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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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상용화’보다는 그저 일정에 맞춰 조용히 시작하겠습니다.” “일정에 밀려 ‘세계 첫 상용화’라는 명예를 받기는 부담스럽죠.” ‘세계 처음’이라는 기록에 유독 민감한 IT업계에서 KT와 SK텔레콤이 명예를 서로 양보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통신업체들은 ‘세계 처음’이 되기 위해 경쟁회사의 일정까지 컨닝해 코앞에서 선수를 치는 ‘반칙’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와이브로(휴대인터넷)을 놓고는 완전 딴판이다. 애초 KT는 정부가 허용한 와이브로 상용화의 마지막 날인 6월30일을 상용화 날로 잡았다. SK텔레콤은 이보다 더 미룰 날짜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세계 첫 상용화를 떠맡게 됐다. 세계 IT시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명예가 어느새 ‘짐’이 돼 버린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회사 모두 와이브로의 시장성을 아직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관련 임원들은 “처음 시작해 보고 시장성이 안 보이면 바로 사업을 접을 계획”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런데도
"기름값이 올라 마진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나 몰라라 하네요" 전남 목포에서 영세 해운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사장의 하소연이다. 서남해안 일대 건설 현장에 골재를 배로 실어나르는 업체는 예인선에서 바지선을 끌고 가기 때문에 유류가 많이 소비된다. 요즘 같이 유가가 치솟을 때는 업체 운영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비단 김사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연일 치솟는 유가에 연안해운업계의 시름은 늘어만 간다. 그러나 모든 해운업체가 고유가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항화물선, 원양어선 등은 외화획득이란 명분으로 시중 유통가 절반 수준의 면세유를 제공받는다. 연안여객선도 한시적이지만 면세유 혜택을 받고 있다. 해운업체 중 연안화물선만 면세유 제외돼 있다. 물론 정부는 2001년 7월경부터 1ℓ당 210원 가량의 유류비 보조금을 연안화물선에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연일 치솟는 유가에 비해 턱없이 낮다. 영세 업체의 이런 절박한 사
"올빼미 공시를 하는 기업이 사라졌다기 보다는 다음 날로 넘어가는 공시가 늘어난 셈이죠." 올해 초 악의적인 올빼미 공시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시서류 제출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만 제출하도록 한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밤 늦은 공시를 감행하는 업체 수가 크게 줄지 않는 등 규정시행의 효과가 미비했다. 특히 사업보고서 마감일이 있던 지난 3월에는 코스닥시장에서만 142건의 올빼미 공시가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엔 양 시장을 합쳐 올빼미공시 건수가 50여건 내외로 줄었으며, 오후 7시 이후 나오는 공시는 거의 찾을 수 없게 됐다. 겉으론 정착되는 듯 싶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못하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규정 시간 이후에 공시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다만 금감원 측이 공시 자체를 다음날로 넘긴다. 말 그대로 '조삼모사'다. 최근 횡령 배임 소송 회사합병 등 민감한 내용들이 이른 아침에 공시되는 일이 비일비재 해 진데도 이와 같은 이유가
"보안 유지상 심의 안건을 즉석 상정했지만 국민적 관심이 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돌연 연기하면서 밝힌 변이다. 얼핏 대우건설 인수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을 기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그럴 듯한 이유로 들린다. 물론 대우건설 인수전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기업에서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기업의 새주인을 가리는 중대한 사안이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논의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보류하게 된 진짜 이유는 '보안유지상 심의 안건을 즉석 상정했지만'이라는 부분에 숨어 있다. 신중히 결정돼야 할 사안임에도 즉석 상정으로 졸속 심의에 부쳤다가 공자위 민간위원들의 반발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공자위가 애써 표현을 다듬었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공자위 매각심사소위원회 민간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거수기' 역할을 거부하며 졸속 심의를 문제삼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업주의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8일 1000여 명의 네덜란드 축구팬들이 슈투트가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 코트디부아르의 경기를 보려고 줄을 섰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공식후원사인 미국계 안호이저 부시가 아닌 네덜란드 맥주회사의 로고와 상표가 부착된 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입장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IFA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들이댔고 이들은 하는 수 없이 바지를 벗고 들어가서 속옷차림으로 관람해야 했다. 15개 공식후원사로부터 매경기당 5000만 달러를 받는 FIFA로서는 그렇게라도 해서 후원사에 자기들의 할일을 다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FIFA는 이번 대회 들어 공식 후원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월드컵'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12개 월드컵 경기장에 대한 광고권도 후원업체들에게만 부여했다. 이 같은 독점권을 주고
올해도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현재 국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를 비롯해 쌍용차, 기아차, 금호타이어 등 대기업 노조들이 줄줄이 파업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와 쌍용차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두 완성차 회사 노조는 공히 22~23일에 걸쳐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뒤 파업 돌입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사간 이견차가 커 중노위 조정안이 수용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고, 통상 파업 찬반투표가 통과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은 수위가 문제이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협상 과정을 따라가는 기아차도 이 대열에 곧 동참할 태세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돼 협상 진척이 없을 경우 이달 말 또는 7월초에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국타워크레인노조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어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이대로라면 7월초부터 산업계에 파업 회오리가 불어닥칠게 불을 보듯 뻔하다.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하
서울 종로·퇴계로 일대 서울 4대문 안에서 '도시환경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세운상가, 을지로구역을 포함해 모두 41개 구역에 달한다. 이들 구역 내에는 484개 개별지구가 있고, 이 가운데 137개 지구는 이미 사업이 완료돼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빌딩으로 바뀌었다. 나머지 중 48개 지구는 사업이 진행중이고 299개 지구는 아직 구역지정이 안된 미인가 단계다. 사업성이 양호한 구역에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해 각축하고 있으며 추진위원회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재개발 구역 지분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청계천변 특급지역은 평당 최고 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투자자들도 몰려들고 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목좋은 자리를 선점해놓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여기저기 눈독을 들이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8.31대책 이후 부동산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여온 것과는 사뭇 다른
지난 13일 밤, 수백만명의 인파가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외칠때 아프리카의 최빈국 토고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갔다. 첫골을 넣고도 후반 역전패한 토고는 사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할 준비가 안돼 있었다. 본선 진출에 따른 보너스를 놓고 정부와 선수단간 갈등이 증폭돼 감독이 일시 사퇴를 하는가 하면, 팀을 대표하는 선수는 경기 보이코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메디슨이 법정관리 탈피 1주일만에 내분에 휩싸였다. 법정관리 기간중 회사 회생에 앞장섰던 우리사주조합측과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회사회생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칸서스사모투자조합이 임원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우리사주조합측은 칸서스측이 당초 약속과 달리 경영권 장악의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난하고 있다. 칸서스측이 임명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재무분야뿐 아니라 인사 기획 전략 등의 업무까지 수행하고, 같은 수를 임명하기로 한
"더이상 환율 하락분을 버티기가 힘듭니다. 이번 출장에서 환율 하락분 10%를 가격 인상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네덜란드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류강국' 네덜란드의 경쟁력을 취재하기 위해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 중소기업 D사의 L 사장의 말이다. L사장은 부산 신평동에서 초소형전구 하나로 30년간 외길을 걸어왔다. 본사 18명과 베트남 생산법인에 120여명을 거느린 어엿한 중소기업 사장이다. 그러나 L사장의 좌석은 퍼스트 클래스나 비지니스 클래스가 아닌 이코노미 클래스였다. 통상 날씨와 여행지 정보 등 가벼운 신변잡기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L사장과의 대화는 처음부터 무겁게 시작했다. L사장은 최근 환율 하락으로 지난 20년간 거래해 왔던 현지 유통업체 A사와 최종 담판을 하기 위해 네덜란드를 찾았던 것. 일본으로부터 초소형전구 관련 기술을 도입한 D사는 국내에서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베트남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한때 현지법인의 임직원이 500여
K은행 양재지점 VIP룸. 매니저 한명이 고객을 상대로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해외펀드 어쩌고 하는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고객님 아직은 환매하실 때가 아니라니까요. 최근 해외 증시가 안 좋긴 하지만 조만간 반등할 것이고 그러면 수익률은 다시….” 얼핏 듣기에도 해외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환매를 문의하는 것 같았고 매니저는 이런저런 말로 고객을 잡아 두려는 속셈인 듯 싶었다. 최근 국내 증시 뿐 아니라 해외 증시도 연일 끝을 모르고 추락하다 보니 으레 펀드 환매를 문의하는 고객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나치다 문득 그 매니저가 중간 중간 했던 말들을 곱씹어 봤다. “해외 증시가 조만간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 수익률은 다시….” 맞는 말일까. 증시 분위기를 알고자 이런 저런 증권사 및 운용사 관계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 봤지만 조만간 해외 증시가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거기다 증시가 좋아지고 수익률도 곧 반등을 할 것이라니. 국내외 증시에 누구보다 많은 정보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려 있던 지난 8일 아침. 우리은행이 마치 콜금리 인상을 예상이나 한듯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금리인상폭은 무려 0.2%포인트로 콜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2일부터 0.2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날 오후 늦게 하나은행도 투기지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다급하게 보도자료를 낸건 은행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린 것은 콜금리 인상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호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벌이며 정책과 거꾸로 가던 은행들의 자세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은행을 부동산 대책에 활용하는 방법은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이었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집값의 40%로 제한한데 이어 올해는 대출받는 고객의
최근 잇따라 터지는 '버냉키 쇼크'에 버냉키가 특단의 조치 마련에 나섰다. 요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발 금리 패닉의 진원지로 비난을 한몸에 사고 있다. 이제 취임 5개월째를 맞는 버냉키는 CNBC앵커와 사석에서 가볍게 나눈 대화가 이달 초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1차 '버냉키 쇼크'를 일으켰다. 4월에만 해도 금리인상 잠정 중단을 시사한 버냉키가 시장이 자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정책에 혼선이 빚어지며 시장이 요동을 친 것. 또 지난 5일에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아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버냉키 쇼크'에 휘청거렸다. 잇따라 터지는 '버냉키 쇼크'에 버냉키는 금리정책에 대한 투명성 제고에 두팔을 걷어붙였다. 시장에 의도치 않는 오해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연준 부의장 내정자인 도날드 콘에게 시장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다. 콘은 물가목표제를 포함