하던 업체들의 파업에 지방 정부는 속수무책인채 TV 등 언론에는 거리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와 코를 막는 관광객들 모습만이 가득 나왔다. 사태의 압권은 다이옥신 모짜렐라치즈 파동이다. 나폴리 명산인 모
전세계를 돌던 2008 중국 베이징올림픽 성화가 지난 27일 서울에 도착했다. 이번 성화는 유럽과 아프리카, 일본을 달려오면서 올림픽 반대 시위자들의 저지로 지구촌 곳곳에서 수난을 겪었다. '이념'과 주장'을 태운 탓일까.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의 붉은 물결과 함께 서울에 상륙한 이번 성화는 역대 어떤 올림픽 성화보다 뜨거운 열기를 동반했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한 성화 봉송 행사에 앞서, 일부 시민단체들은 "중국이 티베트 탄압과 북한 탈북자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성화 봉송 행사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성화 봉송행사가 무리 없이 진행될지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경찰은 성화 봉송을 방해하면 현장서 체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돌발사태에 대비해 병력 8000여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당초 예상대로 성화 봉송행사를 방해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 시위도 있었지만 정작 문제는 성화를 지키겠다며 오성홍기를 들고 나타
"소를 도둑 맞았는데, 외양간도 제대로 못고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근 잇단 고객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종합대책을 두고 보안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이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i-PIN)'을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의무적으로 도입시키고, 주민번호와 계좌번호 등 금융정보는 반드시 암호화해 보관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개인정보 유출사고시 사업자에게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벌칙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들이다.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수천만명의 개인정보들이 이미 빠져나가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2차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다. 수많은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 인터넷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포털의 블로그나 게시판 따위를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맨땅의 가격이 한달새 두배 가까이 올랐다면 분명 투기세력이 있는 것 아닙니까?" 국토해양부가 새만금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지난 25일 군산의 한 건설업자가 한 말이다. 논과 밭이 대부분인 군산시 옥구읍 일대 땅값이 지난해 말 3.3㎡당 3~5만원선에서 최근 2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에 대해 그는 거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군산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땅값은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동안 땅값이 무려 7%나 올랐다. 이날 국토부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군산 땅값은 다시 한번 폭등할 조짐이다. 땅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지역은 군산뿐이 아니다. 대운하, 뉴타운 등 각종 개발 호재에 따라 전국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땅값이 16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처럼 땅값 급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각종 개발 계획이 해당 지역 발전보다
"아빠가 다니는 회사가 어딘지 알아?" "삼성전자요" "나중에 커서 아빠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할래?" "싫어요" "왜?" "매일 늦게 오잖아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C모 차장과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대화중 일부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에 다니는 아버지가 나름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던진 질문에 매일 일 때문에 늦게 오는 아빠에 대한 책망이 담겨있는 대화다.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들의 마음 속에 '아빠의 직장'에 대한 괜한 미움이 자라난 듯하다. 오늘날 세계 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한국 직장인 아버지들 대부분의 모습이다. 가정보다는 회사에 무게 중심을 둘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아버지'에 대한 '아들'들의 생각이 묻어난다. 이런 삼성에 대한 또 다른 아들의 생각도 있다. "아빠 힘내세요. 제가 미술대회에서 1등 해서 60만원을 타면 삼성에 기부할께요" 최근 특검 수사로 인해 사실상의 그룹 해체 지경까지 몰린 '아빠의 회사'를 TV 뉴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